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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오베간 '초딩새끼 죽이고 싶다' 라는 글을 보고 나서...
게시물ID : animal_11361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꿈꾸는수의사
추천 : 15
조회수 : 835회
댓글수 : 19개
등록시간 : 2014/12/23 18:07:13
글을 남기신 분께 나쁜 감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다만 순간 느끼는 점이 생겨서 몇자 남겨봅니다. 

처음 그 제목을 보는 순간 공포게시판에 올라가야 할 글이 잘못 올라갔나 싶었습니다. 제목이 너무 자극적이였죠. 

글을 읽어보니 어떤 초딩이 한 철없는 짓에 분노를 느껴서 남기신 글이더군요. 네. 충분히 이해합니다. 저도 수의사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동물을 사랑하고 생명을 등안시 여기는 이 세상에 누구보다 큰 분노를 느낍니다. 하지만 고양이도 생명이고 사람목숨 또한 생명인데 죽이고 싶다라는 말을 어떻게 그렇게 쉽게 하시나요? 그리고 어떻게 그런 글이 추천수 100건을 넘나요??

제가 선비질 한다고 하실수도 있겠죠. 제가 난독증 환자도 아니고 죽이고 싶다라는 의미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만큼 분노가 치미신 거겠죠. 

하지만 한번 짚고 생각할 문제입니다. 그런 글 제목을 보고도 무심하게 추천을 누르신 분들이 있다는 사실이 전 더 소름끼칩니다. 댓글 보니 오히려 글쓴이를 칭찬하신 분도 계시더군요. 물론 글쓴이 분 대처는 참 잘하신겁니다. 그런데 그렇게 동물을 사랑하시는 고운 맘씨의 소유자가 왜 글은 그렇게 남기셨을까... 혼란스럽기 그지없습니다.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오유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들어오는 곳이 동게입니다. 어디든 문제점은 있기 마련이지만 동게의 큰 문제점은 소위 말하는 '개빠' '고양이빠' 분들이 불편한 행동들을 하신다는 겁니다. 동물복지. 중요합니다. 동물 사랑하는 맘을 가르치는 것 중요하죠. 하지만 그만큼 사람의 생명, 그리고 그 위치도 중요한겁니다. 이 선을 넘어서는 분들이 계신다는 겁니다. 주위에서 개빠, 고양이빠라고 손가락질 하는 부분이죠. 

병원에 있다보면 별별 고객들을 다 만납니다. 제일 힘든 분들이 동물을 오랫동안 길러봤다. 내 자식처럼 생각한다는 분들입니다. 아주 전문지식이 수의사를 능가하셔서 절 설득하고 계십니다. 하루는 급성 췌장염에 걸린 시츄를 데리고 오셨습니다. 3일정도 구토하고 밥을 안먹어서 설탕물 먹이다가 너무 아파해서 데리고 오셨다는군요... 하아... 이 시츄 3일동안 버틴게 더 신기합니다. 전해질 균형도 다 깨져있었고 별별 방법을 다해서 살리려 했는데 결국 입원 2일째 무지개 다리 건넜습니다. 근데 그 고객분의 말이 더 가관입니다. 자기는 정말 동물을 사랑한다. 그래서 집에 3마리 더 키우고 있고 공부도 했기 때문에 설탕물 먹이고 지켜보면 나을 줄 알았다. 

차라리 동물을 무던하게 좋아하시는 분들... 수의사 입장에서는 이런 분들이 더 고맙습니다. 잘 모르시니 병원을 의지하시고 그만큼 병원을 빨리 찾으시니 골든타임도 벌게되거든요. 꼭 소위 개빠이신 분들이 자기가 해볼거 다 해보고 안되면 병원데리고 오십니다. 씁쓸하죠... 

많이 주제가 벗어난것 같은데요... 제가 이 글을 남기게 된 이유는 뭐든 적정선을 지키자 입니다. 극단적으로 치우치는건 좋지 않아요. 동물을 사랑하는 만큼 사람도 존중해주고 서로서로 배려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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