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구제 개편을 앞둔 역사적 장면이어서 정말로 웃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터지는 웃음보를 참을 수 없었다. 그들은 나름 얼마나 진지했겠나? 스크럼을 짜고, 팔뚝질을 하고, 비장한 표정으로 투쟁가(애국가)도 부른다.
그 당의 원내대표 손에는 ‘빠루’라고 불리는 쇠 지렛대까지 들렸다. 덕택에 온 국민이 ‘빠루’의 표준말이 노루발못뽑이(자세히 보면 지렛대가 노루발과 닮았다)라는 사실도 알게 됐으니 자유한국당의 이번 투쟁(응?)은 성과가 아예 없었던 것도 아닌 셈이다.
그들은 나름 진지했는데, 관전자 입장에서 웃음보가 터진 이유는 그들의 행동이 너무 어색했기 때문이다. 팔뚝질을 해 본 사람은 이 말의 의미를 알 것이다. 팔뚝질에 무슨 정해진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집단이 모여 팔뚝질을 하면 하나의 일체된 모습이 갖춰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혹자는 하늘을 향해, 혹자는 눈앞을 향해, 혹자는 어깨 수평 방향을 향해 제멋대로 팔뚝을 휘휘 내젖는다. 팔뚝질이란 집단의 결의를 다지는 퍼포먼스인데, 그들의 팔뚝질을 보고 있노라면 ‘저래서 결의가 다져지겠나?’ 싶은 걱정이 앞선다.
한 가지는 인정한다. 그들의 이번 투쟁에는 절박함이 느껴졌다. 해본 적이 없어서 어색했을 뿐, 그들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도 비장했다. 왜 안 그랬겠나? 선거구제 개편에 그들의 밥줄이 달려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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