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월, sbs에서 수도권 모 간부의 술자리 성희롱 사건이 보도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는 사실은 보도되기 전에 이미 알고 있었어요. 간부의 불쾌한 행동에 대해, 검사들 역시 여느 직장인들처럼 즉석에서 항의하거나 감찰 요청하지 못하고, 뒷담화로 그 간부를 잘근잘근 씹는 방법으로 분노를 풀거든요.
sbs에서 보도되자, 그 청에서 즉시 감찰 착수했습니다. 간부의 성희롱 유무를 감찰한게 아니고, 누가 sbs에 제보했느냐…콕 찍어서, 제가 sbs에 제보한 것을 전제로, ‘누가 임은정에게 말하여 sbs에 보도되게 했냐’를 해당 청에서 족치기 시작했습니다.”
족치기 시작했다는 표현이 꽤 인상적이다. 임은정 청주지검 부장검사가 4일 검찰이 발표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수사 결과를 접한 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쓴 심경 글은 눈여겨 볼만 했다.
조직 논리를 우선시하고, 상명하복과 보신이 일상화된 한국 검찰의 일면, ‘제 식구 감싸기’라 비판받는 이번 김학의 사건 수사 결과의 연원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글이기 때문이다. 설명을 이어간 임 검사는 글 말미 “허탈”, “망연자실”이란 심경을 적었다. 아마도 결과 발표를 접한 국민들도 같은 뜻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