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전역 한달 남겨놓고 어머니 돌아가시고 제정신 아닌상태에서
남은 군생활 누워서 잠만자다가 전역
집에 돌아오니 이것저것 엉망이고 어머니 유품들도 빨리 정리하라는 아버지 말에 못이겨
옷, 침구류, 냄비까지 싸그리 정리.....
그래도 어머니 생각에 어머니 생전에 쓰시던 안경 이랑 양말 이런거 자잘구례한거 남겨놓고
멍하게 지내고 있는데 어머니가 생전에 농사짓던 고추밭이 생각나서
가보니 손대지 않았는데도 고추가 풍년이었다.
농약을 줫나 잡초를 뽑앗나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풀이 무성한데도 고추만큼은 실하게 많이 열렸었다.
원래 농사일에 잼병인데다 그런 땀쏫고 뭐낙 무의미해 보이는 노동은 질색이라
놔두려 했지만 그래도 어머니 생각나서 함부로 할수 없어 간간히 고추나 따면서 지내는데
열려도 너무 많이 열린다....
손바닥만한 밭에서(합쳐봣자 20평남짓?) 한번 딸때 마다 나온 고추가 큰마대로 2포대씩 나왓엇다.
그 모습을본 이웃집아줌마가 나한테 하는말이 원래 사람이 죽으면 그해 농사는 풍년이라 하셧다.
근데 맞는말 같기도 하다.... 우리 욕심많은 아버지가 이번에 고추를 심었는데 똑같이 심었음에도
전체 수확량이 마대 한포대 밖에 나오질 않았으니... 무려 5배이상 줄어들었다.
아마 아쉽고 미안한 마음에 기르던 고추라도 많이먹으라고 선물로 주고가신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