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희망퇴직대상자> 안녕하세요.
◇ 김현정> 실례지만 지금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 희망퇴직대상자> 지금 28살입니다.
◇ 김현정> 스물여덟이면 88년생.
◆ 희망퇴직대상자> 네.
◇ 김현정> 두산인프라코어에 입사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희망퇴직대상자> 지금 이제 5년 다 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5년 다 되가는. 그런데 희망퇴직을 본인이 자발해서 신청하신 게 아니라, 권고를 받으셨다는 게 사실이에요?
◆ 희망퇴직대상자> 네, 지금 이제 상담을 통해서 저희들이 안 나가면 더 크게 손해를 본다는 입장으로 좀 협박조로 말해서 전부 다 나가게 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희망퇴직이라는 건 말 그대로 퇴직을 원하는 사람이, 희망하는 사람이 신청해야 되는 건데. 지금 말씀 들어보니까 이건 거의 강압퇴직이네요.
◆ 희망퇴직대상자> 네. 지금 거의 협박조로 이제 사람들을 겁박해서 모두가 못 견디고 나가고 있는 실정입니다.
◇ 김현정> 아니, 입사 5년이면 아직 20대 아닙니까?
◆ 희망퇴직대상자> 네.
◇ 김현정> 퇴직이란 말을 딱 들으셨을 때 그때 심정이 어떠셨어요?
◆ 희망퇴직대상자> 막막했죠.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이제 서른 넘어서 어디에 또 취직을 해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저희도 저희지만 이제 가정을 갓 이룬 형들은 막 울더라고요. 이건 부당하다라고 말을, 면담자한테는 말을 하고 있는데. 그게 먹히지도 않더라고요.
◇ 김현정> 먹히지를 않으니까. 안 나가셨다고 말을 하셨어요?
◆ 희망퇴직대상자> 네. 지금 이제 안 나가겠다고 말을 하니까 노무대기라고 이제 회사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교육을 보내버리더라고요.
◇ 김현정> 아, 그러니까 원래 하던 업무가 아니라 다른 곳으로 노무대기요?
◆ 희망퇴직대상자> 네, 노무교육이라고 하는데 지금 거의 노무대기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래요? 원래 예정된 교육이 아닌데?
◆ 희망퇴직대상자> 네. 지금 교육 일정 자체가, 지키라고 하는 것들이 있어요.
◇ 김현정> 뭔가요?
◆ 희망퇴직대상자> 일단은 휴대전화를 반납해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시키고요. 그 다음에 첫날부터는 화장실도 못 가게 하더라고요.
◇ 김현정> 왜 화장실을 못 가게...
◆ 희망퇴직대상자> 화장실을 또 가면 경고장을 발부한다는 식으로 겁박도 있었고요. 저희가 화장실을 이제 걸고 너무 뭐라고 하니까 화장실은 이제 허락 형식으로 바뀌게 됐고요. 지정좌석을 만들어서 혼자씩만 앉아 있을 수 있게 만들었거든요.
◇ 김현정> 그래요? 참 또 있습니까?
◆ 희망퇴직대상자> 그리고 제가 회사에 갈 일이 있어서 회사에 가봤는데 회사 출입문이 있는데 카드까지 전부 통제를 해서 회사에 못 들어가게 만들었더라고요.
◇ 김현정> 보통 카드키로 찍고 들어가게 되어 있는데. 그 카드키가 정지가 돼 있어요?
◆ 희망퇴직대상자> 네, 출입카드도 통제해 버리고 점점 이런 지경까지 오니까 지금 저희들은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진짜.
◇ 김현정> 지금 인터뷰하시는 사원 분이 아주 특수한 경우입니까? 아니면 동기라든지 바로 아래, 위 비슷한 나이대 분들 중에 이런 경우가 더 있습니까?
◆ 희망퇴직대상자> 지금 저희가 3차 마지막에 찍어서 퇴직하라는 그 사람들만 하면 28살이 3명이고요. 그리고 서른 초중반이 한 5명은 넘는 것 같고. 그 기준을 저도 확실히 회사한테 들은 게 아니라서..
◇ 김현정> 지금 근무하시는 그쪽 분야, 제가 지금 정확하게 말은 안 하겠습니다. 신변 보호를 위해서. 다른 쪽 분야에서는 제가 알기로는 23살짜리 여직원도 포함이 됐다, 이런 얘기도 들리네요.
◆ 희망퇴직대상자> 네, 맞아요.
지금 두산인프라코어가 올해 들어서만 세 차례 희망퇴직을 실시했습니다. 그래서 총 958명이 희망퇴직을 했는데. 이게 전체로 따지면 약 한 25%~30% 정도를 정리한 거라고 합니다. 취업이 어려운 시대인데. 5년 전에 입사하고 나서 얼마나 좋아하셨어요?
◆ 희망퇴직대상자> 그때는 대기업이잖아요. 일 열심히 하고 이제 제 살 길 가정 꾸리고 열심히 살아가야겠다라는 생각이 가장 컸었는데 막상 이렇게 계획했던 길에서 옆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아예 막혀버렸잖아요.
◇ 김현정> 예. 부모님한테 말씀하셨어요?
◆ 희망퇴직대상자> 아니요. 저도 부모님한테 아직 말 못했습니다.
◇ 김현정> 지금 부모님들은 그냥 회사 잘 다니는 걸로 알고 계시겠네요.
◆ 희망퇴직대상자> 네, 아마 그럴 것 같아요.
◇ 김현정> 그러니까 뭔가 실력을 펴보지도 못한 상황인데 지금 이렇게 딱 찍어서 나가시오라고 얘기하는 것은 과연 옳은 것인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되는데요. 힘내시고요.
◆ 희망퇴직대상자> 네.
◇ 김현정> 너무 절망하지 마시고요. 반드시 해결이 잘 되리라 이렇게 믿어보고 싶습니다. 오늘 인터뷰 응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희망퇴직대상자>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