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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그림에 대해...
게시물ID : humorbest_11488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엘시어
추천 : 51
조회수 : 7034회
댓글수 : 86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11/26 23:11:00
원본글 작성시간 : 2005/11/26 21:55:36
그림들은 차마 유머자료게시판에 글만 달랑 올릴 수 없기에 이렇게나마 올립니다. 양해바랍니다. 스토리 설명이 없으면 대부분의 분들께서 이해 불능이시겠지만, 지금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건 스토리가 아니라 그림이라서요... 아래는 제가 만화작가방에 올렸던 그림에 어떤분께서 다신 코멘트입니다. ───────────────────────────── 123098 (2005-11-26 21:21:14) 추천:0 / 반대:0 IP:222.236.197.249 초딩 고학년만 되면 여자들 다 저정도 그리던데. 머리속에 뇌가 없는 눈만 엄청 큰 순정만화 식으로... 텔레비젼이 문제야. 현실적으로 그려야지. 그림체만 보면 유럽쪽이 훨씬 나. -- 남자들은 중학교 되도 저렇게 못그림. ───────────────────────────── ...그런가요? 여자들은 전부 저처럼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다 이정도로 그리나요? 그래서 저는, 지금 어떻게든 잘 그리려고 까마득한 전부터 열심히 노력해온 제 자신이 한심해서 눈물이 나오는 것을 참으려고 입술을 깨물고 있어야 하나요? 텔레비전이 문제이지요. 그래서 텔레비전 프로그램이라고는 9시 뉴스와 100분토론밖에 보지 않은 제가, 그래서 친구 여럿을 경악하게 만든 제가, 그 문제인 텔레비전을 봐서 머릿속에 뇌가 없는 눈만 엄청 큰 순정만화 식으로 비현실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군요. 저, 이런 말씀 드리기는 부끄럽지만 정말 어릴 때 부터 그림을 잘 그려보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유치원 스케치북이든, 초등학교 스케치북이든, 연습장이든 뭐든 펼쳐 보면 어떻게든 잘 그리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합니다. 엄청나게 미숙하고 어색하지만, 나름대로 잘 해 보겠다고, 만족할 만큼 그리겠다고 최선을 다해온 흔적이 지금도 선합니다. 지난 교과서, 공책을 보면 한 귀퉁이에 항상 낙서가 있습니다.(그렇다고 공부를 소홀히 한 것은 아닙니다. 절대 자랑이 아니라, 그림을 좋아하면 항상 공부는 안하고 그림을 그린다는 소리를 들어온 탓에 죽어라 공부해서 1등을 놓친 적이 없었습니다. 자랑이 아닙니다. 저에게는 그것이 슬픕니다. 그림을 그리려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노력해온 그림이 한낱 다른 아이들과 같은 실력이었군요. 다른 아이들처럼 고급 핸드폰, Mp3 사고 싶은 마음을 꾹꾹 참고 선물을 받을 때마다 스캐너, 타블렛을 골라서 조금이라도 그림에 보탬이 되는 쪽으로 아둥바둥했는데. 하교길에 군것질 하고 싶은 마음을 참아서 돈을 모아 만화용구를 사고 CG 일러스트레이터를 샀는데, 그렇게 노력했는데도 제 실력은 초등학교 고학년의 무리 안에 있었군요. 123098님의 한마디에 만화작가방을 버리고 유자게로 왔습니다.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의 실력까지밖에 미치지 못하는 저는 만화작가방에 있을 이유가 없습니다. 여러분의 말씀을 들으려 이곳으로 왔습니다. 정말... 정말 다른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도 이렇게 그리나요? 그렇다면 전 오래 전부터 품어온 꿈을 버려야겠군요. 장래희망이 아닙니다. 장래희망은 검사입니다. 저한테는 작은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뭐냐구요? 바로 그림을 잘 그리게 되면, 언젠가는 생길 좋아하는 사람의 초상화를, 그리고 부모님의 초상화를 그려드리고 싶다는 꿈이었습니다. 여러분께 여쭤보겠습니다. 다른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이 저와 같은 실력입니까? 저는 오래 전부터 꿈어온 품을 지금 버려야 하는 것입니까? ...방금, 참고 참던 눈물 두 방울이 키보드로 떨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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