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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이야기 8.1 뉴스펀딩 후원자님과 만남, 그리고 세가지 기적
게시물ID : readers_2329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원칙과정의
추천 : 6
조회수 : 82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22 23: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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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다음 뉴스펀딩 응급실이야기를 마치고 그동안 응급실이야기를 응원하고 후원해주셨던 분들과 만남의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22일과 29일, 양일에 걸쳐 진행 예정인데 첫 날인 오늘, 메르스 여파인지 아쉽게도 많은 분들이 참석하진 못하셨습니다. 결국 여차저차해서 한 분만 방문하기로 하셨고 드디어 오늘, 영등포 요셉의원에서 만남이 진행되었습니다. 자원 봉사자 분들이 마련해주시는 저녁식사를 하고 진료를 마친 뒤 봉사자 분들과 함께 근처 빵집에서 다 같이 대화의 자리를 가졌습니다.


어색한 분위기면 어쩌나 살짝 걱정했지만 마음이 너무도 푸근한, 배려심 깊은 분과 대화를 나누게 되어 더없이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후원자님이 작년에 큰 사고를 겪으면서 놀라운 기적을 경험하셨다고 하여 그 이야기를 지면에 옮기려 합니다.



요셉의원은 좁은 건물에 여러 진료 공간을 마련하다보니 4층까지 계단으로 이뤄져 다리가 불편한 분은 오르내리기 힘들어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후원자님 또한 오른쪽 다리가 불편해 계단을 오르내리는데 약간 불안해보였습니다. 알고 보니 작년 초, 교통사고로 다리를 크게 다쳤었다고 하는군요.


어느 날, 마을버스에서 내리던 중 후원자님이 미처 다 내리기 전에 마을버스가 출발하면서 아스팔트 바닥에 넘어졌다고 합니다. 이를 보지 못한 버스 기사님은 그대로 차량을 출발시켰고, 끔찍하게도 버스 뒷바퀴에 눌리는 자신의 오른쪽 다리를 직접 보고 있어야 했습니다. 엄청난 고통에 비명을 질렀고 이를 듣고 놀란 기사님은 다시 차량을 후진, 다리가 두 번에 걸쳐 완전히 짓눌려 엉망이 된 상태로 병원에 실려 갔습니다.


처음 환자의 상태를 목격한 응급실 의료진은 앞으로 평생 걷지 못하게 될 것 같다는 예상을 했다고 하는군요. 그 와중에 더 큰 과실로 이어질까 두려웠던 기사님은 처음에는 후진을 해서 환자를 두 번 다치게 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거짓을 얘기했지만, 계속되는 추궁에 후진을 했음을 고백했다고 합니다. 후진으로 다치게 한 경우는 더 중한 처벌이 가해질 수 있다고 하네요. 후원자님과 가족들은 여기서 첫 번째 기적과 같은 결정을 했습니다. 기사님에 대해 용서하기로 마음먹고 형사 처분을 원치 않는다고 한 것입니다.


이후 4개월간 대학병원에 입원치료를 하면서 여러 번 수술을 받아가며 치료를 이어갔고 이후 1년간 긴 재활치료 기간을 거치게 되었습니다. 한쪽 다리를 절게 되었고 다리엔 심한 흉터가 남았지만, 걸어 다닐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합니다. 치료 과정을 지켜본 의료진들도 하나같이 기적과 같은 상태로 나았다고 기뻐했다고 하는데요, 이것이 두 번째 기적이 되겠군요.



이렇게 고생을 했는데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일겁니다.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음에 감사하며 출근을 위해 탄 마을버스. 그 동안 버스 기사님을 다 용서했다고 생각하고 얼굴도 기억나지 않아 마음까지 다 치유되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버스에 타고 보니 자신을 다치게 했던 기사님이 운전대를 잡고 있었다고 합니다. 기사님은 후원자님을 알아보지 못한 듯 했지만요.


버스에 타고부터 등에 식은땀이 줄줄 흐르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 제대로 서 있을 수 없었다고 하네요. 형사 처분을 취소했으니 다시 버스를 운행하고 계실 줄은 알았지만, 기억나지 않던 기사님 얼굴이 이렇게 직접 만나고 보니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더랍니다. 지금은 외상 후 스트레스 상황이 다 치유가 되어서인지 그 기사님을 만나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힘들진 않다고 합니다. 참으로 다행입니다.



한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교육을 맡고 계시다는 후원자님……. 그 하시는 일 만큼이나 마음도 참 따듯했습니다. 요셉의원은 초대 선우경식 원장님 때부터 알고 있었지만 후원이나 봉사를 할 기회를 찾지 못하다 이번에 뉴스펀딩 후원자로서 요셉의원에 방문할 기회가 생겨 큰 결심을 하고 오셨다고 합니다. 부군이 올해 새로 사업을 시작하셨는데 그 사업에서 나온 소중한 첫 수입의 일부를 요셉의원 후원금으로 준비해 온 것입니다. 사업에 투자된 금액도 상당할 것이고 아직 정상화까지 돈도 많이 모자랄 텐데 그런 중요한 때에 이렇게 큰돈을 더 소중한 곳에 쓰겠다며 후원하기로 결정하신 후원자님. 왠지 이런 세 번째 기적과 같은 마음은 꼭 여러분과 공유를 해야겠다 싶어 익명을 통해 공개하기로 허락을 받아 공유합니다.


후원을 할 수 있는 시기까지 기다린 것이 후회된다고, 때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어느 때건 지금이 그 때임을 이제야 알았다며 겸손을 보이시는 후원자님. 참 아름다운 분입니다. 이런 이벤트를 허락하신 더 대단한 후원자님의 부군의 사업도 대성하길 빕니다. 나눔의 기쁨, 남을 위한 행위이기도 하지만 사실 나에게 더 큰 행복이 되는 것 같습니다. 내가 행복하게 세상을 잘 살고 있다는 자신감이 되는 것이죠.


후원자님으로부터 더 큰 가르침을 얻은 것 같네요. 기쁜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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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runch.co.kr/@csj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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