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금쪽을 넘어서서 핑크다이아같은 지지배랑 사귀고 있는 여징어예요.
네 여징어예요.
저희는 만난 지 100일을 바라보고 있는 오래됐다면 오래됐고 아니라면 아닌 그런 커플이예요. 뭐 저희는 늘 어제 사귄 것 같고 그렇지만요ㅋㅋㅋㅋㅋ
저희는 같은 여자인데다 둘다 꾸미는 걸 되게 좋아해서 화장품이나 옷 헤어 악세사리 같은 얘기 많이 해요. 오늘은 그 애 선물을 사려고 핸드메이드 샵에 갔어요. 키 크고 다정하신 여자 직원분이 계시더군요 아무래도 핸드메이드다 보니 가격대가 조금 높긴 하더라고요 제가 딱 고르지는 못하고 맴돌기만 하니까 가격 때문에 고민한 걸로 아셨나봐요... 핑크다이아랑 사귀는데 이삼만원이 뭔 대수겠어요ㅎㅎ 다가오셔서 핸드메이드다 보니 가격이 좀 셀 수 밖에 없다고 해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그건 별 상관이 없다고 말했죠. 다만 저랑 취향이 많이 다른 친구라 뭘 좋아할 지 잘 모르겠다고 했어요. 전 빈티지한 스타일이나 에스닉을 좋아하고 그 애는 캐주얼한 걸 좋아하거든요...
그렇게 말씀드렸더니 같이 고민해주시더군요. 그러다 분위기가 너무 편안해져서(오늘 하루 중에 가장 편안했어요) 얼떨결에 제 여자친구 사줄 거예요, 라고 말했어요. 말하고도 아차 싶었죠 사실. 그런데 그 직원분, 아... 하시다가 그럼 스타일을 왜 몰라, 하고 웃어주셨어요
진짜 저 그 자리에서 울 뻔 했어요, 너무 감사해서...
아무리 고민해봐도 에이 이건 자기 취향이잖아, 그럴 것 같아서 결국 빈손으로 돌아왔지만 거기서 눈독 들여둔 반지가 있어요. 같은 디자인 두 개가 있었으면 사려고 했는데 그 디자인만 꼭 하나가 남았더라구요. 벼르고 있어요. 데리고 가서 사주려구요. 꼭 제 손으로 직접 끼워줄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