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는 정치인들에게 사활적 행사입니다. 선거로 죽고 또 살죠. 단 한표라도 그렇습니다.
해서, 선거 때가 되면 자극적인 언동이 등장하고 그게 또 싫든 좋든 선거판에 불가피한
요소인 건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죠. 선거는 그렇게 잔인합니다.
오세훈 전시장이 故 노회찬 의원에 대해 "돈 받고 목숨 끊은 사람"이라고 발언한 것도
선거판에서나 가능한 언사죠. 그리고 그 발언을 문제 삼는 이들에게 사실과 부합하는
거라고 항변을 합니다. 이제 선거가 끝났으니 노회찬 전의원 생전에 지인 한사람의
자격으로 한마디 하고 싶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밀실에서 젊은 여성들에게 접대받다 총맞아 죽었다"'고 박 전 대통령
연고지에 가서 소리지르면 사실 관계는 딱히 틀린 것도 아니라며 박 전대통령을 여전히
마음에 담고 있는 이들은 고개를 끄덕끄덕 하고 말겠습니까?
정치인의 공개 발언이 단순히 사실 관계가 맞다, 아니다에서 끝납니까? 때와 장소의
사회적 맥락 속에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지켰는지 당연히 따져묻게 되는 겁니다. 그
선을 넘는 순간, 팩트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에 대한 예의 문제가 되는 거죠.
자신을 변호할 수 없는 망자에게 그렇게 함부로 행패부리는 것, 사람이 할 짓 아닙니다.
사과는 필요 없구요. 잘 먹고 잘 사세요.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