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김연아를 좋아했던 이유는... 지금 생각해보면 희망을 보았기 때문인 거 같습니다.
거지같은 한국 현실에서
가장 밑바닥에서 올라온 천재소녀
역경을 딛고 볼모지였던 피겨스케이팅 사상 첫 금메달..
아.. 우리도 할 수 있구나.
노력하면 나도 저렇게 빛날 수 있구나.
우리 나라도 바뀔 수 있다.
그런 생각을 보며 처음으로 한국인으로써 뿌듯했던 기억들이 남아 있습니다.
일에 치여서 정치에 슬쩍 귀를 열 뿐
입으로는 한국을 비판하면서
손은 늘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다못해 나라를 위한 기도도 게을리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됐나싶네요.
어제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을 무시한
일본편에 선 외교부의 결론을 보곤
‘내가 지금까지 뭘 위해서 세금을 낸 거지?’
이꼬라지 보려고 한 건 아닌데..
내가 뭘 하고 있는 건가.
왜 이렇게 사는 걸까.
내 다음 세대아이들은 이보다 더 힘들겠구나...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뭘 해야할지, 어디서부터 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김연아를 보면서 느꼈던 그 가슴벅찼던 순간들이
다음 세대의 아이들이 느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일단 어제부터 할 수 있었던 것들 중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들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것만큼은 사람으로서, 보호받아야 했었던 할머니들의 존엄을 지켜주고 싶어요.
어제부터 너무 답답한데... 어디 남길 곳이 없어서 여기 남겨봅니다.
다들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