안녕하세요.
사회인야구 심판을 보고있는 오유징어에요.
오늘도 심판보고 집에오니 이대호 퇴장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더라구요.
일단 영상을 보면서 들었던 제 생각을 먼저 말씀드리면 '퇴장당할만 했네' 입니다.
하지만 영상을 보고 댓글을 보니 온통 심판에 대한 욕이 가득하더군요.
왜 제가 '퇴장당할만 했네' 라고 생각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적어보고자 합니다.
논란 1. 타구는 페어? 파울?
이대호 선수가 페어 선언에 대해 분노하여 심판에게 항의하게 되는데요. 과연 이 타구는 페어일까요 파울일까요?
우선 페어지역에 대한 설명을 드리고자 이 사진을 첨부합니다. 페어지역은 홈플레이트와 파울라인 사이의 빨갛게 칠해진 가상의 배터박스 지역도 페어지역입니다.
이어서 이대호 선수의 타격이 포수 미트에 들어간 순간의 사진입니다.
타구는 이미 바운드 되어 한번 튀었기 때문에 내야지역의 야수의 몸 또는 글러브에 닿는 순간의 공의 위치로 페어 파울이 판가름되게 됩니다.
저는 영상을 보고 충분히 페어 선언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생각헀습니다.
잡는 순간의 사진들을 보면 박세혁 선수의 몸은 페어지역 안쪽(또는 걸쳐)에 위치합니다. 그리고 미트는 몸보다 살짝 앞에 있죠.
야구에서는 라인에 살짝이라도 걸치면 무조건 페어입니다. 따라서 홈런도 폴대 바깥을 핥고(살짝 닿기만 해도) 날아가도 홈런인거죠.
제 생각은 충분히 주심은 페어를 줄 수 있는 상황이었으며 이대호 선수의 아웃 판정은 정당하다고 생각되어집니다.
(*추가 : 이대호 선수는 자신의 타구가 100% 파울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쳐다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만약의 타구가 앞으로 굴러가 파울볼인줄 알았던 타구가 페어가 되면 이런 행동은 누구의 잘못일까요?)
(**추가2, 다른각도에서 포수의 양발보다 앞에서 타구를 잡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논란2. 이대호 선수의 퇴장선언
댓글을 보면 심판 돈먹었냐?, 심판 완전 깡패 아니냐?, 실수는 인정안하고 권위의식에 빠져있다 등등
심판을 비난하는 댓글만이 눈에 보입니다.
하지만 이대호 선수의 행동은 퇴장사유가 충분합니다.
야구규칙 9.02 (a)항 타구가 페어이냐 파울이냐, 투구가 스트라이크이냐 볼이냐, 또는 주자가 아웃이냐 세이프이냐 하는 심판원의 판단에 따른 재정은 최종의 것이다. 선수, 감독, 코치 또는 교체선수는 그 재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원주] 스트라이크, 볼 판정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려고 선수가 수비위치 또는 베이스를 이탈하거나, 감독이나 코치가 벤치 또는 코치석을 떠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투구판정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하여 본루 쪽으로 오면 경고를 하고, 경고에도 불구하고 계속 다가오면 경기에서 퇴장시킨다.
[이중 프로에서만 추가되어 허용가능한 이의 제기는 외야타구(홈런 포함)의 페어 & 파울, 그리고 각 루에서의 아웃 & 세이프 상황에 대한 비디오 판독 요청입니다.]
야구규칙 9.01(d)항 각 심판원은 선수, 코치, 감독 또는 교체선수가 재정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스포츠맨답지 않은 언행을 취하였을 경우 출전 자격을 박탈하고 경기장 밖으로 퇴장시킬 권한이 있다. 심판원이 플레이가 진행되는 도중에 선수의 자격을 박탈하였을 경우 그 플레이가 종료된 후 비로소 자격 박탈의 효력이 발생한다.
즉 6가지 항목 페어,파울, 스트라이크, 볼, 아웃, 세이프는 이의 제기 상황이 아니며, 가벼운 어필을 떠나 반복적이고 강력한 항의는 퇴장사유가 됩니다.
이대호 선수는 심판의 판정에 지속적이고 강력한 항의를 계속했으며, 자신의 야구장비를 던지는 행위를 하며 스포츠맨 답지않은 행동을 취하였다고 판단됩니다.
즉 오늘 이대호 선수의 퇴장과 관련된 사건에 대해 저의 생각은 이대호 선수의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심판이 항상 정확할 수 없습니다. 저도 오심을 하고 공이나 선수들이 움직임이 더 빠른 프로에서도 오심은 분명히 나옵니다.
스트라이크존은 가상의 공간이기 때문에 일관되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항상 정확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많은 분들이 포수의 미트위치로 스트라이크를 판단하시지만 실제로 투수가 투수판 밟는 위치, 직구와 변화구, 오버핸드 사이드암 언더핸드 투수의 차이 등등 여러 차이로 인해 미트위치로만 스트라이크 판정하는건 잘못된 것입니다.)
그래도 저희는 정확한 판정과 정확한 재정을 내리기위해 노력합니다. 항상 룰에 대해서 토론하며 공부합니다. 프로에서의 논란의상황이나 실제로 저희가 내렸던 판정이 올바른 판정이었는지, 잘못된 점은 없었는지 항상 고민하고 공부합니다.
때로는 너무 강압적이지 않느냐고들 생각하십니다. 하지만 어쩔수가 없습니다. 한번 판정을 내리고 나서 저희도 고민합니다. 혹시나 잘못한건 아닌지. 이닝 혹은 경기 끝나고 따로 심판들끼리 얘기합니다. 하지만 그 순간에서는 제 판정이 100% 옳다는 확신을 가지고 강경하게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 어필에 무너지고 판정을 번복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른 팀에서도 아까는 바꿔줬는데 왜 지금은 안되나요? 등 많은 어필과 불신을 낳게 됩니다. 따라서 그 순간 만큼은 내가 제대로 봤다 라고 강경하게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글쓰기 재주가 부족한 공대생이라 설명이 충분 했을려나요..?]
저도 심판 교육을 받기 전까지는 항상 심판탓하고 욕하고 했던 야구 팬이었습니다. 하지만 교육을 받고 일을 하면서 심판의 시선에서, 야구의 룰을 생각하며 객관적으로 야구를 바라보는 시야가 생겼습니다. 그 뒤로 왜 저 심판이 저런 판정을 내렸을까? 하고 생각하면 욕할 부분이 8~90%는 없어지더라구요.(그렇다고 100%까진 아니더군요 ㅋㅋㅋ 사람이 하는 일인지라)
저도 완벽하게 한다고 하는데 실수도 하고 오심도 하고 경기 끝나고 뒤에서 욕도 엄청 먹고 있겠죠.
횡설수설 했는데 아무튼 심판의 입장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대호 선수의 퇴장은 정당했다고 여겨지며, 심판 통장 조사해보자, 깡패 아니냐 등등의 발언은 앞으로 자제해 주십사.... 해서 이 글을 적어봅니다.
글재주 없는 사람의 글 읽어주시느라 감사드리구요...(글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제가 뭐쓰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 외 궁금하신 사항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