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20살,21살 때까지만 해도 제가 아는 게 세상의 모든 진리라도 되는 것 마냥
호기롭게 부모님께 '박정희는 빨갱이에다 친일파에다 독재자다 한반도에서 개새끼 트리플 크라운을 한 인물이다','여당은 친일과 독재의 후신들이다' 이렇게 말씀 드리곤 했어요
물론 군대 갔다온 뒤 몇 년 더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이 맞는 친구와 대화도 해보고 하면서 저의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지만 지금은 대화를 저렇게 하지는 않아요
저런 식의 대화는 어떠한 결과도 만들어 낼 수 없어요.
대화를 저렇게 하다보면 부모님의 50년,60년 인생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꼴이(그런 의도가 아니라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되어버려서 이후에 어떤 대화도 불가능해져버려요
저도 경북에 사는데 경북에 사는 보통의 기성세대들도 박정희가 '독재자'인 것은 다 압니다. 그렇지만 여러 미사여구를 달죠
'니가 그 시대를 살아봤냐','통일벼는 잘 한 것이다','경제 발전의 공은 인정해야한다','어쩔 수 없었다'등...
이게 정말 이렇게 생각해서일 수도 있으나 제가 앞에서 말했듯이 저희 청년 세대들이 박정희를 비판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그들이 살아온 50,60년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것이 되어서 역효과만 불러일으키는 꼴이 되어버려요.
그래서 저는 다양한 방법으로 은근슬쩍 얘기를 꺼내요
가장 효과?를 본 것은 '지난 2012년 대선 때 세대별로 지지하는 후보가 극명하게 갈리지 않았느냐. 5060은 박근혜를 압도적으로 지지하고 2030은 문재인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는데, 나는 5060의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존중한다. 하지만 현상적으로만 보면 5060세대들이 앞다퉈서 2030세대들이 원하는 세상을 막아버린 꼴이 됐다. 물론 부모님도 시민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할 자격이 있다. 하지만 시민이기 이전에 부모로서 2030 자식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표권을 행사해줄 의향은 없냐.' 이런식으로 얘기 했더니 효과?랄까 그게 있었거든요
그러니까 저는 경상도에 사는 야당을 지지하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는 청년 세대들에게 한번 제안을 해봐요
아닌 말로 이승만 박정희가 개새끼인 건 저희만의 얘기일 수가 있어요(물론 저는 맞다고 확신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런 식의 대화법은 역효과만 일으킬 뿐이니 저처럼(꼭 저처럼 하란 얘기는 아닙니다. 제 방법에 대해서도 각자 나름의 생각이 있으시겠죠) 이렇게 대화를 한 번 해보심은 어떠한지 얘기를 한 번 꺼내봅니다.
마침 글을 다 쓴 시간이 2016 병신년이네요
병신년에는 병신년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좀 없길 바래봅니다
제가 뭐라 그랬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