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와 FA 양현종이 12일 첫 만남을 가졌다. 해외 진출에 전념했던 양현종이 일본 요코하마의 2년간 6억엔의 좋은 조건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KIA 잔류를 선언하면서 이제야 제대로된 협상 테이블이 차려졌다.
마치 원소속구단과의 우선협상 같은 느낌이다. 첫 만남이라 그런지 구체적인 조건이 오가지는 않았다.
KIA 오현표 운영실장은 12일 "양현종과 만났다"면서 "구체적인 조건은 내지 않았고, 천천히 협상을 진행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다음 협상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시간은 많이 있다. 이르면 이번주 내에 다시 만날 수도 있다"며 협상을 빨리 진행하지 않을 계획임을 밝혔다.
양현종이 KIA에 남겠다는 선언을 함으로써 KIA로선 에이스의 이탈없이 내년시즌을 치를 수 있게 됐다. 최형우의 영입으로 타선을 강화했고, 헥터 노에시와 재계약에, 왼손 투수 팻 딘을 영입해 마운드도 강화한 상황에서 양현종의 잔류는 큰 힘이 된다.
문제는 돈이다. KIA는 최형우와 4년간 100억원에 계약했다. 삼성에게 준 보상금까지 114억원을 썼다. 내부 FA인 나지완과 40억원에 계약했다. 또 헥터 노에시와 170만달러, 새 외국인 투수 팻 딘과 90만달러, 외국인 타자 버나디나와 85만달러에 계약하며 전력보강을 이뤘다. 2명의 FA에게 154억원을 썼고, 외국인 선수 3명에게 345만달러(약 40억원)를 들였다.
이미 많은 돈을 쓴 KIA인데 양현종이 잔류를 선택하면서 최형우만큼의 돈을 더 지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고 '굴러온 복' 양현종이 다른 팀에 가게 둘 수도 없다.
FA시장이 열리기 전 "양현종이 국내에 남는다면 꼭 잡겠다"고 의지를 표현한 KIA는 양현종의 잔류 선언 이후 "합리적인 선에서 계약 협상을 하겠다"라고 했다. 양현종에게 무조건적인 최고 대우를 해줄 수는 없다는 뜻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