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여태 제가 정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는데요 요즘들어 좀 심각하게 제가 비정상임을 느낍니다..
평소 저는 제가 감수성이 풍부하다고 느꼈거든요. 영화나 드라마를 보더 슬픈 장면이 나오면 눈물이 느오고 막 슬프고. 주변분들도 뭘 그런거 가지고 우냐면서 순수하다고들 해주셨습니다.
근데 요즘들어 느끼는 게 저는 타인의 감정을 이해 못하는 거 같애요..
다들 힘들다 힘들다 하면서 저한테 상담해 오면 솔직히 공감도 안 가고 위로해주기도 귀찮고.. 아니 솔직히 위로해준다는 게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그래서 사람들이 상담해오면 저는 대부분 너가 이상한 거 아냐? 금방 지나갈 일인데 왜그렇게 오버해 곧 끝나 걱정마. 라며 제가 생각해도 그렇게 위로가 될만한 말은 아닌 말만 해요.. 그러다가 저한테 화 낸 사람들도 꽤 많고요.
친구의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안됐네 라고 스쳐지나가듯 잠시 생각만 하고 그뒤로는 바로 잊어버리고 아무렇지도 않아요. 누가 언급하면 그제서야 아 맞다 그랬었지 걔 요즘 어떻게 지낸대?라며 그제서야 안부를 묻는데 솔직히 정말 궁금해사 물어보는 건 아니고 그냥 예의상..? 분위기상..? 으로 물어보눈 거에요..
누가 제 앞에서 울고 있어도 그냥 그 자리에 제가 있다는 게 귀찮을 뿐이고 도와주고 싶거나 같이 슬퍼지거나 하는 그런 맘이 전혀 들지 않고 정말 그냥 아무 감정이 없어요. 얘 왜 울지 라고만 생각하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있러요.. 구러다가 시간 좀 지나면 그제서야 착한척 다 울었어? 우니까 좀 나아지지..? 이러면서 ㅋㅋ.. 진심도 아니고 그냥 할 말도 없고 말하는 것도 귀찮았을 뿐인데 말이죠..
맞아요 귀찮은거.. 귀찮은게 제일 큰 거 같애요. 누군가 제게 큰 감정을 보여주면 그냥 그게 너무너무 귀찮아요.. 친한 친구들이 사랑한다고 하고 막 옆에 있아줘서 고맙다고 하면 저도 겉으로는 나도 사랑해 고마워 애교도 부리고 하는데 솔직히 속으로는 나는 안 그런데. 귀찮게 왜 또이래. 라고 생각이 들고요.. 제가 밖에 나가는 것도 상당히 귀찮아해요. 남친이 있었는데 일주일에 한 두번 만나는 것도 너무 귀찮아서 그냥 헤어졌습니다.. 만나는 것도 귀찮고 아무 감정도 들지 않았어요.. 그냥 스킨쉽이 좋아서 만난 거 같애요.. 그 남친이랑은 6개월 썸타고 10개월을 사겼는데 그 16개월 동안 저는 그냥 스킨쉽만 하려고 했네요.. 헤어지고 아서 그 흔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고 정말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아무렇지도 않고 일상생활에도 아무 지장이 없었습니다. 그때부터 제 감정의 크기가 다른 사람들보다 좀 작다는 걸 느끼기 시작했었습니다.
몇 번 고백을 받아도 고백 받았단 사실이 기분 좋지 상대방과 얼마나 친했든 말든 상관 없이 그냥 다 차고 찬 뒤에도 미안하다거나 후회한다거나 그런 감정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설렘이란 것도 딱히 없고..
이런 것도 감정이 부족한 것과 상관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는 저를 좋아한다고 생각 되는 사람이 있으면 뭔가 항상 이용해 먹게 돼요.. 이러면 안되는데.이러면 안 되는데.. 하고 생각하면서도 딱히 죄책감도 안 느껴지고.. 최대한 잘 보여서 이용해 먹고 나중에 고백해오거나 하면 바로 차버립니다. 착한 척 미안하다고만 하고.. 근데 정말 미안하지가 않아요.. 한때 김치녀 라는 단어가 막 생기고 그 단어 관련 얘기가 많이 나올때 마다 아.. 난가? 하면서 죄책감도 살짝 들었었는데 그 글을 읽는 그순간에만 잠시 그런 생각이 들고 금방 잊어버렸습니다..
뭔가 처음에는 쓸 말이 많았는데 쓰다보니 잊어버렸네요.. 나중에라도 댓글로 더 올릴게요.. 근데 저 정말 문제가 있는 걸까요..? 심각한 걸까요..
전남친들한테도 항상 들은게 저는 감정이 없다더군요. 사람들이 웃긴 얘기를 해도 웃기지도 않고 슬픈 얘기를 해도 슬프지가 않고 화를 내도 화가 안 나요.. 사람들 감정에 공감이 되지 않아요... 어떡하면 좋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