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유에서 한결같이 있는 원주민이에요 ㅎ0ㅎ
이번 12월 25일에는 게임캐릭터가 아닌 저와 함께 그것도 하루도 아닌, 반나절만 같이 보내실 훈훈한 분(들)을 구해요!
저와 함께 라면과 핫팩을 나누어주실 분 구해요!!!
다음은 안도현의 시 두 작품입니다.
[겨울밤에 시쓰기]
연탄불 갈아보았는가
겨울 밤 세시나 네시 무렵에
일어나기는 죽어도 싫고, 그렇다고 안 일어날 수도 없을 때
때를 놓쳤다가는
라면 하나도 끓여 먹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고는
벌떡 일어나 육십촉 백열전구를 켜고
눈 부비며 드르륵, 부엌으로 난 미닫이문을 열어 보았는가
처마 밑으로 흰눈이 계층상승욕구처럼 쌓이던 밤
나는 그 밤에 대해 지금부터 쓰려고 한다
연탄을 갈아본 사람이 존재의 밑바닥을 안다,
이렇게 썼다가는 지우고
연탄집게 한번 잡아보지 않고 삶을 안다고 하지 마라,
이렇게 썼다가 다시 지우고 볼펜을 놓고
세상을 내다본다. 세상은 폭설 속에서
숨을 헐떡이다가 금방 멈춰선 증기기관차 같다
희망을 노래하는 일이 왜 이렇게 힘이 드는 일인가를 생각하는 동안
내가 사는 아파트 아래 공단 마을
다닥다닥 붙은 어느 자취방 들창문에 문득 불이 켜진다
그러면 나는 누군가 자기 자신을 힘겹게도 끙, 일으켜 세워
연탄을 갈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이리 수출자유지역 귀금속 공장에 나가는 그는
근로기준법 한줄 읽지 않은 어린 노동자
밤새 철야작업하고 왔거나
술 한잔하고는 좆도 씨발, 비틀거리며 와서
빨간 눈으로 연탄 불구멍을 맞추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다 타버린 연탄재 같은 몇 장의 삭은 꿈을
버리지 못하고, 부엌 구석에 차곡차곡 쌓아두고
연탄냄새에게 자기 자신이 들키지 않으려고
그는 될수록 오래 숨을 참을 것이다
아아 그러나, 그것은 연탄을 갈아본 사람만이 아는
참을 수 없는 치욕과도 같은 것
불현듯 나는 서러워진다
그칠 줄 모르고 쏟아지는 눈발 때문이 아니라
시 몇 줄에 아등바등 매달려 지내온 날들이 무엇이었나 싶어서
나는 그동안 세상 바깥에서 세상 속을 몰래 훔쳐 보기만 했던 것이다
다시, 볼펜을 잡아야겠다
낮은 곳으로 자꾸 제 몸을 들이미는 눈발이
오늘밤 내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이불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나는 써야겠다, 이 세상의 한복판에서
지금 내가 쓰는 시가 밥이 되고 국물이 되도록
끝없이 쓰다 보면 겨울 밤 세시나 네시쯤
내 방의 꺼지지 않는 불빛을 보고 누군가 중얼거릴 것이다
살아야겠다고, 흰 종이 위에다 꼭꼭 눌러
이 세상을 사랑해야겠다고 쓰고 또 쓸 것이다
<우리가 눈밭이라면>
우리가 눈밭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밭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돝는
새살이 되자
육하원칙에 따라 정리해보았어요!
언제 : 12월 25일 금요일 오후 1시부터 물량 완전 소진까지
어디서 : 원주역, (구)시외버스터미널 (우산동)
어떻게 : 직접 손으로 드리고 발로 뛰는...?
무엇을 : 라면과 핫팩 ( 대학생이라 자금의 압박이.... ㅜㅜ 일단은 40~60명분치꺼만 준비했어요!)
왜 : 손과 귀는 추워지겠지만, 마음만큼은 따뜻해져서요
누가 : 나와 당신.
있으면 좋은 게 있다면 움직일 수 있는 차와 뜨거운 물을 데우는 주전자가 있었으면 하는데, 그게 없어도 되겠죠...?
주변에 편의점도 있고 정수기도 있을테니깐요
연락처 남겨놓을게요. 010-3478-9414 카톡 : Hwans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