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문득 기말고사 이후로 깨진 리듬이 돌아오지 않아 힘들다. 자기만의 리듬이라는게 있으니 그렇겠지만 아침잠이 많고 밤잠이 적은 류의 사람들에게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수험생의 그런 관념적인 스케쥴-빠른 기상 늦은 수면 은 정말 힘들다. 몸 뿐 아니라 마음까지.
2. 작년인가 제작년인가...무모하게도 1주일동안 절을 돌면서 숙식을 해결한 적이 있었다. 9시 취침 3시 기상이 기본 스케쥴인데 사실 이게 꽤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긴 했었던 것 같다. 의외로 새벽공기는 상쾌하다. 상상 이상으로 상쾌하다. 다만 세상의 모든 재밌는 일은 밤 9시 이후에 일어난다는게 문제라는거.
3. 그런 대부분의 문제는 혈관에 알코올이 섞이거나 전자파를 쬐기 시작하면서 일어난다. 한잔만 먹어도 얼굴이 빨개지는 사람의 부류에게 술은 농약과 같은 독이란다. 올해 2차시험을 거치면서 인생에 또 하나 정해놓은 일은 힘들다고 술에 기대지 말자는 것이다. 그거 먹는다고 괜찮아지드나 괜찮아질거면 나랑 먹자며 꾸중하시던 어머니 목소리가 기울이는 술잔에 먹먹하게 울리기 때문이다.
4. 아! 그래. 그놈의 근면, 부지런함. 종로구 국회의원께서 얼마전에 무려 취업특강 수업 두시간을 할애하며 특강을 하러 온 적이 있었다. 거 뭐 국회의원이 대단하다고. 정치얘기는 흘려놓고, 그날 그 수업시간에 태블릿 보드가 나갔던 기억밖에 나지 않지만 취업과 전혀 상관없는 정책 자랑을 늘어놓는 의원님께 많은 학생들이 두루두루 돌려가며 불만섞인 질문을 내놓았다. 이 수업은 취업전략에 관한 수업인데, 관련 없는 얘기를 하시는 것 같아 뭔가 직접적인 도움이 될만한 조언은 없겠느냐 하는 맥락을 공손히 돌려 말하는 그런 질문? 의원님이 한 말이 결국 성공하려면 부지런해야 한단다. 그런말은 당장 내가 16학번 새내기에게도 할 수 있는 말이겠다. 아니 그런거 말고..
5. 요즘들어 부쩍 사람이 목표의식과 내적 보상이 명확할수록 빠른 결과를 얻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부끄럽게도 이 공부를 시작한 이유는 sm소속 연예인 김모양과 결혼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회사원 강씨와 화촉' 보다는 '회계사 강씨와 화촉' 같은 뉴스기사가 멋도 있고 탑 연예인인 김모양과 그녀의 회사에도 부끄럽지 않을 테니까. 근데 우리나라에 회계사는 25000명이 넘고, 나는 아직 회계사가 되지 않았고, 일단 만날 수도 없고, 결론적으로 무척이나 철이 없는 시작이었음을 깨닫는 순간부터 목적없이 관성에 시간을 맡긴 것 같다. 다시 새로운 꿈이 생기고, 그래서 움직이고 있지만 이미 몸이 상할대로 상해서 맘대로 움직여보기가 썩 쉽지 않고.
6. 논어에 30살은 이립이라, 뜻을 세워 스스로 일어나는 때라 했다. 나에게도 이제 2016년 병신년과 2017년 2년 정도가 남았다는 생각을 하니 깜깜한 뿐이다. 마호메트가 천사에게 계시를 받아 종교운동을 시작한게 대략 40살, 부처님이 보리수나무 밑에서 깨달음을 얻으신 나이가 35살, 예수님이 세례를 받고 제자를 가르치기 시작하신게 30살 정도라 하니 30대라는 나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무척 유의한 시기인 모양이다.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좋은 말이다. 근데 독립 좀 하고싶다.
7. 저녁이 있는 삶이라... 내 꿈이 뭐냐면 항상 그랬지만 내 시간 관리 내 맘대로 되면서, 퇴근하는 길에 배스킨라빈스 한통 사다가 집에있는 마누라랑 애들이랑 두런두런 돌려가며 나눠먹는 평범한 가족을 꾸리는 일, 자식들이랑 주말이면 캠핑 가서 학창시절 참 좋아라했던 별 같이 보면서 학교생활은 재밌냐 커서는 뭘 하고싶냐 하는 이야기 나눌 시간을 갖는 일 같은 그런 소소한 것들이다. 약간 큰 꿈으론 누군가의 멘토가 되고, 또 나를 은사님이라고 부를만한 훌륭한 스승이자 학자가 되는 것. 근데 참 부지런하지 못해서 걱정이다.
8. 아! 너무 늦었다. 이제 자야지. 내일도 일어나서 공부하러 가야겠다.
출처
나의 마음의 소리. 아 출처에다가 쓰다가 다쓰고 깨달아서 복붙 새로함 ㅠㅠ 일기는 일기장에 뻘글은 자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