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게시판 눈팅하다가 갑자기 기억나네요. 영구기관에 관해서 전 크게 두가지 기억이 있어요.
하나는 초등학교 6학년 때였을건데, 과학이 수근수근이었나? why 과학이었나? 그런 책을 보다가 저 스스로 영구기관을 하나 설계했었죠. 그러니까 발전기에서 전기를 만들고 그 전기로 모터를 돌리고, 그 모터로 다시 발전기를 돌리는 형태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히 안 되는 일인데 그 때는 나름 막 그 기계를 제가 설계했다는 사실에 뿌듯하고 그래서 자랑하고 다녔죠...... 아버지께 말씀드리니 막 설명해주시다가 결국 제가 계속 반대를 하니까 한 말씀 하시더라고요. "그럼 만들어보자." 과학상자 4호인가 5호인가 집에 있던 것에 모터랑 발전기(지금 생각해보니 발전기 맞나?)를 설치해서 한쪽에는 패달을 설치했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초반에만 패달을 돌리면 자연스럽게 전기가 생겨서 영구기관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딱 손을 떼는 순간 그냥 관성처럼 몇바퀴 돌더니 멈추더라고요. 그래서 아. 안되는구나. 생각했죠.
그러다가 고등학생 때에 tv에서 세상에 이런 일이를 보게 됐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영구기관을 만들고 있었어요. 젊었을 때는 막 발명대회에서 상도 받고 여러가지 많이 만들던 할어버지였는데, 몇년전부터 영구기관을 만든다고 집마당에서 기계를 조립하시기 시작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 영구기관은 그냥 단순하게 보면 물이 낙하하면서 생기는 에너지로 다시 물을 위로 퍼올려서 떨구고 이런 형식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좀 많은 장치들이 있었지만 하여간 원리는 그랬어요. tv에서는 완성한 다음 그 기계를 작동시켜 보니까 당연히 움직이지 않는거에요. 할아버지는 실망해서 다시 시도해봐야겠다고 말하시고
그리고 세상에 이런 일이의 특유의 엔딩으로 "할아버지, 열심히 하시는 모습 보기 좋아요. 힘내세요." 이러고 끝내는 거에요. 전 그 때 생각한게 뭐하는 짓일까? 방송국에서 촬영팀 중 아무도 영구기관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일까? 그 분이 남은 여생을 영구기관을 만드는데 소비하고 실망하면서 살게 해야하는건가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그때 누군가에게 들었는데 그걸 말해주는건 그 분을 불행하게 만드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과연 그럴지도 모르겠다..... 이런 생각을 했어요.
과학게에서 영구기관 얘기가 나와서 생각났네요. 어떻게 해야 옳은 행동일지 순간 고민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