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기하면 편합니다. 그치만 아무것도 바뀔 것이 없지요..
제가 아는 분이 쓴 글인데 괜찮은 글이라 공유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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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조선이라 말하며 노답이라고 포기한 나의 친구에게...
너와 나의 나이 스물아홉살. 이제 올해가 지나면 서른이 되겠구나. 서른이 되면 뭔가 조금 나아진 삶, 내 앞길이 보이는 삶일 줄 알았는데 나는 아직 먼 것 같아. 너는 잘 지내고 있니?
나는 요즘 너와 내가 대학생활 속에 회의감이 들며 걱정했던 날, 졸업을 앞두고 대학등록금 대출 빚에 한숨 쉬었던 것도 생각난다. 그리고 내가 설날 이마트 알바 12시간을 일하고 자정에 나오면서 너무 다리가 아파서 울면서 전화했던 날. 세월호의 아이들이 죽어가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정부를 보면서 이 나라에서 아이를 낳아 키우지 못하겠다고 이민가자고 했던 것도 기억나네. 도대체 누가 만든 헬조선일까?
나는 헬조선이 좀 바뀌었으면 하는 마음에 11월 14일 민중총궐기에 대한민국 청년으로 나갔었지. 이날 경찰의 물대포에 백남기 농민이 맞고 쓰러지셨고 아직까지 깨어나지 못하고 계셔. 하지만 언론을 보니 온통 폭력집회라 매도되고 10만명의 요구는 다 사라졌더구나. 씁쓸한 마음으로 페이스북을 보는 중 너의 글 하나를 보고 나는 가슴이 먹먹해졌었어.
14일 파리에서 is에 의한 테러로 사람들이 죽었었지. ‘pray for paris’라며 페북에 프랑스 국기를 많은 사람들이 달았었지. 너도 페이스북에 프랑스 국기도 달고 글도 썼더라구. 그리고 연이어 민중총궐기에 대한 너의 생각도 담겨있더구나. 폭력집회라 매도하는 언론 때문인지 혼란스럽다고 하였지. 그리고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것에 대해서 ‘헬조선이다. 우리나라 노답이다’ 라고 규정 지은 너의 글을 보며 나는 굉장히 먹먹해 졌어.
나는 바꿀 수 있다고 믿고, 거리에 나갔는데, 너는 ‘노답’이라며 헬조선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하는 것 만 같아 너무 슬펐었다. 그리고 이런 너에게 무슨 이야기를 해주어야할지 몇 일 동안 고민이 되더라구.
고민 끝에 나는, 헬조선이라 말하며 ‘노답’이라 그냥 이 나라를 포기한 너에게
꼭 말해주고 싶은게 생겼다.
그날의 집회에 나간 수많은 대다수의 시민들은 손에 든 것 없이 맨몸으로 물대포와 캡사이신을 맞아야 했어. 하지만 정부는 민중총궐기를 폭력집회라 매도하고 그곳에 나온 10만명의 국민을 폭도로 만들었지. 하지만 너는 정부와 정치인들이 우리에게 가하는 일상의 폭력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니? 지금 박근혜 정권과 권력이 청년들의 삶 속에서 우리에게 가하는 지속적이고, 수많은 폭력에 우리는 왜 분노하고 바꾸지 못하는 걸까?
생각해보니 그들이 우리도 모르게 삶에서 우리에게 가하는 폭력은 정말 많이 있어.
대학에 모두가 들어가면 꿈이 생기고 저절로 해결 될 것 같지만 졸업하면 남는 빚만 4천만원.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시절 반값등록금을 공약으로 세웠지만 지키지 않았지.
과거 친일파 청산을 하지 못 한게 우리가 한이 될 정도로 국민의 대부분이 반대하는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고 반대하는 국민에게 폭언을 날리는 정치인들도 있지.
열심히 일하면 비정규직을 벗어날 줄 알았지만 정부와 여당은 비정규직 기간을 더 늘리겠다고 하네. 분명 집권초기 정부와 여당은 청년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했지만 결국 우리에게 돌아오는 일자리는 인턴, 임금피크제에 의한 일자리, 비정규직 등 불안한 일자리이지. 그리고 그렇게 우리가 꿈에 그리던 정규직 되면 안정적일 줄 알았지만, 노동개악으로 정규직도 회사가 쉽게 짜를 수 있게 한다고 해. 정말 끔찍하지 않니?
그래서 정부에 뭐라고 하면 반정부세력, 빨갱이, 종북 등 내가 원치 않는 옷을 강제로 입히고 매도하고. 이렇게 매도당하면 내편이 생기고,야당이 우리를 지켜줄 것 같았지만 저들은 붉은 물이 튈까봐 우리를 지켜주지 않고 외면하는 폭력을 가하고 있지.
또 국민으로서 헌법에 명시된 ‘집회결사의 자유’에 따라 거리에 나가 외쳐보지만 그냥 이 몸뚱아리가 전부인 우리에게 너무 좌절스러운 경찰차벽과 폭력적인 물대포 그리고 캡사이신.
우리는 그냥 맨 몸으로 막아야하는 폭력을 당하고 있어.
이런 폭력 앞에 가만히 있지 말자고 말하고 싶었어. 그리고 내일의 희망이 있다면 싸우겠지만 그것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너에게. 누군가가 길가다 너를 때린다면 우리는 당연히 싸울 것이고, 내가 누군가에게 그냥 이유 없이 맞고 있다면 너는 당연히 가는 길을 멈추고 폭력을 쓰는 그 사람을 말려 줄 사람이라 생각해. 저들이 우리 삶 속에서 깊숙이 저지르고 있는 저 폭력 앞에 포기하지 말자고 말하고 싶다.
나는 이 나라를 떠나서 살 수 있는 비행기 표 값도 만들기 힘들기 때문에 곧 죽어도 이 나라에서 살아야해. 그렇기 때문에 이 나라를 바꿔서 살려고 11월 14일 그날 그 자리에 나간 것이었어. 희망이 있어서 나간 게 아니라 희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행동했던 것이었지. 하지만 나도 그 거리에서의 행동이 헬조선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절대적 방법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
비정규직, 최저임금, 대학등록금 등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들은 법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지. 그리고 몇몇 정치인들이 기업과 권력의 편에 서서 우리 청년들을 힘들게 하는 법을 만들어 내고 있어. 그래서 정말 중요한 것은 정치라고 생각해. 민주주의 사회에서 자라난 우리들이 저들을 심판할 수 있는 가장 평화적이고, 가장 절대적이고, 가장 확실한 무기는 내가 갖은 표라는 것을 폭력을 저지르는 저들도 알고 우리도 알고 있잖아. 거리에 나오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년 4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이 있어. 이날 우리 삶에 폭력을 가하는 정치인들 우리가 똑똑히 알아두고 당연히 뽑아주지 말아야해. 우리에게 가한 폭력의 대가를 치루게 해주자. 희망은 우리가 만들어 가야 하지 않을까? 4.19혁명, 518민주화운동, 6.10항쟁. 우리의 선배들과 우리 엄마, 아빠가 독재정권에 맞서 목숨 걸고 싸워서 얻어낸 ‘민주주의와 선거’에서 우리의 권리와 의사를 표출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고 생각해.
우리가 모두 힘을 합쳐서 지금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는 정치인, 청년들이 원하지 않는 노동개악을 밀어붙이는 정치인, 국민과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정치인들이 다시 권력을 갖지 못하도록 만들어보자. 누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면 함께 공부하고, 누가 청년들에게 폭언과 폭력적인 정치를 펼치는지 기억해서 반드시 내년 4월 총선에서 우리가 갖은 표로 헬조선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너와 내 손으로 만들어봤으면 좋겠다.
이제 곧 겨울이구나. 이미 우리 삶이 칼바람 부는 겨울이지만 내년 봄을 생각하며 우리가 봄을 일으켜세우는 그런 겨울을 함께 만들고 꿈꾸면 좋겠다. 감기 조심하고, 나의 이 바람이 너에게 반드시 닿았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안녕.
[출처] 헬조선이라 말하며 노답이라고 포기한 나의 친구에게|작성자 냥냥쏘쏘
출처 | http://blog.naver.com/comesoso/220546667963 펌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