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호가 정 들었던 그라운드를 떠난다.
2000년 SK 와이번스에서 데뷔한 뒤 올시즌까지 프로 생활을 했던 좌완투수 이승호(36)는 올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하기로 결정했다.
이승호는 창단 직후 별 볼 일 없던 SK의 '자랑거리'였다. 고졸 신인으로 프로에 데뷔한 뒤 첫 해 42경기에서 10승 12패 9세이브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등극했다. 그 해 열린 시드니 올림픽 때는 대표로도 뽑혀 동메달까지 목에 걸었다.
2001년 페르난도 에르난데스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루며 14승(220⅔이닝)을 올린 이승호는 2004년 15승 고지까지 밟았다. 이후 부상으로 인해 재활을 이어갔지만 2008년 재기에 성공하며 2011년까지 SK 주축 불펜투수로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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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호는 올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SK로 돌아오며 마지막 불꽃을 태우려 했다. 하지만 1군 등판 없이 퓨처스리그에서만 23경기(2홀드 평균자책점 4.80)에 나선 뒤 은퇴를 하게 됐다. 프로 통산 428경기 75승(3완봉) 69패 41홀드 23세이브 평균자책점 3.94.
이승호는 "많이 아쉽고 시원섭섭하기도 하다"며 "SK 창단 첫 경기 세이브, 신인왕, 한국시리즈 우승 등 좋은 기억이 많이 남는다. 다만 최근 4년간 1군에서 많이 뛰지 못해 그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돌아봤다. 이어 향후 계획에 대해서는 "지도자쪽으로 생각하고 있다. 공부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도 전했다. 그는 "20살 때부터 인천팬분들을 비롯해 많은 사랑을 주셔서 힘과 도움이 많이 됐다"며 "사랑 주셨던 것 평생 간직하겠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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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고, 누군가는 아쉬움을 삼킬 때...누군가는 그라운드를 떠날 결심을 한다는 게 참 서글프네요.
두산이 한창 가을야구 들러리일 시절에 SK랑 붙을 때면 늘 두려운 투수였는데 여러모로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