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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태 살면서 함께했던 동물들
게시물ID : animal_14667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SlamEagle
추천 : 4
조회수 : 474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5/11/24 16:27:40
현재는 직접 기르는 동물이 없으므로 음슴포함

난 80년대 초반의 경주 촌동네에서 태어났슴.

내 기억으로 가장 처음으로 함께했던 동물은 아버지가 키우던 사냥개였슴. 

그때는 그냥 포인터라고 불렀는데 달마시안처럼 생겼던걸로 기억함. (너무 어릴때라 이젠 어찌 생겼는지도 가물함......) 

아버지가 사냥철만 되면 데리고 나가서 꿩도 잡아오고 하면서 그렇게 살았는데... 
 
사실 그때는 집에 "개"가 있다는것만 알았지 애완동물이나 그런 개념은 없었슴....  

여튼 그렇게 있다가 내가 6살쯤이었나? 사냥을 갔다온 뒤 개가 시름시름 하다가 두달정도 버틴후 조용히 숨을 거두었습... 

이미 그때 나이가 열몇살이라고 기억하고 있으니...아마 늙어서 죽었을거라 생각됨...이대는 여전히 코흘리는 오징어라서 아무 느낌도 없슴.

 
그러다가 내가 9살때쯤이었나, 할아버지가 뒷산에 가시더니... 토끼를 잡아옴...  
지금 생각해도 귀여웠음. 한 몇달 정도 나랑 누나랑 밥주면서 헤실헤실거리며 웃던게 기억남. 

허나...!... 어느날!!........학교를 다녀오니.. 토끼가 집에 없는거임..  그래서 할머니에게 물어보니 밥줄려고 잠깐 우리를 열었는데 도망갔다고 했슴... 
어쩔수 없지하고 시무룩하며 저녁을 기다리는데... 간만에 고기가 있는거임!!....  겁나 맛나게 먹었슴 (......님들이 예상하는 그거 맞음),, 

그리고 그 다음날 이었나.. 집에 조그만 창고가 있는데... 거기에 뭐 가지러 들어갔다가 입구 천장에 매달린 뭔가 시뻘건거를 보고 혼자 놀래서 울다가 할머니가 오심... 그리고 그걸 치워주시는데................거기에 살짝보인 우리 토끼귀 (살짝 찢긴 상처가 있었슴)을 보고.... 할매 미워!!를 외치며 도망감....


 그리고 11살에 외국으로 이민을 왔슴.  
이민온 동네가 조용하고 깔끔한 동네라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놀다보니, 현지 분들도 첨보는 외국애들이 와서 놀러다니니 예쁘게 봐줬나봄. 

우리 앞집에 노부부가 살았는데 애들 이제 다 출가 시키고 집에 허스키 혹은 말라뮤트를 키우고 있었슴 (너무 예전이라 기억이..그때는 그냥 북실북실한것만 기억이 남). 난 살며 처음으로 개가 집안에 들어간다는걸 보고 경악하고, 이렇게 이쁜개가 있나 싶어 또 경악하고, 개한테서 그 동물냄새가 거의 안난다는것에 또 경악함. 

그때 처음으로 애완/반려 동물의 개념을 알게됨. 
 

렇게 있다가 우리집도 개한마리를 키우게 되었슴. 어디서 사오거나 한건 아니고 몇일전부터 자꾸 집근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는 집에 일해주는 아줌마 (메이드와는 다르다!!! 메이드와는!)의 말에 따라 집 주위에 나무덩굴이랑 뭐 그런걸 치우면서 확인하는데.......... 

누렁이 한마리가 임신한채로 누워있는거임..... 

그때 엄마가 "내 짐승 아니라도 새끼를 뱄으면 잘해줘야된다"고하며... 

일단 우리집 마당에 나무로 집만들어주고 밥도 주고 (그때는 우리집 모두가 사료의 개념이 없었슴... )하면서 새끼를 나음. 

5마리가 나왔는데 의외로 길멍이같은 느낌이 아니라 좀 잘생김. 얘네 엄마 (달숙이라 이름지음)도 살이 좀 오르고 하니 꽤 이쁨. 

그래서 룰루랄라하면서 달숙이 자식들은 여기저기 입양도 보내고 (멀리도 안보내고 그냥 동네 사람들에게 보냄) 그렇게 사는데.. 

1년쯤 지났을때.. 달숙이가 교통사고를 당함.....집에서 테레비 보는데 갑자기 집앞에서 사람들이 웅성웅성거려서 나가보니....

달숙이가 피를 토하면서 누워있었슴.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 몰라서 그냥 쓰다듬고만 있었는데...한 5분쯤 지났을까... 더이상 달숙이가 숨을 안쉼...

동네에 공터가 많아서.. 적당한 터를 잡아서 얘를 묻어주긴 했는데... 사실 그때까지는 별 느낌이 없었슴.... 
그런데 집에 돌아와서 달숙이네 집을 보면서 괜히 슬퍼지기 시작함... ..
집이 텅 빈 느낌이라고 해야되나.. 우리가족 전원이 그렇게 느꼇고... 한달정도 괞히 슬퍼하며 지냈슴... 

그러다가 갑자기 어느날 우연히 3달정도 후

이제 달숙이 집도 치워야지 하는 아빠의 말에 마당으로 나갔는데 아빠가 개집안을 보더니 엄마랑 누나를 불러오라는 거임.. 그래서 불러왔는데...
집안을 보라고 함.... 봤는데.....

좀 허연 고양이가 임신을 한채 거기 누워있었슴....그때야 "오앙 고양이다"이랬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놈도 얼마나 마음 조렸을지......... 
맨날 사람들 왔다갔다하고 무서워서 찍소리도 못하고 음식 쓰레기 나오면 그거조금씩 먹었을텐데....

여튼 그렇게 그놈이 우리집의 멤버가 되었슴... 남편도 가끔 찾아오는데 이놈은 까만색과 흰색이 섞인 놈임.

그래서 커플로 이름을 연탄&집게로 붙였슴.
그렇게 조금 지나가 집게는 5마리의 엄마가 되었슴.그렇게 한달정도 지났을까 한놈이 좀 이상함. 

항문으로 뭔가 주욱 나와있어서 동네앞에 동물병원으로 가니... 탈장이라고 함.. 이거 수술 안하면 죽는다고 함...

결국엔 수술하고 돈을 지불함...왜 돈 얘기가 나왔냐면.. 내가 여기서 물갈이한다고 일주일동안 먹지도 못하고 물만 마시면서 있었는데.. 

그때 병원서 링겔을 한방 맞았는데 그게 한 3만원 정도 나왔거든... 그런데 얘 수술비가 5만원이었어...  

그런데 어쩌냐.... 달숙이가 앞에 아른거리는데....

 
그렇게 키우다가 우리가 이사를 가게됬는데... 아파트로 가게 된거야.. 거기선 동물금지더라고... 

그런데 다행히 우리집 일하는 아줌마가 자기 이번에 고향에 내려갈거라면서 고양이를 데려가주겠다는거야.. 

그래서 우리가 배도 일등석으로 구해주고 동물태우고 하는 그럼 비용까지 다 해줬어.. 한번씩 고양이들 잘 있다고 사진붙여서 편지도 써주더라..


 그렇게 아파트에 살다가 나는 군대때문에 한국으로 나왔어. 내가 한국에 8년을 나와있었는데.... 이게 좀 꼬여서....

 첫6년을 이것저것하는데 보내고 마지막 2년째에  군대를 끝냈어..원래는 그 반대였어야 하는데... 

여튼 6년동안 일하고 알바하고 노동하고 돈벌고 그렇게 사는 중에 개를 한마리 삿어.. 

한국 가자마자 삿으니까 나랑 5년정도 지냈어...왜 5년이냐면..... 군대가는동안 동물 좋아하시는 큰아버지가 맡아주셨거든...

말라뮤트를 한마리 삿는데... 이게... 새끼때는 겁나 귀여운데... 아니.. 말이 좀 이상하네.. 새끼때도 겁나 귀여운데 크니까 귀엽긴 한데 겁나커..... 

일하고 돌아오면 반갑다고 내 어깨에 앞발을 걸치는데... 

시밤.. 무슨 바티스타 밤 맞는 느낌이야... 그래도 집 근처에 강이있고 그 주위로 공원도 있고 해서 나 퇴근하고 오면 두시간 세시간씩 둘이 나가서 벤치에도 앉아있다가 뛰기도 하다가 그렇게 산책하고 오기도 하고, 집에 날 더울때 선풍기 틀고 있으면 이놈이 내 앞에와서 인터셉트를 하질 않나, 청소기를 돌리면 일주일에 한번씩 팩을 갈아야 하질 않나...... 

그래도 그렇게 살아보니까.... 왜 사람들이 애완동물에서 반려동물로 부르는걸 바꾸자는지 이해는 할수있을것같다... 
뭐 난.. 개인적으로는 동물은 동물이지, 사람한테 처럼 해주는건 좀 그렇지 라는 쪽이긴한데.. 뭐 그건 됬고...

내가 공익 가면서 내 스쿼틀 (squirtle... 왠지 컬러링이 비슷해서..)은 헤어졌지.. 

동물 좋아하시는 우리 큰아버지가 맡아주겠다고 해서 걱정은 없었지만......

그래도 한번씩 휴가때마다 가보면 반갑다고 나한테 바티스타 밤을 날려대곤 했어...  

소집해제를 한 후에 가족이 있는 외국으로 돌아갈려고 한국에 있는것들 이것저것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우리 스쿼틀도 데려가야지 싶어서 큰아버지 집에 가봤더니... 애가 너무 혼자라서 외로워 한다고 말라뮤트를 한마리 더 사놓으셨네... 
우리 스쿼틀은 남자애고 여자애를 한마리 사오셨더라고.......

옛주인은 모태솔로인데.. 저놈은 중매로 혼전동거부터 한다고 큰아버지네 막내가 뭐라 그러길래 배를 붕권으로 쳐버리고...

큰아버지한테 우리 스쿼틀 잘 부탁드린다고 하고 거기 두고 왔어... 이제 저놈도 나이가 드는지 덩치가 조금씩 쪼그라들더라... 

한국에 한번씩 갈때마다 눈에띄게 쪼그라들어.....


 공익생활은 기념공원 비스무리한곳에서 했는데.. 여기에 좀 큰 인공연못이 있었어.... 그리고 잉어가 겁나 많았지.....

매표소에서 보통 매표일을 했었는데... 우리는 건빵도 팔았어.. 입장객들 사서 들고 들어가서 연못에 뿌리면 잉어들이 달려들거든.. 

내가 10월쯤에 시작을 했는데.. 날이 점점 추워지고 그다지 사람들이 자주 올만한곳도 아니라서... 잉

어들이 밥을 많이 못 얻어먹더라고..  그래서 뭐....... 아침저녁으로 건빵 한봉지씩 내돈으로 사서 뿌려주고 그렇기 키웠는데.....

경주 안압지에서 공무원들 오더니... 어우 여기 잉어들 팔팔하네 하면서 잡아가더라.... .......싀밤 내 새끼들...ㅜㅜ...
 

 그리고 외국으로 돌아와서 대학생활을 하는데.. 혼자 자취하니 또 외로워 지드라.....그래서 여기 동물거리라고 부르는 큰 동물시장엘 가봤어....

거긴 진짜 없는게 없더라....  가게주인이랑 얘기를 하다가 뭐 필요한거 있으면 구했주겠다는 말에 돌고래도 되냐고 물으니... 

가격만 맞으면 언제든지 구할수 있다네... 무서운 곳이더라......

그렇게 쭉 돌아보다가 키워보고 싶은 동물이 몇 종이 나왔어... 부엉이,고양이,앵무새,고슴도치,고래상어.  

뭐 결국 자취방이 아파트형식이다 보니 고양이로 결정됬지만....

암놈 러시안 블루였는데... .. 너무 얌전해서 오히려 에피소드가 없어,... 

그냥 되게 평범하게 무릎위에 올라와서 누워있고 잘려고 누우면 다리사이에 자리 잡고 있고 평범하게 안고 있으면 그냥 자버리는 놈이었어.

둘이 잘 살다가 나는 모종의 이유로 호주로 워홀을 가게 됬지.... 그리고 나의 스탈리나는 누나와 함께 살게됬어..... 그리고 돼지가 되었지......

호주에서는 1년만 있을계획이라 동물을 키우진 못했어.. 다만..... 집앞에 작은 만남의 장소 같은게 있었는데...

호주는 알다시피 지붕이 있는곳 아래에선 담배를 못펴.. 그래서 담배가 땡기면 거기로 나가서 피고 오고 했는데.. 

가끔씩 나갈때 과자들고 나가서 뿌리면.. 앵무새들이 날아와서 먹더라........이게 호주의 위엄인가 싶드라.....

그렇게 날들이 지나고 여기로 돌아와서 스쿠바 다이빙샾에서 일하는데 우리 밑쪽에 가게에서 키우는 리트리버가 있었어....

이름이 앵커 였는데 왔다갔다 하면서 먹을것도 던져주고 손님없는날에는 같이 바다에 들어가서 뭐 물어오기 하면서 놀아주고 그렇게 친해졌는데... 

얘가 내 생명을 구했어... 진짜로...

그날 손님들 델고 들어가서 체험 다이빙을 마치고 손님들 먼저 올려보내고, 우리가 쓰는 다이빙 포인트 정리하고 나갈려고 잠수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배가 겁나 아픈거야... 진짜 미친듯이.. 그러면서 입으로 뭔가를 토했는데 뭔가 뻘건거 토하고,.... 진짜 눈이 캄캄해지고 맛이 갈려고 하는거야... 

이거 죽겠다 싶어서... BCD에 공기 만땅으로 채우고 떠서 휘슬을 불려고 하는데 몸이 안움직이는거야... 

갑자기 엄청 추워지고 의식이 저멀리 나가는 느낌이 오는데... 갑자기 우리샾 스태프들이 나타나서 나 들고 병원으로 보냈어.... 

나중에 병원서 진통제맞고 겨우 정신 돌아와서 어떻게 된거냐고 물으니 앵커가 갑자기 미친듯이 바다쪽을 보면서 짖드래 그러고 갑자기 바다로 뛰어들더니 수영을 하길래 왜 저런가 보니 내가 바다에 떠서 그냥 가만히 있더래.. 

그래서 우리 스태프들이 들어와서보니 난 둥둥 떠서 눈 풀려있고 온몸을 달달달 떨고 있어서 병원으로 데리고 왔다는거야.... 

왜 아팠는지는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bestofbest&no=221270 이거 참조해서 보고...

그래서 일단 잠깐 몸을 추스르고 한국에 수술 가기전에 앵커한테 최고급 스테이크주고 갔어.. 

그렇게 수술하고 다시 여기로 돌아온게 올해 4월이야...

지금은 아시는분 집에 얹혀서 있는데..  여기는 골든리트리버가 있어.... 사람만 보면 반갑다고 달려들어서 부비는애지.....얘는 평범한데 문제는......

집에 닭 두마리 병아리 3마리가 있어.....

어찌된건지는 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humorbest&no=1153752 참조..

병아리들이 겁나 빠르게 자라.... 좀 빠른놈은 벌써 날개에 색깔이 올라오기 시작했어... 이제 나오지 말라고 쳐놓은 울타리도 넘고 막 그래...

그래도 보다보면 참 이뻐....밥 주러 가면 손가락 옆에서 삐약삐약 거리는것도 이쁘고..


그런데... 이 글 어떻게 끝내지?...........그냥 갑자기 옛날부터 같이 있던 놈들이 기억나서 쓴거긴 한데.....
 
에라 모르겠다..

 
 결국 동물은 동물이야... 사람은 아니지.... 그렇다고 해서 내 인생안에 사람만큼 크게 자리잡지 말라는 법은 없어.    
출처 나의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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