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 관련 마지막 글입니다.
오해는 풀었으면 좋겠다는 취지로 어젯밤 유자게에 글을 썼는데,
우르르 달려들어 비아냥대니까 저도 일일이 논리적으로 대응하기도 힘들고 해서
그냥, 이 글은 망했다ㅋㅋㅋ 하는 마음으로 막 댓글 달았습니다.
그게 본의 아니게 누를 끼친 거 같아 죄송할 따름입니다ㅠㅠ
사과드립니다ㅠㅠ
1. 저는 이번 건이 "깜"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난민 문제, 남북단일팀 문제. 그때는 엄청 시끌시끌했지만
지금 그거 가지고 그때 니가 옳았니, 내가 옳았니 하는 사람 없죠??
이 건도 똑같다고 봅니다.
그리고 인터넷 커뮤니티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나 시끌시끌이지
현실 세계에선 이 문제에 큰 관심도 없어요.
지지율 추세나 언론 보도량을 보면 이 문제보다 5.18 망언이 더 큰 이슈죠.
(5.18 망언 건으로 인해 자한당 지지율은 19%p까지 떨어졌습니다ㅎㅎ 자한당 지지율 = 대한민국 위험지수ㅋ)
세월 지나면 흘러갈 일에 시간과 에너지 쏟느니,
총선-대선 승리를 위해 문재인 정부가 잘한 점을 찾고 소개하는 데
힘 쓸 생각입니다.
2. 논쟁의 끝을 본 거 같습니다.
유해사이트 지정은 방심위가 하는 것이고,
SNI차단이든 뭐든 실제로 인터넷 사용 정보를 수집하고 차단하는 건 개별 통신사가 하는 것.
이라는 주장에,
통신사가 내 정보를 왜 보냐, 동의해준 적도 없는데. 라는 반박.
거기에 대한 재반박으로,
통신사가 당신이 어디에 전화하는지, 당신 전화번호가 무엇인지 아는 건 그럼 전화번호 검열이냐.
SNI 수집으로 당신이 어느 사이트에 접속하는지 통신사가 보는 게 왜 문제냐. 하면
다시, 그건 통신보호법 위반이다, 헌번 통신의 비밀 조항 위반이다.
저는 다시,
헌법 제 21조 4항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된다." 에 의거,
유해사이트 차단할 수 있다...
...
위의 내용은 사실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봤을 땐 이건 팩트의 싸움이 아니라 관점의 싸움인 것 같습니다.
대체복무제를 예로 들어볼게요.
대체복무제를 도입한다고 하면,
한쪽에서는, 병력 약화가 우려된다, 악용할 수 있다, 역차별이다 등 등 여러 소리를 하겠죠.
반대쪽에서는 병력 약화로 이어지지 않는다, 악용 못하게 감시하면 된다, 왜 그게 역차별이냐 등 등 여러 소리를 할테구요.
그럼 반대쪽에서는 다시,
대체복무제를 해서 망한 나라 사례, 악용 사례, 역차별에 대한 토로 등을 들고 나올테고,
또 반대쪽에서는,
대체복무제를 통해 인권 지수가 향상된 사례, 악용을 예방하고 처벌한 사례, 역차별에 대한 반박 등을 들고 나올 겁니다.
입장 차이는 절대 좁혀지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설득하는 일도 절대 없습니다.
관점은 정해져 있고, 자기 관점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만 서로 볼 뿐이니까요.
이번 SNI 필드 수집 및 차단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오늘밤 김제동>에 나온 전문가 김승주 고려대 교수도
이 문제를 바라보는 양쪽의 시각이 서로 부딪칠 수밖에 없다고 하더라구요.
설득할 수 없는 문제를 가지고 상대를 설득하려고 드는 건 무의미하다 생각해서
저는 이만 손을 떼기로 결정했습니다ㅎㅎ
3. 그러나 우려하는 점은 있습니다.
저는 원래 회원메모를 잘 하지 않았습니다. 남을 낙인 찍는 거 같아 마음이 불편했거든요.
근데 이번 사태를 통해 회원메모를 한 번 해보기 시작했습니다.
회원메모를 통해 보니, 이번 건에 대해 극렬하게 반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 문제 만큼이나 남녀 문제 & 페미니즘 문제에 대해서 매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더군요.
쓰는 글 댓글 대부분이 여자를 까고 페미니즘을 조롱하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의식이라도 있나 싶어요ㄷㄷ 아니면 그런 역할을 하도록 고용되었거나요.
저는 그 사람들이 알바일 수도 있고, 알바가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가지 경우 모두 '문제는 문제' 라고 생각합니다.
알바일 경우, 남북 갈등이 더 이상 효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이 시점에,
젊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 부딪치게 만들고, 서로 반목하게 만들고,
문재인은 왜 남자 편만 들어!!! 문재인은 왜 여자 편만 들어!!! 하게 만들어
남녀 양쪽 모두 국정지지도를 떨어뜨리고,
그걸 지켜보는 중도층은 '어휴... 정치충 새끼들 다 뒤졌으면' 하면서 정치에 무관심해지고...
그런 식으로 한국 정치를 퇴보시키는 역할을 하는 거죠.
그리고 지금까지 그 전략은 꽤 잘 먹히고 있는 듯 합니다...
인터넷을 능숙하게 활용하는 젊은층은, 지난 대선 총선 때 민주당에서 상당히 공을 들였던 계층입니다.
그 계층이 서로 반목하고, 지치고, 상처입고, 등돌리고, 떠나는 것은 위험합니다.
이번 건은 난민 사태, 단일팀 논란처럼 얼마 후면 잊혀지겠지만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이런 일이 반복되면 위험합니다.
당의 유능한 대처가 꼭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합니다.
알바가 아닌 경우도 문제죠. 젊은 층의 가슴에
피해 의식과 증오 혐오가 가득한 것은
당장 이번 정부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 생각합니다.
새 시대로 나아가는 데 장애물이 될 것입니다ㅠㅠ
가만 보면 "기회의 박탈"에서 대부분의 갈등이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왜 자국민을 안 챙기고 "난민"을 챙기느냐,
왜 우리나라 대표팀의 수고를 무시하고 "남북단일팀"을 만드느냐,
왜 남자는 갖다버리고 "여자"만 챙기느냐 등 등.
돌아가는 추이를 보면, 남자든 여자든 젊은 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매우 커보입니다.
그걸 해소하지 못하면 젊은 층의 마음을 끌어안을 수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님께서 취임사를 통해 "기회는 평등하게" 하겠다고 말씀하셨으니,
그 약속을 지키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ㅎㅎ 어렵겠지만요.
개인으로서는, 굳이 이번 건에 대해 인터넷 속 상대를 설득시키려고 하는 거보다
주변에 있는 현실 세계의 사람 한 명 한 명한테
따뜻하게 인사하고, 관심 가져주고, 그들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게,
민주주의 승리를 위한 더 큰 행동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거 팩트로 조진다고 그들이 민주당 지지자 되겠습니까ㅎㅎㅎ
자존심 상해서 자한당에 투표할지도 몰라요ㅋㅋ
끝으로, 괜히 분란을 조장하고, 오유에 누를 끼치는 행동을 했다는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립니다.
문재인 정부의 좋은 소식들을 가지고 찾아오겠습니다ㅎㅎ
오늘도 즐거운 하루 보내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