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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 기도해 주시겠어요?
게시물ID : animal_14862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공굴리개
추천 : 11
조회수 : 38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5/12/21 01:35:40
저희집 고슴도치가 방금 무기개다리를 건넜어요.
채 2년도 살지 못하고 허무하리만치 가버렸네요.
더도 덜도 아닌 저 졸업할때 까지만이라도 살아주길 바랬는데
반도 못 채우고, 도치들 평균 수명도 못 채우고 그렇게 가버렸네요.
이럴 줄 알았으면 더 잘해줬을걸
귀찮다고 패드도 이틀에 한번 갈아주고
발톱도 생각날 때만 잘라주고
저 진짜 나쁜 주인이었네요.
이쁜 각시라도 하나 들여줄걸 관리할 도치 늘어난다고 반대하고
도칠아 미안해. 많이 아팠지?
관심 많이 못 줘서 미안해.
이불에 똥오줌 싸면 냅다 집 안에 집어넣어서 미안해
병원에 좀 더 일찍 못 데려다 줘서 미안해
못난 주인이어서 미안해
미안해  내가 정말 미안해

그래도 다행인 건 마지막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던거,
마지막에는 품 안에서 떠난거
그리고 오랫동안 고통스럽지 않아줘서 고마워.

도칠이 천국가도록 기도해주시겠어요?
그쪽에선 사람 좋아하던 도칠이 쓰담쓰담해줄 손들이 많았으면,
도칠이 여자친구 해줄 예쁜 고슴도치들이 많았으면,
그렇게 좋아하던 밀웜이 산처럼 쌓여있었으면 좋겠어요.

도칠아, 미안해.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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