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최 측은 휴대전화 사용 자제, 집회 참석 협조 등을 부탁했지만, '알바생'들은 불성실했다. 집회 도중 휴대폰을 쓰거나 다리를 꼬고 앉아 있어도 아무런 제재가 없었다. 나뿐 아니라 많은 사람이 동원된 것으로 보였다. 전체 좌석에 분산돼 앉아 정확한 추산은 어려웠지만, 전체 참석자의 ¼ 정도 되는 듯했다.
동원 여부는 행사 참여 태도로 구별할 수 있었다. 열성 교인들은 이날 주최 측이 나눠 준 흰색 티셔츠를 입었다. 통성기도 시간에는 사방에서 "알랄랄랄랄라" 하는 방언 소리가 서라운드로 울려 퍼졌다. 나를 비롯해 이날 집회에 동원된 것으로 추정되는 노인들은 아무 반응 없이 자리에 가만히 앉아 있었다. 노인들은 대부분 유니폼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였다.
행사가 진행될수록 이 같은 구분은 더 확연해졌다. 이초석 목사 설교에 앞서, 2013년부터 매년 진행된 집회 갈무리 영상이 재생됐다. 영상 속 과거 집회에서도 흰 옷을 입은 참가자들만 이 목사에게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