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우크라이나 대선이 있었고 월요일 결선투표에 진출한 두 후보가 결정됐습니다 한 사람은 현직 대통령이고 도 한사람은 현직 코미디언입니다. 현직 코미디언, 젤렌스키는 평범한 사람이 대통령이 되는 드라마의 주인공 역을 맡아 인기를 얻자, 아예 그 드라마 제목과 같은 정당을 창당하고 출마해서 30%의 득표로 결선 1위로 진출했습니다.
2위인 현직 대통령의 득표가 그 절반에 불과하고, 3위인 전직 총리가 누구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당이라, 아무 정치 경력이 없는 젤렌스키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력도 재력도 충분치 않은 젤렌스키를 단 시간에 1위 대선 후보로 만든 것은 기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낮은 신뢰도, 그리고 그 드라마의 방송사 소유주인 재벌을 꼽습니다.
자신이 재벌 오너인 현직 대통령과 앙숙 관계에 있는 라이벌 재벌이 젤렌스키의 뒤에 있다는 거죠. 우리나라로 비하자면 현대그룹 오너인 대통령을 꺽고 삼성그룹이 발탁한 코미디언이 대통령이 되는 샘입니다. 우크라이나 대선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정치가 실종될 때 바로 코미디가 된다는 거, 그리고 그 정치의 공백을 자본이 직접 대신한다는 거, 우크라이나는 극단적인 상황이기는 합니다만, 본질적인 면에서 남의 이야기가 아닌 거 같아 좀 섬뜩합니다.
김어준의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