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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농민입니다.
게시물ID : sisa_62743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은빛늑대
추천 : 17
조회수 : 898회
댓글수 : 77개
등록시간 : 2015/11/20 15: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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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몇줄 요약
1. 베오베에 간 게시글(개사료값보다 싼 쌀가격)에 달린 리플들 보다 울적해서 로그인함
2. 현재 쌀을 재배하는 농민들의 수익은 엄청 낮고 매해 낮아지고 있음.
3. 개보다는 낫게 살고 싶은 농민들의 마음에 저런 플랭카드를 걸었다는걸 알리고 싶음.
 
 
밑에는 좀 길어서...; 위에 요약했음요.
 
뭐 주 작목이 벼(쌀)은 아니지만 어느정도 하고 있습니다.
베오베에 간 게시글의 리플을 보다가 여러분들이 농업현실을 매우 모르는 듯하여 몇자 적어보려 이렇게 글을 적습니다.
베오베 간 게시글은 개사료 보다 싼 쌀값이라는 게시글입니다.
여러분들이 잘못 생각하시는 말씀이 있는데.....저기서 말하는 쌀값은 지원금을 포함한 가격을 이야기 합니다.
과거 우루과이 라운드때부터 저희 쌀 지원에 대해 이렇고 저런 이야기들이 많이 되었습니다. 여러나라와 FTA를 행함에 있어서 농민들의 이야기는 듣지도 않고 그냥 진행을 하였구요. 우루과이 라운드때 정책마련이 된 것이 쌀지원금 이야기 였습니다. 직불금이라고 하지요. 그 직불금을 점점 늘려서 농가의 수익을 보전해주자는 게 정책의 요지였습니다.
그런데... 그 기금도 이미 있고(우루과이때부터 그 정책지원금은 책정이 되어있고 현재도 있습니다.) 농민이 받아야 되는 최소한의 이익이라는게 있습니다.
저희 농민들은 여러 회사들의 직원분들처럼 주 5일제, 월급, 연봉개념이 아닙니다. 쌀 같은 경우는 한해에 딱 한번 재배 합니다. 그 재배 되는 것을 가지고 1년을 생활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 그 쌀판돈으로 우리의 생계를 유지 하는 것입니다. 위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기금이 있는데 그것을 저희에게 주지를 않는 것이 문제입니다. 직불금은 점점 낮아지고 있구요.
농민은 최저시급이라는 개념이 없습니다. 개인사업가로 들어가니까요...
개사료요? 비싼거 농민들 이미 압니다.
너무 열받아서 저런 문구를 적는 것이지요. 우리가 개보다 못한 사람인가? 하는 자괴감때문에 적은 말입니다. 싼사료. 20kg에 만원하는 개사료도 있어요.
현실적인 예를 들어보죠
보통 노인부부 두분이서 쌀농사를 짓게 되면 보통 12마지기~24마지기정도를 집니다. 1마지기는 200평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12마지기정도를 노인 부부 두분이서 농기계를 다 가지고 하는 집은 몇집 안됩니다. 동네 사람에게 부탁하여 돈을 주고 이앙기(벼를 심는기계)고 콤바인(벼를 베는기계)면서 이것저것 비용도 나가죠. 보통 12마지기정도면 벼로 했을때(쌀과는 좀 다릅니다. 껍질을 벗기기전이 벼입니다.) 7200kg정도 나옵니다. 각 지역으로 배정되는 공공비축미로 이 것들이 나가게 되지요. 특등급, 1등급, 2등급 모두 가격 차이가 있습니다. 특등급으로 모두 뺐을경우 7200kg를 공공비축미로 했을때 850만원 정도가 생깁니다. 1등급 2등급은 가격이 확 떨어집니다. 모두 특등급을 원하거든요.
 
자. 1년 12마지기 농사 지어서 850만원 벌었네요. 이제 여러분들도 경험하시는 로그아웃 마술이 펼쳐집니다.
공공비축미로 들어가 돈이 나오면 농협에서 대출금+대출이자를 떼어갑니다. 많게는 전체 다 가져가거나 어느정도를 가져가지요.
그런다음 남은 돈에서 이앙기사용료, 콤바인 사용료를 냅니다. 이런건 보통 동네 기계 있는 좀 젊다 싶은 분들이 기름값+밥값정도 받아가며 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순번 기다리다 힘들면 더 웃돈을 주고 다른사람을 부르기도 합니다. 좀 젋다 싶은 분들이 50대 중후반이니까요. 하루종일 땡볕 혹은 바람등 속에서 먼지와 싸우며 일하는 것이기에 체력 없으면 쉽지 않는 것들이 태반입니다. 그런분들 돈을 드립니다.
벼는 수생식물이기에 트렉터를 엄청 씁니다. 트렉터 있는 집에서는 쓰겠지만 없는 집에서는 이것도 빌립니다. 다 돈이죠 . 있는 집도 트렉터 할부금에 허리 휩니다.(보통 융자로써 처음 농협에서 융자대출금+이자를 가져가지요)
자 이제 이것 저것 다 떼면....그분들 손에 들어오는 것은 정말 생계유지가 힘들정도의 돈입니다. 벼 농사는 적게하면 돈안되는 가장 쓸모없는 산업입니다. 농가도 그걸 너무나 잘알죠. 그래서 남는 시간에 밭을 한다던가 농촌 두레활동들을 하면서 부수입들을 올립니다. 하루 5~6시부터 시작해서 저녁 5~6시까지 50대 60대 노인들이 서로 서로 돈을 주고 받아가며 일을 합니다. 그렇게 해서 일년을 사는게 현 농민들입니다.
 
이상황에서 경제적으로 빠삭하시거나 유통으로 빠삭하신분들은 제가 위에 올려드린 가격보고 허걱하시는 분들 있으실꺼에요.
여러분들 드시는 쌀이요? 정부의 물가안정화 정책에서 제일가는게 쌀값입니다. 올리고 싶어도 올릴수 없어요. 댓글들에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단일품으로 자급률 100% 넘는것은 쌀밖에 없다고. 어떤분은 그러시더군요. 쌀 소비량 계속 주는데...제가 말씀드리기보다 필리핀 농업의 현주소를 찾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정말요.
 
저도 농업을 하기전에는 돈도 안되는 쌀농사 뭐하러 짓고 그런다냐....그냥 다른 작물을 할것이지...
쌀은요. 과거 마사오씨 때부터 나라를 살리기 위해 희생하고 헌납하는 농민들의 전부에요. 자급률 100%를 유지하는 것두요.. 이게 무너지면 다른 농산물들도 다 무너지거든요. 그래서 이렇게 지키는 것들에 대해 정부가 원래 있던 직불금 보전을 해달라는 거에요. 그 말이 하고 싶은거라구요. 이제 우리나라 잘산다면서요. GDP 얼마라면서요. (사실 주변을 보면 농민들이 제일 잘먹는듯....최소 밥은 잘 안굶으니...;;) 그러니 과거 기업들 살리면서 억제된 가격의 쌀가격을 시대 반영해서 복구 시켜 달라 이거에요. 그게 너무하다 싶으면 정치인 너희가 말했던 직불금 보전이라도 해달라 이거라구요. 우리도 좀 살게.... 우리도 밥말고 반찬도 만들어 먹고, 고기도 사먹고, 예쁜 옷도 입고 싶고... 배우고도 싶고!!!!
 
그걸 해달라는 이야길 하고 싶어서 개사료 이야기를 들은거에요.
 
농민들은요... 이제 한계에 와있어요. 이제 각나라들과의 FTA가 농민과의 대화는 없이 정치인들의 숫자놀음에 의해서 다 진행이 되었거든요. 이제 개방밖에 안남았어요. 바꿀수도 없는 단계에 왔어요. 그래서 우리는 우리 목소리를 내보고 싶어서 민중궐기대회에도 참여하는거에요. 제발 우리 목소리를 무시 하지 말아달라고. 이제 농민들은요... 두가지 선택밖엔 없어요. 죽던가. 부딪히던가.
전 그게 제일 슬퍼요.
 
농업을 한이유가 내 의지는 아니었지만....이제는 다른 농민들처럼 농업을 사랑하게 되었는데....정부는 이제 농업이 필요 없는듯이 이야기 해요. 더 싼 먹거리가 세계에 널렸다고... 이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최소한 농민이 사람답게는 살게 해주었으면 해요. 노력하는 농민들에게는 살아갈 희망을 줘야한다고 생각해요. 잘하는 농민들에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만들어줘야 하는게 정부라 생각을 해요.
 
이렇게 생각하는게 우리가 개보다야 낫지 않겠냐 하는 마음에 저런 문구를 적는거에요.
 
갑작스레 울적해지는 마음에 두서 없이 적어봅니다.
 
 
몇줄요약.
출처 제가 적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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