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모임이든 어떠한 가치를 중심으로 모이기 마련입니다.
그리고 그 가치는 결국 직접적인 활동을 통해 표출되지요.
정당도 결국 사람의 모임이고,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는 어떠한 가치를 공유하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그렇게 모인 사람들도 의견차이와 이해관계 등으로 주류 비주류 등으로 나뉩니다.
한 정당이라고 모든 사람이 한마음 한뜻일 수는 없지요.
그래서 예전부터 친노 반노, 친이 친박, 당권파 비당권파 등등으로 나뉘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이러한 차이점을 긍정하고 서로 인정하면서 큰 틀에서 함께 하기도 하고,
격렬한 대립과 타툼을 벌이며 갈라지기도 했습니다.
현재의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총선의 과정에서 안철수 및 호남토호세력과 분리된 이후로 매우 안정적입니다.
개인들이 가진 세세한 차이점은 존재하겠지만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 혁신성장 등의 경제정책,
공수처설치와 검경수사권조정 등의 사법개혁, 원자력 축소, 한반도평화프로세스 등에서
큰 이견없이 일치된 단합력을 보여주었고, 그 단합력을 바탕으로 어느정도의 개혁성과를 내왔다고 봅니다.
지난 여름 이후의 조국정국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검찰의 무자비한 수사와 언론의 집중포화를 선방해내었지요.
민주당 지지자의 주류의견은 조국수호였지만, 분명 다른 의견도 존재했습니다.
특히 뼈 아팠던 부분은 검찰개혁을 '위해서' 조국을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었지요.
그동안 문재인정권을 지지해왔고 검찰개혁을 함께 했던 사람들의 그러한 목소리를 무시할 수만은 없었습니다.
그래서 조국장관의 사퇴이후 떨어지던 국정지지도가 다시 상승했던 것이지요.
때때로 민주당의 국회의원 중에서도 당의 공식적인 의견과는 차이있는 발언을 하는 사람들이 있지요.
박용진, 이철희...특히 금태섭!!!
조중동이나 종편에 뜬금없이 나와서 뜨악한 발언이 대서특필되게 하는 사람들...
참 힘 빠지게 하는 발언들을 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입을 틀어막을 수도 없고, 쫓아낼 수도 없다고 생각했었지요.
서론이 너무 길어졌는데, 금태섭은 민주당과 함께 갈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오늘 공수처법에 '기권'을 하는 모습에 그런 확신이 생기더군요.
통과된 법안이 본인 기준으로 완벽한 의원들만 찬성표를 던졌을까요?
그렇지는 않을 겁니다. 모자란 부분이 있지만, 큰 틀에서 개혁방향에 동의한 것이라고 봅니다.
금태섭의원은 수사권과 기소권은 분리되어야 하는데, 공수처는 둘다를 가지고 있으니 동의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 검경수사권조정에서 수사권을 완전히 경찰에게만 주는 법안을 추진하셨나요?
검찰은 수사단계에서는 전혀 관여하지 못하는 방안을 찬성하셨나요?
이번에 개정될 검경수사권조정안에서도 검찰은 여전히 일정수준의 경찰을 수사지휘 할 수 있습니다.
이것도 반대의견으로 기권할 건가요?
만약 법안통과를 확신할 수 있어서 한표정도야 어떻게 하든 개혁법안이 통과된다면
자기 소신을 지킨다고 누가 뭐라 하겠습니까?
하지만 개혁을 위해 4+1으로 길고 험난한 협상을 거쳐 완성한 법안이 어찌될지 몰라
모든 지지자들이 두눈 부릅뜨고 표계산을 하는 와중에 본인은 소신투표를 한다?
이건 소신투표가 아니라, 배신투표입니다.
민주당지도부나 문재인정부에 대한 배신이 아니라, 민주당과 개혁을 지지하는 국민에 대한 배신입니다.
만약 금태섭의 한표로 법안통과가 실패하였다면 누가 그 책임을 질 수 있습니까?
단순히 다음 선거에 재선되느냐 마느냐 수준의 문제가 아닙니다.
누구도 책임지지 못할 불장난을 한거라고 봅니다.
금태섭은 스스로 탈당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