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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온 자게이 아재의 넋두리 ...
게시물ID : phil_1132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멜론머스크
추천 : 16
조회수 : 1062회
댓글수 : 60개
등록시간 : 2015/05/12 13:18:46

 
가입인사로 조공을 바쳐야 하는데, 회사에서 글을 쓰게 되어 조공은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아재는 90년대 빌게이츠가 PC 시대의 황금기를 태동시키고, 스티브 잡스가 수렁에서 다시 부활하여 비상하는 것을 지켜본 세대입니다.

90년대 초/중반만 해도 공과대학을 나오면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고, 그런 선배나 일찍 졸업한 동기를 보면서 대학에 다녔습니다. 여행 자율화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부유층 학생들 위주로 배낭여행의 붐이 막 태동하던 시기이기도 했구요.

지나고 보니 참 버라이어티한 시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세대는 등록금도 100-200 만원 정도로 시쳇말로 노가다 판에서 방학기간 정도 일하면 해결할 수 있던 시절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시대를 살아온 아재는 요즘 젊은 학생들이 애틋하고 측은해 보입니다. 500만원이 넘는 비싼 등록금에 치이고, 일찍 찾아온 은퇴연령으로 부모님의 노후생활도 보장받지 못합니다. 더구나 결혼이라도 생각하려면 서울 아파트 전세는 1-2억에는 꿈도 못 꾸는 홈리스 처지가 되어버린 현실에서 서로의 성 정체성을 비난하는 사회 풍조가 양산되고 확대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된장/김치녀 등의 속된 표현과 그런 문화나 행동양식들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겠죠.

부모가 친일파거나 재벌,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라서 여유가 되면 자녀의 지위도 자연스럽게 그들의 행동양식을 닮아가는 현실, 그들을 비판하면서도 내면적으로는 경제력을 부러워하는 이중성을 지니고 있을 것입니다. 이 속에서 정체성의 혼란이 생긴다고 봅니다. 
애당초 교육 기회의 평등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대다수의 서민가정의 현실에서는 근본부터 불평등한 구조에서 박탈감은 더욱 심해 지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회적 구조 속에서의 동질감을 가진 사용자들이 일베, 오유, 자게이, 여시 등등의 커뮤니티 속으로 녹아 들어 각각의 정체성과 특징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치열한 대한민국의 천민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없는 것이 곧 “패배자”로 낙인되고, 나아가서 루저로 인식하고 있는 가치관도 각자 돌아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돈이 없는 것은 당연하며, 그런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갖지 말아야 하는데, 유교 문화의 바탕인지 많은 청년들이 청소년기에 독립심을 갖지 못하고 부모들의 가치관에 의존한 채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에 집중하여 살고 있지 않나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쉽게 말씀드려서 가장 밑천이 적게 소요되고 리턴이 확실한 것이 공부로 성공해서 의사/변호사/공무원 되는 것이 지고 지순한 진리로 여기고 있는데, 이는 뭔가 크게 착각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현재의 세태에서는 엘리트 교육에 의존하여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굉장히 낮습니다. 명문대에 진학하는 비율과 부모의 경제력의 상관관계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런데도 상당수의 부모들이 여전히 그 패러다임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강남에 있는 자녀들처럼 월 몇 백씩 투자해가면서 입시공부 시킬 형편이 되지 않으면 자녀가 공부에 엄청난 자질을 보이지 않는 한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한다고 진지하게 생각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재화가 생존의 기반이며, 돈이 삶의 존엄성을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수단임은 부인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은 는 자녀들에게 공부해라, 무슨 대학을 가라, 무슨 직업을 가지라고 노력하라고만 하지, 정작 삶에 대한 가치관이나 철학, 자녀가 인간으로써 행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 주지 않습니다.

 어린 나이부터 무임승차, 편법/새치기, 권력을 이용하는 법, 폭력으로 문제를 쉽게 해결하고 정당화는 법들을 가르쳐 왔기 때문에 자신의 인생을 위한 진실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사회나 모순은 있으며 사회적 모순을 핑계로 인생을 허비하지는 마세요.

 인생의 여정은 생각보다 길고, 당장의 돈 몇푼 보다는 하고 싶은 일에 꾸준히 투자해 나간다면 능력있고 성공한 금손 자게이 아재들처럼 언젠가는 세상이 당신의 노력을 알아 줄 날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친구가 현대자동차/삼성전자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연봉 5천만원 받는 것이 당장은 부러울 지 몰라도, 인생이라는 긴 시간에서 보면 불변할 가치도 아니며 더구나 중요한 일도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가치가 어디에 있느냐를 찾는 일입니다.

오유의 젊은 분들은 꿈을 가지고, 아직 꿈을 갖지 못하셨다면 자신이 행복할 수 있는 꿈을 찾고 가꿀 수 있는 노력을 부탁 드리겠습니다.
  
사회적 모순과 불평등의 관점에서는 저는 일명 좌익성향의 자게이를 등에 업고 있는 종북좌빨인데 이를 좀 순화시켜 근/현대사적으로 이해해 보고 싶습니다.

 통상적으로 생존의 문제에서 조금은 벗어나야 사회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작금의 시대는 가지고 있는 자가 더 빼앗으려 하고, 억압받는 자는 자신의 처한 상황이 돌아볼 생각조차 할 겨를이 없습니다. 생존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민지에서 벗어난 지 한세기도 지나지 않았고, 동족상잔의 내전을 겪은 지 반세기를 겨우 지났습니다. 그런 시대를 겪어내면서, 우리가 배운 것은 생존에 대한 본능과 욕구이며 이로 인해 오늘날과 같은 사회가 되었습니다. 영혼이 죽어버린 사회가 되어 버렸죠. 
내가 가진 힘과 권력의 도구를 어떻게 사용하는 지 배운 적이 없기 때문에 한 국가의 수장도 자신의 사리사욕과 이익을 채우기 위해서만 헛되이 권력이라는 도구를 사용하는 군상들만 가득한 미래의 세대에게 줄 유산이 아무것도 없는 빈 껍데기의 국가가 되고 있는 중입니다. 
 
 여러분들의 다양성만이 한국 경제를 제 2의 도약기로 만들 수 있고, 기존의 중공업을 바탕으로 한 재벌 위주의 경제체제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쓰레기와 같은 위정자와 정경유착의 관계가 없는 기업들이 힘을 가지고 대중들과 소통하고,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을 만들어나가야 변화할 수 있습니다. 네이버, 엔씨소프트 등의 IT기업에 기대를 걸었었는데, 이들 기업은 현실과 적당한 타협을 해 버리는 것 같아 씁쓸함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Don't Be Evil  - 구글의 모토입니다. 
 
그 이면에는 You can make money without doing evil - 나쁜 짓을 하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는 것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재벌의 틀을 깨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우리나라도 이런 기업들이 많이 탄생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달은 세월호 1주기였습니다. 

늦었지만, 국가기관의 제1 수칙인 국민을 보호하지 않는 국가에서 살고 있는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써, 억울하게 생명을 빼앗긴 수많은 어린 학생들과 끝까지 구조를 포기하지 않은 승무원, 그리고 유가족께 진심으로 사죄하고 애도를 전합니다.

가입인사로 두서없이 주저리 주저리 긴 글만 써 내려 간 것 같아 송구합니다만, 그냥 동 시대를 같이 살아가고 있는 감성적인 아재가 젏은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어딘가에서 소통하고 싶었다고 생각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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