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인가, 아빠와 2분 남짓하는 전화를 했다. 못난 딸이라 연락 한 번 하기에 수십번의 고민을 하고 수일이 걸린다.
이혼 후 엄마는 애인과 우리와 같이살고, 그걸 아는 아빠는 더 이상 명절에도 먼저 연락할 수 없고 명절에도 볼 수 없었다.
친한 친구에게 이용당하고 사기를 당해 1년동안 월급을 받은 적도 없고, 그 후로 몇개월간동안 힘들었다. 둘쨋딸은 아빠를 보려고 하지도 않았고 연락도 하지 않았다. 용돈 한 번 주기 힘들어져 선뜻 만나자라는 약속도 어려워졌음을 나는 알고있었다. 내가 연락을 해도 되는게 맞나, 아빠 상처만 더 헤집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했었지만 그게 아니라는 사실을 이젠 안다.
아빠 생각만 하면 눈물부터 나고 마음이 짠해져 전화를 하면 늘 통화중에 목소리가 떨렸던 나지만 오늘은 그러지 않았다. 전화를 마치고 눈물이 났다. 아빠의 일이 드디어 잘 풀렸기 때문이다.
아빠가 고모한테도 한 번 연락하라며 문자로 보내준 내용은막내라는 딱딱한 두 글자와 번호였다. 그 모습에 살풋 웃음이 났지만 다시 나는 울 수 밖에 없었다. 무뚝뚝한 아빠의 핸드폰에 나는 보물1호라고 저장되어 있음이 떠올랐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