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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sewol_481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맘에안듦★
추천 : 12
조회수 : 56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6/01/01 01:39:21
홍대에 자주 나가지 않는 편이라 몰랐는데 유명하더라구요.
홍대입구역에서 나눠주는 노란리본.
제 조카가 이제 9살인데 그 아이보다 한두살 많을까 싶은 어린 여자 아이가 어른들을 따라 노란 리본을 어른들에게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저도 받았구요.
작은 고사리 같은 손이 얼음장인 채로 제 손에 노란리본 두개를 주는데.
제가 정말 사랑하는 우리 조카 생각이 났습니다.
세월호 사건이 잘 해결됐다면 이 아이도 이렇게 추운날 바람맞으며 창피도 잊고 길거리에서 리본을 나눠주지 않아도 됐을텐데 하는 생각에 울컥 했네요.
리본 나눠주는 어른들도 계셨는데 저는 그 아이의 찬 손을 차마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뜨거운 핫초코 한 잔을 사서 손에 쥐어주고 왔습니다.
주변에 계시던 여성분이 아이의 가족인지 본인에게 음료를 준 것보다 더 감사한 듯이 크게 고맙다 하시더라구요.
눈물 날 뻔해서 고개만 끄덕 하고 뒤돌아 왔네요.
받아온 세월호 리본을 보고 조카가
"어 세월호 리본이다" 라는 겁니다.
세월호가 뭔 줄 아냐 물으니 배, 죽은 사람까지만 알고 잘모른다네요.
세월호 뱃사고로 죽지 않아도 될 안타까운 사람들을 애도 하는 뜻이야 라고 하니 애도가 뭐냐 물어요.
" 함께 슬퍼하는 거 "
조카가 알아 들었을까요.
해맑게 자기 가방에 리본을 달고 예쁘다고 웃습니다.
죽음과 슬픔과 처절함을 아직 몰라도 됐을 어린이가 짠하고 이런 나라의 어른이라서 미안하네요.
안타까운 죽음을 함께 슬퍼하는 것에 정치적 성향이 뭐가 중요한 지 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 평생 모를 것 같아요.
리본을 나눠주던 아이의 찬 손이 제 마음을 시큰 거리게 한 2015년의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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