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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다시 핀지 어언이 일흔 해거늘
엇디 아직도 벚꽃향만 가득할까
근화향 또다시 저물려 하는구나
나라가 어두워질새 동방이 어지러우니
을미년의 경복궁 아직 잊지 않았거늘
삼십육 그 시간을 벌써 잊었을까.
을사년의 비통함 아직도 남아있고
정미년의 한스러움 역시 남아있다.
우리네 이 마음 앵화가 알까보냐.
경술년의 그 치욕이 을유년에 끝났거늘
무슨 연유로 앵화가 또다시 피어나나
붉은해 아직도 망상에 빠져있구나.
앵화 좇던 무리야 욱일 좇던 무리야
네놈들이 아무리 근화향으로 가려본들
그 악취 엇디 가릴수 있겠느뇨.
할빈의 그 총성 만주에 울리듯이
기미년 그 목소리 하늘에 닿을 듯이
단군민족 그 기상 아직 죽지 않았느니.
머리칼을 베어간들 입을 묶어본들
우리네 얼까지 네놈들이 없앨쏘냐
영원한 권세는 태초부터 없나니.
우리 딸은 어드메로, 우리 아들 또 어디로
개돼지만 못한 대접 이런 것이 어딧느냐.
어즈버 그 영혼 나비되어 날아갔으리.
박사야 고목아 근화 옆에 앉지마라
신천지야 일국아 청구에 오지마라
네놈들 그 속을 모를 줄 알았더냐.
춘추는 흘러 을미년 찾아오니
을미년의 그 일들 아직도 생생하다.
두 갑자 지났는데 바뀐 것이 없구나.
군함도 갇힌 우리 아들 아직도 안 왔고
남만에 끌려간 우리 딸 소식 멀다.
하늘도 무심하다 이네 소식 들려다오
무궁화 다시 핀지 어언이 일흔해거늘
엇디 아직도 벛꽃향이 가득할까
근화향 또다시 저물려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