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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이란게 과연 필요한걸까요?
게시물ID : gomin_156593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케이퍼
추천 : 4
조회수 : 740회
댓글수 : 30개
등록시간 : 2015/12/20 21:24:14
 
 
자존감얘기가 나오는것 같아서 예전부터 하던 생각 하나 덧붙여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객관적인 수치와 눈에보이는 것들로 사람을 평가하는 이런 사회에서 과연
'내가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의미가 있고,
또 지속가능한건지 의문이 드네요.
 
친구중 한명이 정말 '자존감 높은'사람입니다.
자기 스스로만 그렇게 생각하는게 아니라 실제로 심리검사같은 걸 했는데 다른건 몰라도 자존감은 정말 높게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이 친구 정말 주변 신경 안씁니다. 자기가 하기싫은건 안하고요.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거나 그런것도 없습니다.
다른사람 험담도 안하고 질투도 안해서 참 좋은 친구였죠...
 
근데, 그렇게 살다보니 단점이 또 있더라고요.
정말 노력해야 할때, 남과 경쟁을 해서 이겨야만 할때
예를 들면 대학 졸업반 취업준비생 시절 등등
하기싫으면 안합니다.
돈이 없어도 나 자신을 위해서 일단 사고싶은걸 지릅니다. (예를 들어 1년째 수입이 없어서 잔고가 0원인데 수십만원짜리를 카드로 지른다든지)
일부러 '인맥'같은 것 만들려고 안하기 떄문에 인간관계도 좁습니다. 나가기 싫은 모임 안나가고 심지어 소개팅도 안합니다.
20대 중반...까지는 뭐 그래도 괜찮았습니다. 어렸으니까요.
근데 20대 후반 지나 서른이 넘으니까...
이런 말 좀 그렇지만 점차 또래에 비해서 도태가 됩니다.
남들 번듯한 직장에서 자리잡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는데 자신은 언제까지나 그대로입니다.
바보가 아닌 이상 자신의 처지가 예전만 못하다는거(정확히 말하면 자신은 그대론데 남들은 꾸준히 앞으로 나아가는 거지만) 다 알겠죠.
이 친구 여유롭던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고, 자꾸 남을 의식합니다. 생전 안하던 남 질투도 하고 헐뜯기도 자주합니다.
긍정적인 말만 하던 애가 날선소리도 자주하고 때로는 밑도끝도없는 비관으로 떨어집니다.
어쨌거나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고는 합니다. 근데 이제는 좀 믿음이 안갑니다.
 
반면 이친구랑 반대로 자존감 낮은 친구가 있습니다.
사사건건 남 되게 의식합니다. 남보다 조금만 뒤처져도 안달복달하고, 남하는건 다 따라하려고 난립니다.
학창시절에는 죽어라고 남따라서 공부하고 스펙쌓고 어학점수 만들고 해외연수 다녀오고 그랬습니다.
인간관계 만들겠다고 외모관리하고 여기저기 싫은 자리에도 얼굴 내비치고 그러더군요. 맘에 없는소리도 하고요.
앞의 친구와 이친구의 원래 스펙(이라고 해야하나..아무튼 객관적인 조건. 외모 능력 재력 가정환경 성격 등등)은 비슷했습니다.
근데 이 자존감 낮은 친구는 낮은 자존감땜에 여기저기 눈치보면서 안달복달 노력하니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서 인생이 나아지더군요.
스펙이 좋으니까 좋은 직장에 자리잡고 거기서도 지기싫어서 맨날 경쟁하니까 또 인정받아서 더 좋은자리로 올라가고..
처음에는 서툴렀던 인간관계도 자꾸 싫은자리도 억지로 나가니까 나름대로 적응해서 잘살고 등등
뭐 남보기에는 괜찮을지 몰라도 자기 나름대로는 매일 경쟁하다보니 지치고 괴로울거야, 싶었는데
이친구 사는게 나아지니까 얼굴이 핍니다. 자신감도 생기고요. 행복하다고 합니다.
처지가 나아지니까 여유도 생겼습니다.
 
뭐 저나 이친구들이나 인생 오래산게 아니니까 아직 성공이다 아니다를 판단하기엔 이를지도 모르지만,
제가 본 모습들만 봐서는...
과연 '자존감이 높다'는 게, 인터넷이나 책에서 떠드는 것만큼 과연 실제 인생에서 절대적인 의미를 갖는 건지, 사실 의문이 듭니다.
보면 자존감 높은 게 마치 '만병통치약'인 양 얘기들 하는데
그것보다는 뭐든 적당한 게 좋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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