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이제 통합과 치유의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비극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어제 유승민의원이 세월호 5주기를 맞아 학생들이 내 아들 같아 슬펐다면 페이스북에 쓴 글입니다. 이 말들은 다 진심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에는 전제가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에 진실 규명과 그 책임자에 대한 처벌" 이런 지적을 하면 수사도 재판도 처벌도 다 끝났는데 뭐가 남았다는 건가? 라고 항변을 하겠죠.
여전히 이 사안이 거론되는 건 정치권이 유가족 슬픔을 이용해 박근혜 정부를 공격하는 소재로 삼기 때문이다. 이렇게 믿고 있을 테니까? 유가족들이 참사 당시 정부 책임자 17명의 명단을 공개하고 재수사와 처벌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당사자들에게 직접 물어 보지도 않았을 테니까? 그럼 그렇게 말 할 수 있습니다. 모르니까?
국내기관은 물론 네델란드 해양연구소에서 조차 정부가 발표한 AIS(선박의 위치, 침로, 속력 등 항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는 첨단 장치)대로의 침몰 항적은 단 한번도 재현된 적이 없다는 것도 모르고, 당일 평형수는 충분했으며 당일 화물이 평소보다 적었다는 게 특조위와 선체 조사위에서 밝혀진 것도 모르고, 특조 2기에서 세월호에서 수거된 DVR이 왜 바꿔치기 됐다고 하는지도 모르고, 무엇이 여전이 문제인지 모르니까?
보수정치권 절대 다수가 모를겁니다. 모르니까 그러는 거라고 저는 이해하려고 합니다.
그러니 그런 분들에게는 "모르면 가만히나 있으라"는 선인들의 조언을 권하는 바입니다.
김어준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