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체 심신이 건강하여 가위는 켜녕 꿈도 잘 안꾸던 고2때 일어난 작은 일을 쓰려고 하는데
직접 격은 경험담인데다가 필력이 딸려 좀 무섭지는 않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날 집에 일이 있어서 원래 10시까지던 야자를 9시까지만 하고 집으로 가려고 준비를 했습니다.
그 9시란 시간이 야자 쨀놈, 갈놈들은 다 가고 할놈들은 10시까지 할놈들만 남기에 9시에 교실밖을 나오니
순찰도는 선생님도 없고 학교에는 저 혼자 인듯 조용했습니다.
1층까지 슬리퍼 질질 끌면서 내려와서 유리로 된 문을 90도로 꺽어서 고정 시키고 신발을 갈아 신으려는데
갑자기 문이 닫혀서 '어어...' 하면서 어깨로 막으려는데 누군가 뒤에서 손으로 문을 잡아 줬습니다.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나 하려고 뒤를 돌아 봤는데............아무도 없었습니다.
생각 해보니 그 조용한 곳을 지나오는데 나 말고 다른 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누가 뒤에 올때까지 느끼지도 못한거 등등이 갑자기 소름이 돋아서.
얼른 자전거를 타고 집에 가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집이 살짝 외진곳에 있었기에 가는 길에 가로등도 한두개씩 나가있고 인적도 그리 많지 않고 차만 가끔 지나다니는 길이였습니다.
살짝 느낌이 좋지않아 빨리 가려는데 한 50m 정도 앞에 2년 가까이 이길을 다니면서 본적이 없는 자전거 한대가 앞에 가고 있었습니다.
가는 방향이 같은지 그 자전거 뒤를 따라가는 형태로 계속 길을 가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독감에 걸렸을때 감기약을 먹은듯한 느낌이랄까 갑자기 살짝 몽롱해지고 몸도 무겁고 말을 듣지를 않고.....
이건 아니다 저 자전거는 따라 가면 안되겠다고 생각은 하는데 몸이 알아서 움직이는듯한 느낌..........
그런 상태로 얼마나 갔는지는 모르겠는데 갑자기 옆쪽에서 아주 작게 경적소리같은게 들리는거 같아서
잘못하면 죽겠구나 싶어서 정말 온힘을 다해서 그냥 그 자리에서 넘어졌습니다.
넘어지고 나서도 멍 하니 있는데 운전자 아저씨가 나오셔서 막 뺨좀 치면서 괜찮냐고 물어보고 하니까 정신이 좀 돌아오고
괜찮다고 하고 일어나서 멀쩡한지 몸상태를 보고 있었는데
아저씨는 막 허둥지둥 차밑도 보시고 주변도 막 찾으시고 그러길레.
제가 아저씨께 어디 다치셨냐고 물어보니까.
오히려 저에게 물어 보시더군요.
'니 뒤에 타고 있던 친구 어디갔냐?' 고요.
저는 제 자전거를 보여주면서 뒤에 안장도 없고 혼자서 타고 왔다고 했는데 아저씨는 분명 뒤에서 누가 절 껴안고 있던걸 봤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몇분정도인가 더 찾아보고 잘못봤나 하고 아저씨께서 병원에 데려가려고 하는데 저는 집안일 때문에 가야 한다고 하니
상처나 좀 보자고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음료수좀 먹으면서 잠깐만 이야기나 하자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바쁘지는 않았기에 같이 따라 갔고 아저씨는 계속 경적을 울렸는데 왜 그리 정신 없이 자전거를 타냐고 물어보셨고.
저는 학교 나올때부터 사고나기 전까지 이야기를 아저씨께 들려드렸는데 아저씨 표정이 좀 굳어지시더라고요.
아저씨께서 하시는 말이 자기도 오늘은 손님도 별로 없고 기분도 안좋아서 일찍 가게문을 닫고 나오려는데
처음 보는 남자가 대뜸 "오늘 운전할때 조심하십시오. 정신을 똑바로 차려야 합니다. 제말 꼭 명심하십시오."라고
말하고 바로 제갈길을 갔다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미친놈인가 싶었는데 찝찝해서 진짜 눈 똑바로 뜨고 평소속도 반만 내면서 운전해서 절 안친거 같다고 하시더군요.
그런데 그말을 듣는데 이번에는 제가 소름이 돋아다고 할까 뭔가....갑자기 모든게 이해? 정리? 뭐라할까 진짜 갑자기 뭔가 느껴졌습니다.
제 표정이 굳은걸 보고 아저씨가 왜 그러냐고 물어보셨는데 제가 대답을 하니 둘다 말도 없이 미묘한 얼굴이 되었습니다.
"오늘이 아버지 제사예요."
여담입니다만
그때일을 계기고 그 아저씨랑 친해지고 현재는 그 아저씨가 하는 피씨방에서 3년째 일하고 있습니다.
다시 만났을때 아버지 사진 보여 주면서 혹시 기억나냐고 물어보니 당최 뭐 하나 기억나는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남자인건 기억 나는데 대머린지 장발인지 나시를 입었는지 긴팔을 입었는지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고 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