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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다시 한번 뵙고싶습니다
게시물ID : freeboard_119535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션.
추천 : 1
조회수 : 230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5/12/13 22:25:29
2005년 중학교 3학년
그 시기는 저한테 너무 힘든 시기였습니다
여러가지 악재와 사춘기가 겹쳐서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불안정한 상태였거든요
학기가 시작하기 전에 전학수속을 마쳐서 학생들은 아무도 제가 전학생인줄 몰랐습니다

중학교 마지막 학년쯤되면 또래 애들은 이미 어느정도 자신들의 무리가 있고
저는 몸이 좋지 않아 조퇴나 입원이 잦은 편이었습니다
친구들과 친해지기 조금은 어려운 조건.
그래서 졸업장을 받는 것 이외에는 크게 학교생활을 기대하지도 않았었습니다

근데 그런 제 생각과는 다르게 반 친구들 모두 좋은 애들이었습니다
제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제 병원비가 많이 들어서 저희 부모님이 힘드실거라며
자기들끼리 자진해서 돈을 100만원 가량 모아 저희 부모님 편으로 보내기도 하고
누구하나 배척하거나 괴롭힘 없이 뭔가를 해야할 때 이끌어주고 챙겨줬었거든요
어느 한명이 아니라 반 친구들 전체가 그랬었습니다
저에게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신선한 충격으로 남아있죠
 
특히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고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과 더불어 제 인생에서 가장 좋은 스승님이셨습니다

반에 학생들이 30~40명쯤 되면 일일히 한명한명 챙기기 어렵잖아요
저같은 경우엔 몸이 아파서 자주 조퇴를 한다는 등에 이유로 담임선생님들의 눈밖에 난 적이 많았었습니다
아예 관심을 안가지시거나 대놓고 싫어하시는 분들도 계셨고요
굉장히 서러웠던 순간이 가끔씩 있었습니다

그 때 저희 3학년 3반을 이끌어 주시던 '김상희' 선생님은 다르셨습니다
개인면담도 많이 해주시고 가끔씩 따로 불러서 제 건강상태나 기분을 많이 신경써주셨습니다
당시에는 감정기복도 매우 심한 상태라 무단결석을 하는 일도 종종 있었는데
그 때마다 별일 없었는지부터 걱정해주셔서 무사히 학교를 졸업할 수 있었죠 

가장 기억에 남는건 스승의날하고 일일카페 였는데
반 애들 결단력이 어찌나 좋은지 스승의 날 선물과 케이크, 이벤트를 다 준비해놓고선
당일에는 아무도 모르는척 능청을 부렸었습니다
운동장에선 몇몇 반 친구들이 싸우는 연기를 해서 선생님이 화가 나서 나가셨고요
그 때 창문 밖으로 반 애들이 몇날 며칠 매직으로 몰래 열심히 쓴 커다란 편지를 펼쳐서 한동안 떠들썩했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일일카페는 선생님과 반 친구들이 마지막 학년에 좋은 추억하나 만들자고 해서 나온 의견이었는데
학교복도에서 음식을 직접 만들어 팔아서 모은 돈으로
내년에 새로 입학하는 후배중에 형편이 어려워 교복 등을 사기 부담스러운 후배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사주자라는 취지로 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첨부한 사진은 졸업하기 전 선생님께서 직접 써서 학생들 한명한명에게 나눠준 편지였는데
다른건 몰라도 이건 절대 버릴 수가 없더라고요

부천 상도중학교 3학년 3반 담임선생님이셨던 '김상희 선생님!'
비록 그때보다 제 건강이 더 악화되서 밖에 나가는 것 하나도 조심스럽지만 
인연이 닿는다면 죽기전에 꼭 다시한번 뵙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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