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읽고난 느낌이 음.. 이었기 때문에 음슴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이 소설을 우연히 읽게 되었음
우연히도 소설속의 김지영 부부는 본인과 비슷한 세대임
소설은 전지적 여성시점에서 바라본 대한민국을 묘사하고 있음
작가는 그래서 여성 김지영을 주인공이지만 일상적인 주변인처럼 묘사하고 있음
또한, 작가는 김지영씨를 사회적 피해자로써 묘사하고 있음
결론적으로 작가는 독자들에게 전달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음
"대한민국 여성은 사회적으로 피해를 입으며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그럼 가해자 누구인가?
소설은 대한민국 여성의 가해자로 누구를 지목하고 있는가?
놀랍게도 사실 작가는 여성의 가해자로 특별히 남성의 특성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소설속에서 김지영씨 등 여성의 삶이 힘든 이유는 복합적이다.
그 이유로 지속적으로 언급되는 것 중에 하나는 여성이 주도하는 남존여비(?)사상이다.
그 시작점은 김지영씨 할머니다.
김지영씨 할머니는 남동생의 분유를 먹는 김지영씨 언니를 "감히 귀한 내 손자 것에 욕심을 내" 하는 느낌으로 혼내며 때렸으며,
밥상의 밥그릇도 아버지 다음으로 남동생 순서로 퍼 담는다.
또한, 자신이 키운 아들 넷 중에서 겨우 한명만 자식노릇을 해도, 김지영씨 엄마에게는 아들을 낳아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지영씨 시어머니도 만만치 않다.
김지영씨 시어머니는 명절날 며느리에게 음식하는것을 고생이 아니라 재미로 받아 들이란 식으로 말한다.
임신소식이 없는 김지영씨에게 고모님은 시어머니에게 며느리도 안챙기는 눈치없는 시어머니라고 말한다.
약하지만 김지영씨 어머니도 그러하다.
살림살이를 위해 부업을 하는데 김지영씨 자매는 일을 시키면서 남동생에게는 일을 시키지 않는다. 먹을 것도 먼저 챙겨준다.
이들에 비하면, 김지영씨 아버지나 다른 남자 가족에게는 남존여비 사상이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작가는 소설에서 남존여비 사상을 적극적으로 주도하는 사람을 주로 여성으로 특정하고 있다.
대한민국 여성을 힘들게 하는 것으로 여성이 전담하는 육아와 가사, 특히 육아도 지목하고 있다.
소설속 김지영씨는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고 있다.
남편이 아주 밤 늦게 퇴근하기 때문이다.
김지영씨 이전직장 상사를 제외하고 등장인물 대부분이 그렇게 묘사되고 있다.
육아는 힘들다. 육아는 정말 힘들다. 심지어 독박육아는 정말이지 힘들것 같다.
그러나 김지영씨를 힘들게 하는 독박육아의 원인은 남편의 무책임이나 태만에 있지는 않다.
소설속 남편도 무거운 책임감으로 전쟁터 같은 직장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혀 언급되지 않았지만 12시까지 일하는 남편도 아내보다 더 힘들었으면 힘들었지 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심지어 소설속 남편은 김지영씨를 나름 배려있게 대할줄 아는 인물이다.
즉, 작가는 소설을 통해 독박육아로 인한 대한민국 여성의 고충의 원인을 남자의 탓으로 돌리고 있지는 않다.
대한민국 여성을 힘들게 하는 또 다른 요소로 여성이 직장 경력단절 문제도 작가는 소설을 통해 지목하고 있다.
즉, 소설속에서의 대한민국 여성은 같은 능력을 가진 남성에 비해 취직이 어렵고, 진급이 어렵고, 경력단절에 취약하다.
나름 똑똑했던 김지영씨는 간신히 취직했으며, 열심히 일 햇음에도 남성 동료들이 포함된 특별한 팀에 끼지 못했다.
또한, 출산할쯤에 일을 그만 두고, 육아 중간에는 부업같은 전문직과는 관련없는 일을 고려해야 했엇다.
그러나 작가는 소설을 통해 인재여성이 고위직으로 못 올라가는 현상의 원인으로
남성 카르텔 같은 남성의 이기심이 보다는 육아때문에 여성은 일을 오래 할수 없다는 불가피한 현실적인 이유를 들고 있다.
즉 작가는 소설을 통해, 고용자 입장에서는 일을 잘하지만 곧 그만둬야 할 사람(여성)보다는 특별히 잘하지는 못하지만 오래동안 일을 할수 있는 사람(남성)을 더 선호할수 밖에 없다는 식으로 사회현상을 변호하는 듯도 하다.
사실 위에서 언급한 대한민국 여성의 직장, 경력문제나 육아 가사 문제는 같은 맥락의 문제이다.
소설속 상황에서 보면 위에서 언급한 육아와 직장에서의 대한민국 여성이 피해를 입는 것은 어쩌면 불가피 해 보이기 까지 하다.
1. 대한민국에서라면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남편과 아내중 누군가 한명은 반드시 육아를 주도해야 한다.
2. 대한민국에서라면 육아를 주도하는 사람이 전업 직장, 전문직 직장을 유지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3. 따라서, 대한민국에서라면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 부부중 한명은 자신의 경력을 일정부분 포기하고 육아를 떠 안아야만 한다.
4. 대한민국에서라면 현실적으로 일은 남자가, 육아는 여자가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여성이 독박육아와 경력단절로 피해를 본다고 볼수 있지만,
그렇다고 대신 가족 먹여살릴 막중한 책임감으로 열심히 일할 남자가 그 가해자 일수는 없는 것이다.
또한가지 집고넘어가야 하는 점은, 힘들다는 김지영씨도 대한민국의 다른 가정들에 비하면 그나마도 나은 편일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빚없이 집도 장만하고 취업, 결혼, 출산까지 성공했으니 말이다.
삼포시대라서 그런것은 생각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사람도 있고,
출산까지 하더라도 독박육아에 일까지 하는 맞벌이 가정도 많으니 말이다.
즉, 작가는 소설을 통해 김지영씨라는 대한민국 여성이 겪고 있는 독박육아와 경력단절에서의 피해, 어려움의 원인이 남성의 이기심이 아니라, 그래야만 가정생활을 꾸려나갈수 있는 대한민국의 사회 현실이라고 간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물론, 작가는 소설에서 피해자 여성의 가해자로 남성을 특정하는 대목은 없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형태로 자행되고 있는 남성에 의한 여성을 향한 성적 폭력성을 언급하고 부분이 그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 누구나 인정하는 바이고, 언급되어야 마땅한 대목이기도 하다.
이것은 엄연히 존재하는 사회적인 현상임과 동시에 반드시 없어져야만 하는 범죄행위이기 때문이다.
현실은 항상 상상을 능가할 텐데,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소설 속에서 남성의 가학성은 그나마도 약하게 표현된 면도 있다.
--------------
결론적으로 작가는 소설을 통해 대한민국 여성이 사회적으로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허무하고 아쉽게도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 다다.
그냥 더도말고 덜도말고"대한민국 여성은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끝"
다만, 선입견과는 달리 작가는 그 가해자로 남성을 특정하지는 않았다.
또한, 여성이 억울한 피해를 입는 만큼 남성이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말하지도 않았다.
무책임해 보이게도 말했듯이 그냥 "여성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가 이 소설이 내세우는 메시지의 시작이자 끝이다.
오히려 그 가해자로 남존여비를 주도하는 여성을 지목하고도 있으며,남성의 이기심보다는 사회적으로 불가피한 상황임을 암시하고 있다.
여성이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주제(주장)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실제로 대한민국 여성은 충분히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소설의 작가가 남성들에게 욕을 먹고 있다면 그것은
작가가 소설에서 여성만큼이나 남성도 충분히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부각시키지 않았다는 점일 것이다.
82년생 김지영은 여성관점에서 여성의 어려움만을 부각시켜 기술되어 있는 소설인지라 읽기에 따라서 이 소설은
마치 그 반대 계층인 남성은 여성에 비해 사회적 이득으로 편하게 살아가고 있다는 식으로 오해해서 왜곡되게 읽을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소설에서와 같이 대한민국에서 여성은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또한, 소설에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남성도 충분히 힘들게 살아가고 있다.
그럼 대한민국 국민은 모두 힘들게 살아가고 있는 것인가?
아닐 것이다. 모두가 힘들수는 없을 것이다.
누군가의 노고에는 그 노고로 부터 이로움을 챙기는 다른 사람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들은 누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