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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총선을 앞두고 바람이 붑니다.
곤충들의 날개짓으로 시작되는,
아니땐 커뮤니티 굴뚝에 불 지피려는 애잔한 바람도 있고
기존의 프로세서를 뒤엎고
단기간에 몇만명의 당원을 가입시킨
온라인 입당이라는 바람,
그리고
언제나 새로움만이
대한민국을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게 하는 길이라며
새정치로의 업데이트를 외치는 바람도 있습니다.
2.
태풍을 만나게 된다면
돼지도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날지 못하는 돼지는
그저 돼지에 불과하다고
붉은 돼지의 포르코 롯소는 말했죠.
이에 공감한 진중권씨는
하늘을 날기 위해
자동차는 없어도 경비행기를 장만했고요.
그마저도 없는 저같은 꿀꿀한 돼지는
어떻게 해야될까요?
어디선가 불어오는
태풍을 찾아봐야 겠지요.
3.
태풍까지는 모르겠지만
바람이 슬슬 불어오고 있습니다.
두팔을 좌우로 쫙 펼치고
미약한 바람이라도 좋으니
퇴화되어버린 날갯죽지 사이로
양력을 받아보고픈 마음도 들더군요.
하늘을 날것만 같은 기분은
지금까지 딱 2번 느꼈던 것 같습니다.
대학에 들어갔을 때
그리고
그녀와 사귈 때
4.
내 뜻대로만 안될것 같은 것들이
내 뜻대로 된다는 것을 느낄 때.
돼지가 하늘을 나는
기분이란 그런거 겠지요.
자, 다른 걸 떠나서
상식이 내 뜻대로 안되고 있습니다.
이건 가만히 내버려둬도
모두의 뜻대로 흘러가는 것임에도 말이죠.
5.
정치의 문제가 아닙니다.
여야의 문제가 아닙니다.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입니다.
반드시가 아닌 최소한의 정의가 필요하다는 것,
수저의 색깔로 굶은 일은 없어야 된다는 것,
더 바라기는 커녕 덜 뺏기고 싶다는 것,
보편타당한 상식이
중력을 받는 사과도 아니면서
땅바닥에 떨어져버리고 맙니다.
땅바닥에 떨어져서 뒹굴다가
썩어버리고 마는 것을 보면
불합리한 회사에 던져버리고 싶은 사표마냥
다들 적잖은 분노를 그렇게들
가슴 속에 품고 있을 것입니다.
6.
그래서 바람은 시작되었습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새정연은 어떻게
돛을 올리고 있을까 싶어서
혹시 도움 드릴건 없나 싶어서
홈페이지를 찾아가봤습니다.
앗. 이런.
온라인 당원 모집은 기본이고
당직자들까지 새롭게 모집하는데
세상에나
인사,평가,통계,행사기획,법률외에
'메시지 작성'이라는 모집부분이 있더군요.
7.
잘하고 있구나...
그런데 지원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봤더니
언어학, 언어심리학 전공자더군요.
순간, 새정연은
'새롭고 정확한 언어연수원'의 줄임말인줄 착각했습니다.
메시지 작성자를 모집하는데
자격요건이 언어학 전공이라뇨;;;
8.
컴퓨터 백신을 개발한 안철수씨는
공대생이 아닌 의대생이었습니다.
요즘 요리로 가장 핫한 백종원씨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하고 인테리어 사업을 했지요.
그나마 새누리의 조동원씨가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광고계에 뛰어들었지만
언어학은 아니지요.
9.
이번주에 조동원씨가 새누리에 복귀합니다.
내년 총선을 위해서입니다.
김무성 대표의 복귀 요청이 있었답니다.
10.
새정연의 메시지 작성 모집공고는
결과적으로
서류전형에서 합격자 없음으로 나왔습니다.
있으면 이상한거지요.
언어심리학 전공과
총선의 메시지 개발과는 조금 다릅니다.
총선은 학문이 아니지요.
실전입니다.
언어의 습득과 인식, 단어와 문장의 처리가
총선에 필요한 건 아닙니다.
세상을 읽고
본질을 들여다봐야지요.
이건 전공외 문제입니다.
총선의 메시지 개발이 언어심리학의 문제라고
판단한다면
대단히 잘못 생각하고 계신겁니다.
11.
뻔한 레토릭입니다.
태풍은 붑니다.
새정연, 1주일만에
온라인 입당만 6만5천명입니다.
고작 찻잔 속의 폭풍으로만 끝나도록
6만5천개의 스푼에 그치게 만들고 싶습니까?
원기옥까지 바라진 않습니다.
모두의 여망을 모아서
비상식이란 성벽을 부수는
공성무기로는 만들어야 되지 않겠습니까?
12.
잘 융합하고 제련시킨 하나의 무기에
가장 먼저 녹아들어갈 것이 바로 메시지일것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