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들어서 한국사 수능 필수화가 굉장이 이슈가 되고 있군요.. 일부분들은 다행이라는 입장이고 어떤 분들은 학생들의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입장으로 갈리고 있는 것 같네요.
당장 이 역게에서만 봐도... 우선 CaptainG 님와 중생구제 님의 의견이 갈리고 있군요..
두분들의 의견을 정리해 보면
우선 CaptainG 님은 "수능필수화가 역사교육의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라는 입장이시고
중생구제 님은 "현실적인 차원에서 수능필수화는 역사교육을 정상화 시킬 것이며 이는 역사교사의 역량에 의해 해결될 것이다."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 제가 뭔데 두분의 의견을 모두 정리하냐고요?
바로 제가 드리고 싶은 제 의견은 바로 두분의 의견의 절충선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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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사 시험 필수화 문제를 사고하는 시작점
이 문제에서 우리가 진정으로 겨누어야 할 대상은 무엇일까요? 단순히 수능의 필수화를 하고 안하고의 의견의 대립은 그저 외견상 들어난 표면상의 문제에 불과 합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살펴야 하는 것은 바로 역사교육의 목적과 현실적 문제입니다.
이 두 가지의 시작점은 사실 역사교육공학에 있어서의 핵심적인 문제이며 가장 많이 충돌하기도 하는 문제들입니다.
사실 위에서 제가 언급한 두 분들의 대립은 바로 이 두문제의 대립이며 동시에 가장 핵심적인 문제에 도달한 대립인 것입니다.
하지만 이 둘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입니다. 사실상 역사를 필수화 하는 것은 바로 이 역사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함이며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렇다면 두 가지의 시작점 중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대상은 어떤 것일까요? 바로 역사교육의 목적입니다.
2-1. 역사교육의 목적이 도대체 뭔데?
목적이 도대체 뭐냐고요? 간단합니다. “교사 혹은 학교 그리고 사회가 학생에게 역사를 교수함으로써 학생이 스스로 학습하여 성취하기를 바라는 대상”을 바로 역사교육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예 물론 다분히도 학생 스스로의 활동을 강조한 진보주의적인 목적론 이긴 합니다만..)
사실 역사교육에서의 목적은 꽤나 다양합니다. 흥미에서부터 상식의 도야 그리고 민족 주체성 확립 까지 그냥 가져다 붙이면 거의 모든 것이 목적론에 부합합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선호되는 것은 있는 법이지요..
바로 역사의식의 함양입니다.
역사의식이란 무엇일까요? 역사의식의 범주안에 들어가는 요소들은 다양합니다. ‘민족주체성’ ‘애국심’ 등등이 여기에 속하지요..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역사의식이란 역사적 사고를 의미합니다.
복잡하다고요? 그럼 이렇게 말해보지요.. 역사의식이란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의 시간의 순서에 따른 연대기를 파악하여 역사적 상상력, 탐구력 그리고 판단력을 기반으로 현재와 과거 그리고 미래에 대해서 이루어지는 일련의 사고과정” 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도 복잡하신가요? 그럼 아예 간단히 줄여서 이야기 해보지요. 역사의식이란 “내가 바로 살고 있는 현재가 곧 역사의 일부이며 내가 하고 있는 행위가 곧 역사의 일부이다. 즉 나는 역사의 주체다. 라고 인식하는 사고”를 의미합니다.
어떤가요? 이제 좀 이해가 되셨나요?
2-2. 한국사 수능필수가 역사교육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어?
그렇다면 역사교육의 목적을 한국사 수능필수를 통해서 달성할 수 있을까요?
대답은 “그렇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입니다.
뭐가 이렇게 주장이 실체가 없냐고요? ㄷㄷㄷ
“한국사 수능필수는 역사교육의 목적을 달성함에 있어서 필요한 조건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을 가지고는 달성할 수 없습니다.”
역사의식의 함양은 단순히 공부를 강요한다고 해서 성취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학생 스스로 학습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획득 되는 것입니다. 결국 목적적으로 시험을 강조한다고 해서 역사교육의 목적이 달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사실 이 문제는 현행 역사라는 학문의 교육과정적인 측면에서 발생합니다.
역사의식의 함양을 위해서 권장되는 수업의 방식은 바로 “역사하기” 수업입니다.
이 역사하기 수업은 탐구학습이나 프로젝트 기반학습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감정이입이나 추체험의 기회를 주고 그 과정에서 학생 본인이 역사의 연대기 속에 살고 있구나 하는 점을 습득 하는 수업 방식입니다. 즉 단순 지식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주출식(산파법) 수업이며 본인이 살고 있는 현재가 곧 역사이며 본인이 곧 역사주체로 역사는 남이 만든 것이 아니라 본인이 만드는 것이라는 의식을 가지게 하는 수업 방식이지요..
그런데.
현행 교육방식은 이 역사하기 수업을 채택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 이유야 현실적인 문제겠으나 단순히 목적론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현행 지식 주입식의 수업은 역사교육의 목적 달성을 이루기에는 많은 문제가 있다고 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지요.. (바로 CaptainG님의 의견입니다.)
결국 역사인식의 함양이라는 역사교육의 목적론적 입장에서 본다면 한국사 수능필수화는 그 수단이 될 수 없으며 전혀 관계도 없는 문제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현실적인 문제를 같이 대입시킨다면 조금 달리지게 되지요..
위에서 제가 수능필수화는 목적의 달성에 필요조건이라고 말씀 드렸지요? 맞습니다. 필요조건입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제 현실적인 문제를 직면할 수밖에 없습니다.
3. 한국사 수능필수화의 현실적인 문제?
현실적인 문제로는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사교육의 열풍 잠재우기(부담감의 축소), 학생들의 관심 재고가 있겠지요.
먼저 ‘학생들의 관심을 재고’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해결책이 무엇이 있을까요? 답은 이미 나와 있습니다. 바로 한국사의 수능필수화입니다. 당장 학생들에게 시험을 본다고 공지를 한다면 학생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지지 않을래야 안가질수 없게 되겠지요.
이제 다시 목적론으로 돌아가 보지요.. 역사의식의 함양? 좋습니다. 하지만 뭐가 되었든 학생에게 교수를 하고 학생이 능동적으로 따라 와줘야 될 것 아닙니까? 당장 교사의 교수기회 조차 박탈당한다면 역사교육의 목적이고 자시고 할 것도 없이 전부다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할 것입니다. 당장 지금까지의 수능을 보지요.. 역사는 서울대 지망생들의 전유물이었으며 하위권 학생에게 역사의 선택은 수능 멸망의 지름길 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느 누가 역사를 선택하고 관심있게 공부할 것이며 어느 선생님이 열정적으로 역사를 교수할 수 있겠습니까?(중생구제님의 의견입니다.)
결국 현실적인 차원에서 수능 필수화는 학생들의 관심을 재고하는 가장 경제적이고 현실적인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이루어지는 역사교육으로 그 목적을 달성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바로 필수화는 목적 달성의 필요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지요.
4. 그래서 니가 하고 싶은 말이 뭔데?
우와.. 뭔가 말이 길어졌네요 한번 정리를 해보지요.
우선 우리가 이 문제에서 가장 고려해야 할 점은 바로 ‘역사교육의 목적’과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그리고 역사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측면에서 역사의 수능필수화는 해결책이라고 할 수 없지요.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서 수능필수화는 역사수업의 전개와 학생들의 관심 재고라는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수능필수화는 역사교육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은 될 수 없지만 필요조선은 될 수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5. 결론
그러니깐 제가 드리고자 하는 말은 바로 이것입니다.
“수능필수화에는 동의 한다. 하지만 현행의 교육과정이 지속된다면 이는 결국 지금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역사교육의 목적을 위해서 수능필수화에는 동의 하지만 역사하기 수업을 할 수 없는 수업환경 상 결국 이는 기존의 역사교육의 문제점을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셈이며 그 본질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5-1. 또 다른 현실적인 문제
사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위에서 전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제가 언급했던 현실적인 문제중 하나인
사교육의 열풍 잠재우기(부담감의 축소)는 그대로 남아 있지요.. 여기서는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한 한가지 의견 개진을 해보고자 합니다.
사교육 열풍의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부담감입니다. 그것은 일종의 공포지요. ‘혹시 내가 이 과목을 잘 못하면 어쩌지?’ ‘혹시 내가 이 시험에서 떨어지면 어쩌지?’ 라는 공포가 우리를 덮쳐올 때 학생과 학부모들은 해결책으로 사교육을 찾아 나섭니다. 그리고 사교육계는 이러한 공포심을 부각시키고 이용하지요.
하지만 사교육은 긍정적인 현상이 아닙니다. 과도한 학원비의 비중은 이른바 기회의 평등의 원칙에 어긋나며 최종적으로 결과의 평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러니 사교육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사회 폐단중 하나라고 할 수 있지요.
수능필수화의 반대입장의 분들이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역사의 수능필수화로 인해서 학생들의 부담감이 커지고 결국 사교육을 불러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지요.
실제로 그럴까요? 결론부터 말씀 드린다면 “예 그렇습니다.”
특히나 역사과목은 그러한 부담감이 심함니다. 왜일까요? 바로 어렵기 때문입니다.
역사교육학자인 할람의 연구는 여기에 상당한 근거를 제시하는데, 그는 2차례의 실험을 통해서 학생들이 역사를 어려워한다는 것을 입증했습니다. 그 이유로 ‘역사는 어른들의 이야기다’ ‘역사는 과거의 이야기다’ ‘역사의 사실들을 언어로 표현하고 그것을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느낀다.’ 등을 들었지요. 물론 그의 연구가 후대에 가서 많은 면에서 반박 당했고 비판당했지만 최소한 역사라는 학문에 학생들에게는 학습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보인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입증할 수 있었습니다.
이 뿐만 아닙니다. 역사는 본질적으로 과거의 사실들을 앎에서 시작합니다. 바로 사실이라는 지식의 습득에서 그 학습을 시작하지요. 문제는 이 지식의 양이 과하게 많다는 것입니다. 다른 학문에 비할바가 아니며 특정한 일반적 법칙도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들을 유형화하여 기억하는데도 어려움을 경험할 수밖에 없지요.
중생구제님께서 본인의 주장에서 한국사가 필수가 된다면 전반적으로 난이도와 요구되는 지식의 수준의 낮아 질 수밖에 없다고 하셨는데, 물론 맞는 말씀입니다. 변별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겠지요. 하지만 시험 문제의 출제는 타당도라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타당도란 학습한 과목에서 그것들을 대표하는 사항들을 뽑아서 문제로 만들었는가 여부로 판단하는 수치입니다. 즉 대표성을 판단한다는 것이지요. 따라서 현행의 그리고 개정되는 역사시험을 치루기 위해서는 그 방대한 기본 지식을 기본적으로 암기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무엇이 되었든 다른 과목에 비해서 과도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해야 할까요?
저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 2가지의 개정을 주장하고자 합니다.
교육과정의 개정
수능시험의 개정
1.교육과정의 개정에 관해서는
제가 예전에 썻던 게시물 링크를 한번 남겨 봅니다. 비록 반대를 많이 받은 게시물이지만.. 일단은 제가 구상하는 개정의 형태를 적어 봤습니다.
2.수능시험의 개정에 관해서는
당락제를 제안합니다. 사실 의견도 위의 게시물에 적어놓긴 했는데..
간단히 소개하면 이런 것입니다. 수능과는 별도로 역사시험을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이 시험은 모든 대학 지망생이 반드시 응시해야 하며 일정한 기준 점수를 통과하면 대학의 진학권을 주는 시험입니다.
사실 수능 시험은 시험의 분류상 예비시험으로도 분류됩니다. 바로 대학에 가서 얼마나 잘 적응할 것인가를 테스트 하는 시험의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지요.. 사실 수능의 출제에 대학교수님들이 들어가는 것은 바로 본인들이 교수할 내용의 기초를 얼마나 알고 있느냐 하는 점을 테스트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런 측면에서 역사시험을 수능에서 분리시키는 것입니다. 이 역사시험은 대학의 진학권을 줄뿐이지 대학의 진학에 특별히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도 감소되고 자연스럽게 사교육의 열풍도 잠재울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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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정도로 제 의견은 마무리 짓겠습니다.. 대충 제가 하는 의견에 동의 하실지 모르겠네요.
하지만 이런 토론들이 최종적으로 역사교육을 발전 시킨다고 생각합니다.
어이쿠 어느새 새벽2시네요 아무튼 다들 좋은 하루 그리고 좋은 잠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