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대하는 게 제일 스트레스에요.
손님을 그냥 상대하는 건 잘 할 수 있어요.
근데 물건을 못 팔겠어요.
더 정확히는 설득을 못 시키겠어요.
학원에서 일 하는데요, 원장은 전화오는 사람은 다 등록시킬 수 있다고 믿고 저한테 학원이 꽉꽉 차야하는데 왜 학원이 안차냐고
타박하세요....
들어온지 이제 삼개월차인데요, 전임자가 교육청에 제출할 지출결의서도 하나도 안써놓고 가고, 서류 정리들은 왜 또 그렇게 엉망인지...
일은 되게 엉망으로 했는데 손님은 잘 끌어모았나봐요.
전 전임자보다 강점이 분명히 있는데도 비교당하고, 손님 못 모은다고 혼나고...
자신감이 없는건가.. 하고 생각해보기도 했어요. 원인이 나에게 있지는 않을까.
우리 학원이 이렇게 잘못 돌아가고 있는 건 나때문일까.
근데 아니더라구요.
이 동네 전체적으로 학원들이 사람이 없어서 다 위기더라구요.
너무 힘들어요...
그냥...힘들다고 털어놓고 싶었어요.
분명 난 강점이 있는데
그 강점들이 하나도 기억이 안나요 ㅋ
사회생활 하면 할수록 난 부질없는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구요, 사라지고 싶고 그래요.
자아실현이나 이런건 먼 나라 이야기구요. 당장 뭘 하고 싶은지도 모르겠어요.
있긴 있네요. 내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찾고 싶어요.
근데 그런 일은 영원히 없을 것만 같아요.
원래 공모전 준비중이었는데 갑자기 요 두 달 사이에 학원 일이 무지 바빠져서 신경도 못 썼어요.
다음주 월요일이 마감인데요. 너무 우울해요.
사람 상대하기 싫으면 집에서 재택근무가 답인 것 같은데... 재택근무로 할 일 찾다가 제가 언어에 관심이 많거든요.
차라리 외국어 배워서 번역이나 할까 싶기도 하고...
모르겠어요.. 진짜 누군가에게 지시 받는 것 까진 괜찮은데, 압박받는 거 너무 싫은데...
그냥 직장이 싫어요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