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 결혼식인지 아시나요 바로 제가 일년을 열렬히 사랑했던 남자의 결혼식에 갑니다 제 성별은 무엇일까요 고게라 예상하신 분들도 있겠지만 그래요 저도 남자에요 이형은 양성애자에요 저희는 연애를 했던 것 같아요 무슨 말이냐면 저희는 거 키스를 한다 던지 잠자리를 갖는 다 던지 그런건 없었지만 사귄다는 말 한마디 없었지만 우리는 서로에게 정말 많은 힘이 됐었어요 손을 잡구 가끔 술이 좀 들어가면 껴안기도하고 도 서로 어깨에 기대서 자기도 했었어 많은 얘기를 나눴고 정말 많은 시간을 함께 했어요 이형이랑 있는 일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그런 순간이었어요 부대에서 선 후임으로 만났던 우리는 전역이후에 더 많이 시간을 갖게 되었고 그것은 곧 연애 감정 같은 것이 되었어요 체대 출신이 었지만 갑작스러운 부상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었던 이 형은 제 자취방에서 많이 시간을 보냈었어요 원래는 지방 사람인데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케이스 였거든요 저는 또 별로 친구가 없어서 이형한테 기대는 날들이 많았죠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 주 다가 우리는 곧 약간 서로 친구 이상의 감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조금은 알아채게 됐어요 하지만 서로 그런걸 티내지는 못했었죠 시간이 흘러서 저희는 어느정도 감정을 인정했지만... 연인보다 뭐랄까 노년의 부부?ㅋ 처럼 지냈어요 그냥 가끔 안는다든지 술에 취하면 뽀뽀를 한다던지 했었어요 그게 전부였고 그냥 서로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었어요 처음 이 형이 서울에 무작정 와서 잘곳만 좀빌리자 했을때 자신 없었어요 그때도 이형이 좋았으니까, 이사람을 우리집에서 재우면 괜히 쓸데없는 기대를 하고 그럴거 같아서요.. 근데 생각보다 잘 지냈어요 연인이었던것도 그렇다고 친구라긴 좀 이상한 아슬아슬한 관계였죠 우리 관계는 헤어질것도 없었어요 이 형이 서울에 어느정도 정착을 하고 제 원룸을 나갔을때 그냥 끝난거였죠 슬프지도 기쁘지도 않았어요 그냥 그날 혼자 멍하게 소주세병을 깠어요 텅빈 형이 이불깔고 자던자리가 신경쓰일까봐... 의식없이 자려구... 잠버릇도 원체 고약한사람이라... 생각을 안하려면 매일 술을 먹어야했어요 덕분에 가볍게 위염도 앓았었죠 연락은 차마 두려워서 못했어요 폰이란게 참 좋은게 한 번호 지워놓고 2주정도 연락안하니 번호가 기억이 안나더라구요ㅋ 사실 연락하면 잘되나 보자하는 못된말, 보고싶다는 구질구질한 말밖에 안나올게 뻔해서 안한거지만요.. 그렇게 근 2년 연락없이 지내니까 편지가왔어요 21세기에 무슨편지인가 했더니 청첩장이더라구요 첨에 보고는 욕 많이 했어요 나보고 여길 오라고 보낸건가?? 미친거아닌가??? 싶더라구요. 근데.. 우리 싸우고헤어진것도, 아니 사실 시작도 확실히 한적없는데 뭐가어때 싶더라구요 막상 오늘가는날인데 머리를 세번이나감고 말리고 해도 이상해보이고 옷도 다 초라해보이고 뭔가 그러네요..ㅋ 그 형이 모두의축복속에 결혼을 하는 그 모습을 보면 전 어떤기분일까요 아직 잘 모르겠네여ㅎ 울지않고 버틸수나 있을까요...?? 이제 슬슬 시작되겠죠 제가 좋아하던 주위 사람들이 하나둘 결혼하고 전 혼자 남겨지게 되겠죠?? ..무서워요 나이가 먹어서 다들 결혼해버리면 난 어떻게 살아야될까 싶어요.. 저도 그냥 콩가루같은 생활이라도 결혼 해버렸음 싶지만.. 여자한테 못할짓이잖아요 그게.. 혹시 낳을 애들한테도 못할짓인건데...ㅎㅎ... 떨리네요.. 혼자 가는거라... 누군가 붙잡고 다독여 줄수 있음 좋겠는데 이형빼고 아무한테도 제 이런 성향 알린적이 없어서 누구 데려갈수도 없어서... 하 빨리 오늘이 끝났음 싶네요 다녀올게요! 2년만에 형의 그냥 좋은 동생 연기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