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 뉴스공장에 故장자연씨 동료였던 윤지오씨가 출연했네요. 같은 소속사에서 같이 일을 했고 누구보다더
현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아는 분이죠. 얼마나 무서웠을까요? 20대초반이었는데.. 가족도 외국에
살고.. 홀로.. 무슨 수사를 밤 10시에 출두시키고 새벽에 조사를 하나요? 그리고 실질적으로 중요한 부분은
질의하지 않고 의미 없는 질문만..
놀라운 건 이제것 장자연 유서 사건으로 알려져 잇었으나.. 그게 아닙니다. 고 장자연씨는 누군가와 상의하며
작성을 했고.. 그 내용에 대해 이미 여러사람이 알고 있었다는 점.. 심지어 유진오씨에게 대신 가지고 있다가
알렸으면 하는 내용은 충격이네요.. 등등
김어준 공장장도 방송 중 많이 놀라네요.. 조선일보 파워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뿐입니다.
영상버전 1시간 6분경~~
◎ 3부
[인터뷰 제2공장]
'故장자연 리스트' 유서 아닌 투쟁의 수단이었다!
- 윤지오 (故장자연 씨 동료)
김어준 : 2009년 3월, 그러니까 지금부터 꼭 10년 전입니다. "배우 장자연의 피해 사례입니다" 로 시작하는 문건을 남기고 故장자연 씨가 세상을 떠났죠. 이 문건에는 생전에 그녀가 강요받았던 접대 자리 이름들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오랜 시간 진실이 묻혀 있던 이 사건은 작년에 발족한 검찰과거사위에 의해서 다시 조사가 되고 있고, 곧 결과도 발표할 예정인데요. 오늘은 故장자연 씨가 당한 추행을 직접 목격했고, 자신이 보고 겪은 것을 수사기관에 진술하고 법정에서도 증언을 했던, 처음으로 실명과 언얼굴을 공개하시는 윤지오 씨를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윤지오 : 안녕하세요.
김어준 : 작년에 이 사건이 다시 불거지고 나서 JTBC 2월달, 그리고 MBC PD수첩 7월달에 인터뷰하신 건 공개되신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때는 가명, 그리고 얼굴도 가리고 목소리도 변조하셨어요. 그렇죠?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러니까 지난 10여 년간 계속해서 이름, 얼굴을 감춰 오신 거죠.
윤지오 : 네, 부득이하게도 그렇게 살아왔네요.
김어준 : 이 사건이 처음 불거지고 나서 본인이 겪었던 불이익들은 없었어요?
윤지오 : 증언을 한 이후로는 일상생활 자체를 한다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언론에서 많은 취재가 있었고, 이사도 몰래 수차례 할 정도였고, 그리고 경찰 조사 자체도 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 이루어지는 시간이었고, 그 후에는 기자분들에게 시달림을 당하고, 또 제가 일하는 곳이랑 그때 당시 대학원에 재학 중이었는데 대학원까지도 오셔서 좀 생활하는 것 자체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김어준 : 하시던 일은요? 예를 들면 캐스팅에서 제외된다든가 그런 건 없었어요?
윤지오 : 그 당시에는 너무 어린 나이였어서 제외된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고 몇 년 후에는 캐스팅이 안 되는 상황들을 직접적으로 제가 체감을 하면서, 또 감독님이라든지 직접적으로 "그 사건에 너가 증언을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캐스팅이 불가하다."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것을 제가 실질적으로 들으면서 그 후에 몇 년 후에 깨닫게 되었습니다.
김어준 : 좀 전에 경찰 당시 조사받을 때 밤 늦은 시간에 조사받았다고 하셨는데, 몇 시에 불려가서 조사를 받으신 거예요?
윤지오 : 제일 이른 시간이라 해도 한 밤 10시 이후였었고.
김어준 : 경찰 조사를 밤 10시 이후에 받았어요? 검찰이나 경찰 모두?
윤지오 : 네, 모든 조사가 거의 그래서 자정 이후 새벽, 보통 짧게는 5시간에서 8시간 정도.
김어준 : 새벽에 불려가신 적도 있어요?
윤지오 : 네, 새벽에 간 적도 있고.
김어준 : 그때는 참고인이었죠?
윤지오 : 예, 참고인이었죠.
김어준 : 참고인을, 참고인이 아니어도 마찬가지지만 새벽에 불러서 조사하는 경우는 제가 처음 들어 봤는데.
윤지오 : 저는 누구에게 인원?을 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혼자 한국에서 생활을 하다 보니까 갓 스무 살 어린 나이에 그런 공간에 가는 것조차 처음이고 생소해서 저는 그 시간대에 원래 진행이 되는 줄 알아서 한 번도 왜 이 시간대에 진행을 하느냐고 여쭤본 적이 없었고.
김어준 : 예를 들면 새벽 한 시에 경찰이나 검찰에서 조사받으러 오라고 했단 말이에요?
윤지오 : 새벽에 시작이 되지는 않지만 항상 늦은 시간부터 새벽대,
김어준 : 밤 10시 이후에. 11시~12시에 불러서 새벽까지 조사를 했다?
윤지오 : 네, 또 끝나고 학교를 가고.
김어준 : 처음 듣는 경우네요.
윤지오 : 저는 그 당시에는 그게 너무 당연시…. 그 시간에 불러 주시니까 '그게 당연한 건가 보다.' 그랬었던 것 같아요.
김어준 : 참고인이셨는데 참고인도 언론에 보도되는 걸 막으려고 했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드는데. 굉장히 이례적인, 이례적인 게 아니라 저는 처음 들어 봅니다.
윤지오 : 아….
김어준 : 참고인을 새벽에 불러서 조사한다는 게. 불러서 그러면 다음 날 아침까지 조사하는 거예요?
윤지오 : 네, 그랬던 경우도 있고요.
김어준 : 참…. 그러면 그런 일이 있고 나서는 결국 일도 제대로 안 되고 해 대부분 해외에 계셨죠?
윤지오 : 네. 저는 원래는 가족들이 해외에 거주하는 상태에서 혼자 한국 연예계 일을 하고 싶어서 거기 해외에서 캐스팅이 돼서 넘어와서 혼자서 지내는 것이 너무 힘들게 됐고 다시 가족들과 함께 지내고 있습니다.
김어준 : 돌아가셨고. 그런데 이제 그렇게 해외에서 대부분 계셨고, 본인이 인터뷰를 하더라도, 작년에 하더라도 이름도 가리고 얼굴도 가리고 했는데 이제 공개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 이 일들을 기록으로 남기시는 차원에서 책도 낸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공개적으로 나와서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고 결심하신 이유가 뭡니까?
윤지오 : 솔직히 제가 계속 국내에서 거주를 했다면 이런 결정을 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하지만 캐나다에서 거주를 하면서 이런 사건이나 사고에 대한 케이스가 공개적으로 진행이 되거든요. 캐나다 같은 경우는 피해자나 가해자가 이름과 얼굴이 다 공개가 됩니다. 또 그런 것이 당연시 여겨지고, 피해자가 숨어서 사는 세상이 아니라 존중을 받는 것을 보면서 어찌 보면 한국도 그래야 되지 않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
김어준 : 내가 가해자가 아닌데 이렇게 숨어 살 필요가 뭐가 있냐? 난 피해자인데.
윤지오 : 오히려 가해자들이 너무 떳떳하게 사는 걸 보면서 좀 억울하다는 심정이 많이 들었던 게 사실인 것 같아요.
김어준 : 그래서 작년에 재조사가 된다고 하니 이제는 더 이상 숨어 살고 싶지 않다. 내가 가해자가 아닌데, 피해자인데. 가해자들은 다 잘 살고 있는데 이렇게 10년간 숨어 살다시피 할 이유가 뭐냐 이거죠. 그렇게 결심을 하신 거고, 그래서 10년이 된 올해에는 얼굴도 이름도, 윤지오 씨입니다. 이름도 공개하고 이야기를 해야 되겠다고 결심을 하신 것이고, 그래서 저희가 처음 모셨는데. 지금 새벽에나 가서 조사를 받았다고 하는 그때 당시로 다시 한번 돌아가 보죠. 우선 장자연 문건을 직접, 소각됐다고 알려진 그 문건을 보셨다는 거죠?
윤지오 : 네, 봤습니다.
김어준 : 어떻게 보시게 된 거예요?
윤지오 : 당시 문건을 공개한 대표님이 유가족분들과 그렇게 원활한 관계가 아니었고 제가 중간에서 전달자 역할을 하면서, 또 "문건에 너에게 자연이가 남긴 글이 있다." 라고 이야기를 해서 가게 됐고요. 유가족분들이 보시기 직전에 제가 먼저 확인을 했고,
김어준 : 아, 유가족들이 보기 전에?
윤지오 : 네.
김어준 : 소속사 대표,
윤지오 : 보여 주셨을 때.
김어준 : 초기니까. 처음에 본인에게, 윤지오 씨에게 남겨진 내용도 있다고 해서 봤다는 거죠?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게 나중에 소각됐다, 지금은 소각된 걸로 알려져 있는데, 일부는. 그런데 그 전에 보신 거네요? 초기에.
윤지오 : 네. 유가족분들이 당일 날 보시기 전에, 소각이 되기 전에 보게 됐죠.
김어준 : 유가족분들이 명단이 적혀 있는 문건은 몇 장 있었는데 그건 지금까지 유가족들이 소각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만, 그러면 소각되기 전에 보신 거네요. 그런데 제가 궁금한 것이 거기에 지금 거론되는 이름들이 있잖아요. 아주 많은데 그중에 대표적으로 언론사 관계자들 이름이 계속 거론되지 않습니까? 혹시 그분들 이름도 거기서 보셨어요?
윤지오 : 네, 다 봤습니다.
김어준 : 아, 그래요? 소각되기 전에 문건에 있었어요, 그 이름들이?
윤지오 : 딱 한 차례 봤기 때문에 정확히 기억이 나는 이름도 물론 있고 아닌 이름도 있는데, 기억에 남는 것은 한 언론사의 동일한 성을 가진 세 명이 거론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김어준 : 한 언론사의 동일한 성을 가진 세 명의 이름이 거론되어 있었고, 그럼 이 내용은 지금 최근에 과거사위 가셔서 "내가 그걸 봤다." 라고 실제로 진술도 하셨어요?
윤지오 : 네, 13번 조사 때 항상 성실하게 임했었고요.
김어준 : 그때도 이야기를 하셨고?
윤지오 : 네, 항상.
김어준 : 이번에 새로 검찰에서 과거사위에서 또 다시 조사를 했잖아요. 거기도 나가신 걸로 아는데 거기서도 소각되기 전에 문건에서 한 언론사의 세 사람의 같은 성씨를 가진 언론인들 이름을 봤다고 진술하셨어요?
윤지오 : 저는 질문을 먼저 해 주시면 사실에 근거해서 다 성실하게 대답을 했습니다.
김어준 : 본 건 봤다고 진술하셨다고.
윤지오 : 네.
김어준 : 이거 처음 이야기하시는 거네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렇군요…. 보셨다고 하고. 그 당시 소각되기 전에 문건에서 세 사람 이름을 보셨다고 하고. 자, 이제 다시 돌아와 보자면 2009년 3월에 참고인 조사를 13차례를 총 받으셨다고 고요? 굉장히 많이 받으셨는데, 그때 그 자리, 그러니까 본인이 직접 목격한 것은 지금 방금말한 한 언론사의 세 사람의 동일한 성을 가진 언론인들이 아니라 그 언론사에 근무한 적이 있던 전직 기자가 故장자연 씨와의 술자리에서 성추행한 것을 직접 봤다는 내용을 진술하신 거죠?
윤지오 : 네, 그렇습니다.
김어준 : 처음에는 진술 과정에서 다른 언론사 사람, 신문사 사람이라는 이야기만 듣고 전직 기자가 다른 언론사의 사람인 줄 알고 처음에 약간 헷갈리셨다면서요.
윤지오 : 제가 기억하고 진술한 인물은, 제 기억 속 인물은 한 번도 번복된 적이 단 한 번도 없습니다.
김어준 : 봤던 인물은 바뀐 적이 없는데?
윤지오 : 하지만 그 당시에 21살인 제가 느끼기에도 수사가 굉장히 부실하게 이루어졌었고, 당시에 저에게 건네주신 인물에 대한 사진 속에서는 조 씨가 없어서 지목을 하지 못했었어요.
김어준 : 아, 없었어요, 아예? 아, 처음에 경찰이 제시했던 여러 사진들이 있었는데, 그 속에는 본인이 직접 봤던 그 조 모 조선일보 전직 기자가 없었다?
윤지오 : 그리고 지목을 했다고 하더라도 그분이 아니었었고, 제가 진술이 엇갈린 게 딱 한 부분이 있다면 목격한 정황이나 모든 것은 번복하거나 그런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고,
김어준 : 그건 일관됐지만.
윤지오 : 일관됐지만 인물을 지목하는 과정에 있어서 제가 이름을 아는 것도 아니었었고.
김어준 : 아, 이름을 말한 게 아니었으니까.
윤지오 : 네. 이름을 말한 것도 아니었었고, 주신 자료를 토대로 했었고, 당시에 선면수사가 이루어지면서 두 분의 인물을 보게 됐는데 저는 당연히 "제가 지목한 분이 저분이다." 라고 이야기를 했는데 "이분이 아니라 당신이 말한 사람은 이 사람이다." 그래서 저는 그 당시에 이게 어떻게 된 거냐, 저 사람이 맞다고 하면서 그때 이후로는 일관되게 그분을 지목했습니다.
김어준 : 그러니까 조사 과정에서 사진을 제시하지 않고, 본인도 그 자리에서는 이름을 들은 게 아니기 때문에 조금 헷갈렸는데 머릿속에 있는 인물은 항상 동일한 인물이었고.
윤지오 : 항상 동일했습니다.
김어준 : 그분이 나중에 알고 보니까 조선일보 전직 기자 조 모 씨라는 걸 알게 된 이후로는 계속 그 사람을 지목을 했다?
윤지오 : 네, 일관되게.
김어준 : 명함 때문에 헷갈렸다고 알려져 있는데.
윤지오 : 네.
김어준 : 왜냐하면 조선일보라고 말하지는 않았다는 거잖아요, 그 자리에서. 이름도 말하지 않았고.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러다 보니까 경찰이 제시한 자료만 보다 보니 좀 헷갈렸다? 하지만 알게 된 이후로는 헷갈린 적, 그러니까 그 사람에 대한 정체는 헷갈린 적이 한 번도 없다는 거죠?
윤지오 : 네. 기억 속 인물은 항상 일관되었었고, 또 사실상 사진을 주시는 게 몇 년 전 사진이라든지, 제가 뵈었지만 사진은 완전 다른 인물처럼 보여지는 경우가 되게 많았었거든요.
김어준 : 그렇긴 하죠. 그런데 아까 그때 어린 나이에도 이 수사가 제대로 조사가 진행이 안 되는 것 같고 부실하다고 느끼셨다고 했는데, 어떤 점에서 그랬습니까?
윤지오 : 질문 자체도 뭘 이런 게…. 제가 느끼기에는,
김어준 : 이게 왜 중요한가?
윤지오 : 네,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는데 뭔가 수박 겉 핥기식처럼 다른 질문만 계속 오가고.
김어준 : 예를 들면요?
윤지오 : 예를 들어 "구두의 색깔이 무엇이었냐.", "무슨 구두를 신었었냐." 라든지….
김어준 : 주변부적인 정보만 계속 묻지 정작 중요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윤지오 : 또 그런 질문 자제를 늦은 시간에 계속 듣다 보니 반복되어지고…. 좀 뭔가, 왜 이런 질문을….
김어준 : 왜 이런 질문을 계속 하는 거지? 13번이나? 반복해서.
윤지오 : 네.
김어준 : 나는 내가 본 걸 분명하게 진술했는데.
윤지오 : 네, 제가 보기에는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는데 왜 이런 부분의 질문을 해서 도대체 무엇을 확인하려 하는지가 좀 의구심이 들었던 것 같아요.
김어준 : 실제 그 당시에는 무혐의 처리가 됐죠.
윤지오 : 네.
김어준 : 지금은 과거사위에서 다시 조사해서 지금은 기소된 상태입니다, 조 모 기자가. 재판을 받고 있고. 뭐 법정에서는 본인이 전면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제가 알고 있는데, 본 적이 없다고.
윤지오 : 네, 저를 "아예 본 적이 없다." 라고 말씀을 하셨었죠.
김어준 : 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알고 있고. 법정에 나가서도 증언을 하셨었죠? 본 바대로.
윤지오 : 네.
김어준 : 故장자연 씨를 테이블 위에 올라가서 노래 부르게 하고, 그리고 본인의 무릎에 앉힌 뒤 성추행을 하였다는 내용에 대해서는 법정에서도 증언을 하셨고, 과거사위에 가서도 증언을 하셨고. 실제 그런데 이 내용은 9년 전에도 이미 경찰에 가서 다 진술을 자세히 13번이나 했던 거죠?
윤지오 : 네.
김어준 : 조 모 전 기자는 전혀 그런 적이 없다고 하고 본인의 방어권을 법정에서 행사하고 있는 와중입니다. 조 모 전 기자의 반론이 있다면 저희가 반론권을 보장하고요. 자, 보신 것만, 하긴 없는 이야기를 지어내서 얻을 이득이 없잖아요.
윤지오 : 네, 당연히 없죠. 그 나이에는 허구성으로 소설 쓰듯이 상상을 해서 말한다는 것도 불가능했었고, 조사가 이루어진 시기도 언니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제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김어준 : 그렇죠. 아무 인연도 없는 특정 신문사의 전직 기자를 끌어들여서 얻을 이득이 아무것도 없는데.
윤지오 : 오히려 어려움이 많았었고요.
김어준 : 그런데 "진실을 말하면 말할수록 더 큰 벽에 계속 부딪혔다" 라고 책에도 쓰셨던데, 조사받는 과정 전체, 그리고 그 이후에 본인이 13번에 걸쳐서 자세히 진술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이 관련자들은 처벌받은 사람이 없어요. 대표하고 한 사람 빼고는. 그분도 나왔죠, 결국은. 석방됐는데, 나중에. 결국 지목됐던 사람들이나 성추행에 관련된 사람들은 아무도 처벌받지 않고 다 무혐의로 끝났지 않습니까? 이 전체 과정을 겪으면서 본인으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대목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윤지오 : 네, 많았습니다.
김어준 :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고요. 자세히 설명해 주십시오. 어떤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으셨는지. 대면수사를 하지는 않았죠, 처음부터?
윤지오 : 처음부터는 아니었지만 어쨌든 저는 증언을 하는 목격자의 입장인데 진술을 할 때 바로 옆에 가해자가 있고, 그 와중에서 진술을 하고, 제가 진술을 할 때 비웃으시고. 좀 심리적인 압박감이 당연히 있었던 게 사실이고요, 그 좁은 공간에서 같이 있으면서. 그리고 여자 수사관이나 그런 분들이 아무도 없었고 다 남자분이시고 그냥 심리적으로 안정적인 상태에서 증언을 계속 이어 갔던 것이 아니라 항상 뭔가….
김어준 : 20대 어린 나이에, 새벽에 불려가서, 가해자와 같은 공간에서 성인 남자들에 둘러싸여서 그런 진술을 하게 됐고, 그런 진술을 하면 상대는 비웃었다는 거죠?
윤지오 : 네. 그래서 웃기냐고도 물어봤었어요, 그 당시에.
김어준 : 아, 비웃어서?
윤지오 : 네, 뭐가 웃기냐고.
김어준 : 뭐가 웃기냐고?
윤지오 : 네.
김어준 : 윤지오 씨가 진실을 말하고 있는데 상대는 윤지오 씨를 비웃고 있어서 도대체 뭐가 웃기냐고.
윤지오 : 네, 수사 당시에 그렇게 물었어요.
김어준 : 뭐라고 답합니까?
윤지오 : 아무런 대답 안 했습니다.
김어준 : 그리고 나서는 무혐의가 됐고. 당시 경찰 혹은 검찰의 태도에서 이거 정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건 말이 안 되는 것 같다, 이해가 안 간다, 이런 일들도 있었습니까? 최면 수사도 받으셨다고 하는데 최면 수사를 왜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윤지오 : 저는 최대한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는 항상 협조를 하는 입장이었고, 최면 수사는 법적으로는 효력이 없고 증거 자료로 제출을 할 수는 없지만 제가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을 끄집어낼 수 있다는 말씀을 듣고서,
김어준 : 최면 수사를 했어요?
윤지오 : 네. 한 차례가 아니라 처음에 제가 최면이 걸리지 않아서 다시 시도를 했었고, 또 최면 수사를 했던 것을 가지고 증언을 할 때 그때도 구두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저는 솔직히 구두에 대한 기억이 없거든요.
김어준 : 구두를 누가 특별히 봅니까.
윤지오 : 지금도 무슨 신발을 신었는지 솔직히….
김어준 : 누가 구두를 특별히 색을 기억을 합니까?
윤지오 : 그래서 좀 그런 부분이 분명히 최면 수사 때 이야기했던 부분에 대해서 제가 이렇게 이야기를 했는데 왜 기억을 못 하냐 라든지.
김어준 : 아, 최면 수사 때는 예를 들어서 구두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최면을 깨고 나서는 왜 구두는 생각 안 난다고 하느냐?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러니까 윤지오 씨가 한 말과 어떻게든 다른 진술을 만들어 내려고 한 걸로 보여지네요? 그럼 최면 수사 때 이야기와 본인이 일반 수사 때 했던 이야기가 서로 다르다고 그 부분을 계속 추궁했어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예를 들면 구두 색깔이 다르다, 이런 거.
윤지오 : 네.
김어준 : 결국은 그리고 나서 무혐의가 된 거죠?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 그런 이야기인 것 같은데. 진술이 다르다, 믿을 수 없다.
윤지오 : 그날은 저와, 언니는 이미 고인이 돼서 진술을 할 수가 없고, 제가 아닌 다른 목격자분들이 분명 존재하고 있거든요.
김어준 : 종업원도 있었을 텐데….
윤지오 : 그런데 그 상황을 포착을 했을 당시에 종업원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여부는 저는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자리가 그렇게 먼 공간도 아니었고 그런 일을 분명 봤을 텐데,
김어준 : 봤다고 말하는 사람이 본인 혼자였어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러니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던 거네요, 그때는.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리고 이 진술은 처음부터 지금까지 계속 일관되게 똑같이 하고 계신 것이고?
윤지오 : 네.
김어준 : 9년이 지나서 과거사위에 가서도 똑같이 진술을 하신 것이고?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리고 그 전직 기자에 대한 정황이나 내용도 바뀐 적이 한 번도 없는 것이고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했던 행동에 대한 진술도 바뀐 적이 없는 것이고.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래서 이 사건들이 결국은 분명히 진술했는데도 불구하고 무혐의 처리가 되는 걸 보고 어떤 생각이 드셨어요?
윤지오 : 좀 당혹스럽기도 했고, 무섭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던 것 같아요.
김어준 : 분명히 일어난 일인데. 본 사람이 있는데. 일관되게 진술하는데도.
윤지오 : 덮이는 걸 보면서….
김어준 : 덮이는 걸 보면서 무서웠겠죠, 당연히. 그리고 나서 2018년, 작년입니다. 국민청원이 2월에 올라왔어요, 작년 2월에. 故장자연 씨 죽음의 진실을 밝혀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혹시 청원은 보셨습니까?
윤지오 : 네, 봤습니다.
김어준 : 이 청원이 혹시 본인이 직접 나와서 이렇게 다시 진술하고 이야기하는 데 힘이 됐나요?
윤지오 : 네, 많은 힘을 얻었고, 과연 국민청원이 없었더라면 이게 재수사에 착수하는 게 과연 가능했을까. 그냥 덮여지고 묻어졌을 사건인데 국민청원으로 인해서 재수사에 착수할 수 있게 되어서 국민청원에 응해 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한 마음입니다.
김어준 : 사실은 본인이 감사할 게 아니라 그동안 못 한 것에 대해서 수사기관들에 대해서 질타를 해야 되는 내용인데…. 자, 그러면 지금 결심을 하신 건 10년 만에 돌아오셔서 나는 이제 정상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더 이상 숨어 살고 싶지 않다, 이거죠? 말하자면? 내가 가해자도 아닌데.
윤지오 : 어떻게 보면 제2의 피해자처럼 지난 세월을 살아왔는데….
김어준 : 피해자죠.
윤지오 : ….
김어준 : 제가 어려운 질문을 드렸나 봅니다. 말씀을 잇지 못하시는데. 갑자기 지난 세월이 지나가는 것 같은데. 혹시 언론사 관계된 이름 때문에 언론사들이 뒤쫓고, 차량이 따라오고, 누군가가 계속 연락하고 그런 일은 없었나요?
윤지오 : 수사를 받을 때 수사가 몇 달이 진행되고 나서는 아예 미행처럼,
김어준 : 항상 따라붙었어요?
윤지오 : 항상은 아니었고, 회사 가는 게 제가 자가가 그때 당시에는 없다 보니까 경찰 쪽에서 집까지 데려다주셨는데 뒤에서 미행이 붙었다고 하시면서 신호도 무시하고 계속 위험하게 운전을 하도 끝까지 쫓아 오셨었고 추후에는 차를 멈추고 "왜 쫓아오느냐?" 라고 질문을 하니 "취재 때문에 그런다." 하는데 유독 집착을 많이 보였던 한 언론사가 있었고요.
김어준 : 그 언론사가 이름이 거론됐던 그 언론사입니까?
윤지오 : 네.
김어준 : 언론사 차량인 줄은 어떻게 아셨어요?
윤지오 : 언론사 차량이 아예 프린팅이 되어 있는 차를 가지고 쫓아오셨었어요.
김어준 : 아, 그 언론사 이름이 프린팅되어 있는 차를 타고 쫓아왔었다?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런 일을 겪다 보니까 한국에서 사는 게 두려우셨겠네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한국에 돌아간다고 하니 가족들은 걱정하고 반대하지 않던가요?
윤지오 : 항상 수사를 처음 할 때부터 만류를 하시지는 않지만 항상 걱정을 많이 하셨었고, 제가 많이 힘들어하는 과정을 다 지켜보셨기 때문에 많은 우려 속에서 혼자 한국에 와서 지내서 그런 부분을 많이 염려하시는 것 같습니다.
김어준 : 3월 7일이 10주기니까 이틀 남았어요. 사실 거의 꼭 10년 됐는데…. 故장자연 씨랑 개인적으로도 친하셨다면서요.
윤지오 : 언니랑 저랑 그 회사에 소속되기 전에 몇 개월 전부터 알게 됐고, 나이 차이가 좀 있다 보니까 언니가 굉장히 살갑게 '애기' 라고 불러 주면서 많이 챙겨 줬었고, 참 따뜻한 사람으로 기억이 되고요. 저는 한국에서 혼자 지내지만 언니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상황이어서 부모님이 없는 그런 어찌 보면 공통적인 분모가 있어서 그런 외로움들을 말을 굳이 하지 않아도 서로 많이 의지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어준 : 배우에게 이런 리스트는, 소각됐다고 하긴 하는데 그 리스트는 배우에게는 아킬레스건이나 마찬가지잖아요. 본인의 배우 생활을 이어 나가지 못하게 할 리스트나 마찬가지였을 것 같은데 그 리스트를 왜 만들었을까요?
윤지오 : 저도 어떻게 보면 가장 주목을 해야 되는 게 언니가, 이건 문건이잖아요. 어떤 법적으로 대응을 하기 위해 쓰여진 것처럼 상세히,
김어준 : 그리고 본인도 도장을 찍고. 법적으로 효력을 갖게 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한 것으로.
윤지오 : 누군가와 함께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작성됐을 것이라고 생각을 하는데, 이런 문건을 작성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으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 같고, 여배우를 떠나서 그냥 한 여자로 산다고 쳐도 이런 문건 자체를 쓴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김어준 : 그랬을 것 같아요. 어려운 결정인데…. 명단을 결국, 세 페이지가 된다고 지금 알려진.
윤지오 : 네 페이지 정도로 기억합니다.
김어준 : 네 페이지였었어요? 소각되어 버려서 확인할 수 없다고 하는 그 문건을 작성을 했다는 건 결국 본인이 겪던 일을 반드시 세상에 밝히겠다고 하는 의지였던 거잖아요. 그렇죠? 문건 작성도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을 것 같고. 그 문건에 대해서 언급한 적은 없죠, 그전에 언니가?
윤지오 : 네, 한 번도 없었어요. 하지만 제가 기획사를 나오고 나서 그 문건을 공개한 분이 기획사로 와서 "자연이가 쓴 게 있는데 너도 와서 쓰지 않겠냐." 고 물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지금 동일한 문건이 아닐까 라고 생각이 드는데. 저는 그분을 굳이 만나야 될 이유도 없고, 이미 기획사에서 나온 상태였고.
김어준 : 그러니까 그 문건을 작성을 할 때 누군가와 의논을 했다고 추정되는 이야기네요, 그러니까?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리고 그 문건을 작성하고 그 정황을 아는 사람이 故장자연 씨 외에도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 거네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혼자 결정해서 다 혼자 작성하고 혼자 세상을 떠난 게 아니라 어쩌면 그걸 가지고 싸우려고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죠?
윤지오 : 네. 제가 언니 입장에서도 좀 생각을 많이 해 보고, 저는 기획사를 나왔지만 언니는 나오고 싶은 상태였었거든요.
김어준 : 아, 기획사를 떠나려고 했던 상황이었고.
윤지오 : 위약금을 물고 저는 기획사에서 나온 상태였고, 언니는 그러지 못하는 상황이어서 아마 기획사를 나오기 위해서 작성된 문건이었지 않을까. 또 솔직히 말하자면 세상에 공개를 하고자 쓴 문건이 아니라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서 쓰여진 문건….
김어준 : 그래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채 법적으로 싸우거나 또는 계약을 풀어 주지 않으니 풀어 달라고 요구할 때 용도로 이런 일이 있지 않았냐, 나를 풀어 달라고 그렇게. 그러니까 세상을 떠나기 위해서 작성한 문건이 아니라 싸우기 위해서 작성한 문건이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윤지오 : 네. 언니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때도 유서가 단 한 장도 발견이 되지 않았거든요. 만약 싸우기 위해서 작성된 문건이었다면 유서를 남기면서 '이런 문건이 있다' 라고 명시를 한다든지 그 문건 자체를 더 쓸 텐데 그러지 않고 그 문건을 다른 누군가가 갖고 있고, 공개를 다른 분이 하셨거든요.
김어준 : 이 정황은 저도 처음 듣는 이야기인데. 그러니까 이 문건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에 세상에 남긴 문건이 아니라 이 문건을 작성하고 싸우려고 하다가 어느 순간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것으로 이해하고 계시는군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러면 좀 다르죠, 이 문건의 목적이라는 게. 그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정황도 그러면 다시 되짚어 봐야 될 부분이 있겠네요, 조사위에서. 언제, 왜 이런 선택을 하게 된 건지. 그 문건을 작성한 이후에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작성한 문건이 있다는 걸 아는 사람도 존재했던 것이고. 그렇죠?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러니까 그 문건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하는 분이 본인에게도 너도 같이 작성할 생각이 없냐고 물어봤다고 하니까. 그래요? 전혀 다른 상황이네요.
윤지오 : 그리고 그 문건에 대해서도 언니가 나가서 가고 싶었던 기획사 대표님을 장례에서 뵙게 됐는데, 그때 처음 문건에 대해서 듣게 됐었고.
김어준 : 아, 가고자 했던 기획사의 대표도 그 문건의 존재를 알고 있었어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러면 혼자 보려고 작성한 게 아니라 말씀하신 대로 그때 당시에 소속되어 있던 기획사를 벗어나서 새로운 기획사로 가려고 했고, 그게 안 풀어 주니까 그렇다면 기획사에게 당신들이 나에게 이런 일을 시킨 게 아니냐 라고 정리한 문건을 만들었고, 그 문건의 존재는 이미 소속되어 있던 기획사도, 그리고 가려고 했던 기획사도 알고 있었고, 중간에 누군가도 알고 있었고, 그 문건을 보강하기 위해서 본인한테 물어본 사람도 있었고. 유서가 아니네요, 문건이. 저는 유서의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유서가 전혀 아니네요.
윤지오 : 누가 유서를 쭉 나열하고 지장을 찍고 그러겠어요.
김어준 : 죽음에 관한 새로운 정황인 것 같고, 조사위가 조사해야 될 대목인 것 같습니다. 이 내용을 혹시 조사위에도 이야기하셨나요?
윤지오 : 저는 제 생각을 말하는 건 처음이고.
김어준 : 그렇죠. 본인의 견해를 말하는 거죠, 본인이 겪은 바대로.
윤지오 : 조사는 말 그대로 조사여서 제 생각을 담는다는 게….
김어준 : 아, 묻는 것만 답을 했을 뿐이지 이 대목은 묻지 않았군요, 조사위에서?
윤지오 : 네. "왜 작성한 것 같으냐" 라든지 그런 질문은 한 번도 받아 본 적이 없었고, 경찰이나 검찰이나.
김어준 : 사실 관계만.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럼 이거 처음 말씀하시는 거예요?
윤지오 : 네, 저는 항상 문건을 왜 작성했는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김어준 : 가장 중요한데, 그 질문을 아무도 안 했군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그 질문을 저는 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윤지오 : 그 문건을 세상에 알린 분도 겉잡을 수 없이, 리스트 자체에 거론된 인물들도 굉장히 사회적으로 영향력이 있는 사람들이고, 그런 예측하지 못했던 걸 혼자 감당하기 버거워서 "지오 네가 이걸 갖고 있다 공개했다고 이야기를 해 주면 안 되겠냐."
김어준 : 아, 본인에게?
윤지오 : 그렇게. 그래서 그 당시에 녹음을 한 것도 경찰·검찰에 넘겼어요.
김어준 : 그런 말을 본인에게 제안했다는 거죠? 네가 이걸 갖고 있다가 공개하는 걸로 해 달라고?
윤지오 : 네. 그래서 그게 사실이 아닌데 저는….
김어준 : 저도 처음 듣는 이야기고, 본인도 처음 이야기하시는 거죠?
윤지오 : 네, 처음 하는 이야기입니다.
김어준 : 다른 양상인데요, 좀? 사건이? 윤지오 씨에게 네가 갖고 있었던 걸로 해 주면 안 되냐고 부탁도 했고, 이 문건의 존재는 알고 있던 사람이 여러 사람이 있었고, 미리. 이건 본인이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문건이 아니라 싸우기 위해서 만든 문건으로 알고 계시고. 철저하게 조사를 다시 해야 될 사안인 것 같습니다. 죽음 자체도 의문을 가지고 계신 거군요.
윤지오 : 네.
김어준 : 언니가 그때 왜 갑자기, 이렇게 싸울 의지가 강했던 언니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까 자체에 대해서 의문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무슨 일이 있었길래. 추가로 출연을 하셔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은 사실 소회를 듣고 이때까지 밝혀진 것을 본인 입으로 직접 듣는 정도의 의미로 저희가 모셨는데, 더 이상 숨어 살고 싶지 않다고 윤지오 씨 이름도 말하고. 그런데 이건 다른 양상이네요, 죽음에 관련해서. 혹시 하시고 싶은 이야기 있으세요? 故장자연 씨를 기억하는 분들이나 혹은 이 사건을 바라보는 분들이나 혹은 이 사건을 숨기고자 하는 사람들이나 꼭 하시고 싶은 이야기 있으시면.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윤지오 : 제가 책 제목 자체도 사실을 기반해서 '13번째 증언' 이라고 지었거든요. 저는 10년이라는 시간이 그렇게 짧은 시간은 솔직히 아니었어요.
김어준 : 20대 전체가 다 지나가 버린 거잖아요.
윤지오 : 그런데 숨어 살기 좀 너무 급급했었었고, 그것들이 솔직히 잘못된 것인데 당연시 되는 이런 사회적인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살 수 없다' 라는 판단이 들어서 해외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는데, 저 같은 피해를 겪은 분들이 세상 밖에서 당당하게 사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썼고요. 가해자가 움츠러들고 본인의 죄에 대한 죄의식 속에 살아야 되는데 피해자가 오히려 책임감과 죄의식을 가지고 사는 그런 현실이 한탄스러웠기 때문에 이제는 조금은 바뀌어졌으면 하는 그런 소망을 가져서 용기를 내고 이 자리에 나오게 됐습니다.
김어준 : 알겠습니다. 오늘 새로운 이야기도 들었고, 각오도 들었고, 그리고 앞으로 하시는 일이 무엇이든 다 잘되시길 빌고요. 아무래도 저희가 한 번 더 모셔야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는데. '13번째 증언' 이라는 책을 쓰시고 세상 밖으로 나오기로 결심하신 故장자연 씨가 성추행을 당하는 장면을 직접 목격한 유일한 당사자 윤지오 씨를 만나 봤습니다. 감사합니다.
윤지오 : 감사합니다.
출처 : http://www.tbs.seoul.kr/cont/FM/NewsFactory/interview/interview.do?programId=PG2061299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