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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셨어요
게시물ID : gomin_155455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똥묻은개미
추천 : 6
조회수 : 611회
댓글수 : 6개
등록시간 : 2015/11/26 02:04:21
오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어렸을적 이혼 하시고 저와 누나는 아버지와 셋이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누나와달리 저를 항상 모질게 대하셨고
아버지에게 맞는 소리에 이따금씩 집에 경찰이 찾아오기도 했어요
고등학생이 되던해 저와 누나는 자그마한 원룸을 구해 독립을 하였고
저는 고등학교를 포기하고  머릿속의 아버지는 나쁘고, 못된 사람으로 기억한채
일찌감치 사회생활을 시작했어요
눈치챈지는 몇칠 안됐어요 누나가 제게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걸
이제 누나한테 들었어요 우연히 아버지와 마주친 누나가
고시원 방세도 못내며 부쩍 늙고 말라버린 아버지가 가여워
얄팍한 주머니 신세에도 가진돈을 몽땅 쥐어주고 왔다는 사실을요
끼니도 재때 챙기지 못하고 추운 겨울날 방세도 밀린 작은 고시원 골방에서
담배와 국수로 생활을 하시다
폐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 누나가 병원에 데려갔지만
이미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건강보험 혜택을 전혀 받지 못했대요
이삼일 입원하여 간단한 검사 몇가지 받는데에 200만원 넘는 병원비가 나왔나봐요
누나도 아직 나이가 어려 감당하기엔 큰 액수였고..
미안하다고.. 말하여 어쩔수 없이 퇴원을 시키고 통행치료라도 꼬박꼬박 잘받으라고 할 수 밖에 없었대요
그사이 누나는 각종 과태료 및 벌금 등을 처리하며 주민등록을 복귀 시키기 위해 노력했나봐요.
헌데 오늘 경찰에서 누나한테 아버지 사망소식을 전했고
이모든 사실을 저도 이제서야 듣게 됐어요
병원으로 가는 동안 누나와 저는 말이 없었어요
저는 아무런 감정도 어떠한 생각도 쉽사리 들지 않았어요
아버지의 시신을 보기 전까지는요  
그순간 얼어있던 가슴속 무언가가 순식간에 녹아버리면서 눈에서 눈물이 펑펑 났어요
하지만 저를 더 슬프고 가슴아프게 만든건
돈이 없어서 장례를 못한다는거에요..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받고.. 이젠 돈이없어서 장례를 못해요..
대학병원에 시신을 기증하는 방법밖에 없어요..
비록 어렸을적 나에게 모질던 아버지라지만..
그래도 아버지 인걸요..
추운겨울날 고시원 골방에서 혼자 눈도 못감으시고 돌아가신걸 생각하면
마음 같아선 올사람은 없어도 장례라도 성대하게 치뤄드리고.. 마지막 가는길
외롭지 않게.. 해드리고 싶어요.. 하지만 돈이없어서
원치않는 시신기증을 해야해요
너무 슬퍼요 등좀 두드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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