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게 좋았다.
글 써서 밥 먹고 살 수 있으면 흔히 얘기하는 '자아실현'에 가까워 질 수 있다 생각했다.
그래서 글 쓰는 일을 직업 삼았다.
하지만 현실은 생각과는 너무나 다르다. 대학 때 쓴 글들은 술 한잔 마시고 내뱉은 신변잡기
혹은 그때그때 눈에 들어온 사회현안에 대한 인상깊은 칼럼에 대한 복붙이었다면
직업인으로 써야 하는 글은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남들이 쓰지 않은 글이다.
항상 소재가 없어 애가 타고, 생각하는 힘이 부족해 창의적인 글이 나오지 않고, 나보다 뛰어난 후배들 앞에 좌절한다.
하루하루가 괴롭고 힘들다. 성과 없는 나날이 이어질수록 좌절감이 커진다.
오늘은 또 뭘 쓰지, 내일은 또 뭘 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