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출신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용인정)이 최근 불거진 '여경(여성경찰관) 무용론'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그는 2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 1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왔던 '대림동 경찰관 폭행사건' 제목의 동영상으로 촉발된 '여경 무용론'을 비판했다.
해당 영상에는, 2인 1조의 남녀 경찰관이 지난 13일 밤 서울 구로구 구로동의 한 술집에서 난동을 부리는 남성 주취자 2명과 대치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영상 제목은 '대림동'이었지만 실제 사건은 구로동에서 일어났다). 이 때 여경은 남성 주취자를 제대로 제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경찰은 논란 직후 당시 현장의 풀영상을 공개하면서 '해당 여경이 현장 대응 메뉴얼에 따라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대부분 여경의 신체능력에 초점을 맞춘 문제제기다.
이에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부산 해운대갑)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전 세계 여경, 아니 동양권 여경과 비교해볼 때도 한국 여경 체력 검사만 크게 부실하다"며 "여경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체력 검사 기준부터 아시아권의 보편적 수준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와 같은 당 소속인 경찰 출신 권은희 의원(광주 광산을)도 이날(20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주취자 제압) 상황 자체에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여경의 체력과 진압능력에 대해서는 경찰에서도 지금 다시 한 번 재고해야 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찰 업무 중 70%가 소통·중재... 경찰 권한 존중하는 사회가 먼저 돼야"
그러나 표창원 의원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이날(20일) "남자 경찰관도, 무술 유단자라 하더라도 취객 한 분을 혼자서 제압하기는 대단히 어렵다"며 "(일선에서 일했던 당시) 저도 태권도 2단, 합기도 2단에 육체적으로 밀릴 게 없는 사람이었지만 취객 1명을 제압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즉, 지금의 '여경 무용론'이 과도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구체적으로 "그것(주취자 제압)만을 따로 놓고 해당 경찰관에 대한 어떤 자격 유무라든지, 또는 이것을 확대시켜 여성 경찰관 전체로 (자격 유무 논란을) 확대시키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여경 무용론'에 대해서는 "현재 세계 경찰의 흐름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 역행하는 것"이라며 "경찰 직무에 대해서 여전히 오해들이 많아서 생겨난 부분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표 의원은 "경찰 업무 중 육체적인 물리력이 사용되는 업무는 30% 미만이다. 70% 이상은 사실 피해자나 민원인의 말씀을 듣고 피해 상황과 갈등을 조정, 중재하는 소통"이라며 "미국에서 연구한 결과, '남성-남성(경찰)' 2인조가 현장에 출동했을 때보다 '남성-여성(경찰)' 2인조가 출동했을 때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는 비율이 훨씬 낮아진다는 보고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성 가해자, 여성 피의자의 경우에는 여성 경찰관이 압수, 수색을 해야만 성추행 문제가 안 생긴다. 그래서 (한국에서) 여성 경찰관의 수는 현재도 상당히 부족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여경에 대한 신체 검정 기준이 부실하다는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접근 방법의 차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시민들의 가장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영국 경찰의 경우, 채용 시험 중 체력 부분에 있어서 최저 체력 기준을 적용한다"며 "경찰 업무에 필요한 체력과 기술은 경찰관이 된 이후에 훈련을 통해 갖추도록 하겠다는 것이 영국 경찰의 기본 태도"라고 밝혔다.
이어, "경찰관이 언제나 상대방보다 힘이 세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렇다면 법과 경찰의 권한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는 것이 일단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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