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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에게
게시물ID : baby_1153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프레이야
추천 : 2
조회수 : 608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12/21 16:4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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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나는 항상 그랬다.

 

그녀 앞에서만 서면 나는 세상에 둘도 없는 병신이 되곤 한다.

 

그녀가 화를 내거나 말도 안 되는 일로 내게 짜증을 있는 대로 내면

 

순간 살짝 홍조된 볼을 있는 힘껏 올려치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하지만 그것도 잠시일 뿐.

 

다시 그녀가 기분이 풀어져서 내 목을 부여잡고 사랑한다며

 

넘치는 애정을 표현해버리면

 

나는 또 언제 그랬냐는 듯 헬렐레 풀어질 대로 풀어져서

 

또 다시 그녀의 변덕을 받아주게 되는 것이다.

 

더 이상 그녀에게 휩쓸리지 않으리라 모진 마음을 먹고 대하고 싶어도

 

천진난만하게 입가 가득 크림소스를 묻힌 채 잇몸이 다 드러날 정도로

 

웃는 그녀의 미소를 어찌 외면할 수 있을까.

 

그녀를 볼 때마다 가슴 한 편이 쓰라리듯 아프고

 

어떨 땐 모든 걸 내려놓고 그저 도망가고 싶어도

 

어찌하겠는가. 이미 그녀는 나의 운명인 걸.

 

그러니 부디 이렇게 핼쑥해진 얼굴로 병원에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저 하루라도 빨리 원래대로 돌아와 다시 내 속을 새까맣게 태워도

 

나는 좋으니

 

 

제발 아프지 않기를.

 

 

 

2015년 12월. 병원 한 구석에서.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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