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외야수 신종길은 올 시즌 대타로 톡톡히 제 몫을 해내고 있다. 12일 잠실 두산전서도 2-3으로 뒤진 6회초, 1사 만루서 타석에 들어서 우익 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치며 결승 타점을 올렸다.
올 시즌 '대타' 신종길은 놀라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대타로 나선 4경기서 4타수 3안타(.750)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그의 '대신한' 한 방이 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대타가 성공하면 주목 받는 이가 또 있다. 감독이 바로 그런 자리에 서 있다. 감독의 빠른 판단력과 상황 판단, 선수의 장.단점에 대한 평가가 제대로 이뤄졌을 때 대타 성공 확률이 높다. 대타 선공률을 감독의 능력 중 하나로 평가하는 이유다.
그러나 대타가 많이 성공한다는 것이 반드시 감독의 예측 능력만을 판단할 수 있는 잣대로고는 할 수 없다. 그 속엔 보다 많은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신종길의 경우를 보자. 지난 2013년 처음으로 100경기 이상을 뛰며 첫 3할 타율을 기록한 신종길은 이후 꾸준히 팀의 중심 타자로 활약해 온 선수다. 부상 여파로 출장 기회는 적었지만 타격감을 식지 않았다.
그리고 현재 전혀 아픈 곳이 없는 선수다. 그럼에도 그는 스타팅 멤버로는 경기에 많이 나서지 못하고 있다. 쟁쟁한 선수들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 최형우가 있다. 좌익수 한 자리를 당연하게 꿰차고 있다. 중견수엔 버나디나가 있고 김주찬고 외야 요원이다. 노수광을 SK에 내줬지만 이명기를 받아왔기 때문에 크게 달리지는 것은 없다.
이 처럼 신종길의 대타 성공률이 높은 것은 단순히 감독의 지략이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신종길급 타자를 경기 중.후반까지 쓰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이 지금 현재 KIA가 잘 나가고 있는 진짜 이유다. 신종길이 몇 경기 활약을 해서가 아니라 신종길을 대타로 쓸 수 있을 정도로 탄탄한 전력을 KIA가 갖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프런트에서 쓰기 좋게 팀을 구성해 준 덕이다. 프런트에서 100억원이라는 과감한 투자를 앞세워 팀이 쓸 수 있는 가용 자원을 늘려줬다. 그 덕에 현장에서 보다 폭 넓은 선수 기용이 가능해졌다.
물론 김기태 감독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주전에서 밀린 선수의 집중력을 이끌어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형님 리더십을 앞세운 김기태 감독의 포용력은 주전 경쟁에서 밀린 신종길이 한 번의 찬스를 놓치지 않으려 애쓰도록 만들어내고 있다.
신의 한 수를 내는 것이 아니라 적중률 높은 작전을 만들기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뜻한다. 모두가 주전급이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리더십이야 말로 챔피언을 만들 수 있는 매우 중요한 포인트다.
대타 신종길의 성공 시대엔 이 처럼 많은 뒷 얘기들이 자리잡고 있다. 과연 KIA가 한층 넓어진 선수층을 앞세워 더 큰 꿈을 꿀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출처 | http://sports.news.naver.com/kbaseball/news/read.nhn?oid=477&aid=000006964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