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잠깐이라도 꼭 들릴꺼니깐 이따 대학로에서 꼭 봐요.”
요리학원에서 한식을 가르치는 요리학원 선생님이자 작년에 결혼을 여자 후배가 민중총궐기 날 연락이 왔다. 이 친구가 결혼을 했던 1년전 결혼식장에서 보고 1년여 만에 민중총궐기에서 만났다.
잠깐이라도 오겠다는 그 마음, 인천 남동구에서 2시간 걸려 왔다가 시어머니 생신이라 한 시간 남짓 청년총궐기에 참여하고 다시 부랴부랴 가는 그 모습. 너무도 고마웠다. 톡으로 끝까지 함께 못한다고 늘 고생한다며 힘내라는 말이 어찌나 고맙던지. 언론에서는 말하지 않았던 그 날의 이야기와 광경을 정리해볼까 한다.
왜 민중이 총궐기에 나섰는지 보도하지 않는 언론
폭력시위냐, 아니냐에 갇혀 민중의 목소리는 보도되지 않아
언론에서는 폭력시위를 운운하며 당일에 있었던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장면만을 보도하고 있다. 특히나 시위대의 폭력성을 강조하는 기사들과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물론 그와 관련된 기사들의 댓글을 보면 오히려 불통으로 일관하는 박근혜정권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다. 그러나 중요한 건 지금의 민중총궐기가 폭력시위 프레임으로 갇혀 진심으로 10만 여명이 넘는 민중들의 분노와 외침이 무엇인지 우리 사회에 이야기 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14일 난 2시에 대학로에서 있었던 청년총궐기 행사부터 참가했었다. ‘청년정치로’라는 단체를 만들고 처음으로 회원들과 함께 참여한 집회였다. 헬조선을 뒤집자는 청년, 학생들 2천명이 모였다. 규모에도 놀랐지만 나는 정말 오랜만에 청년들의 역동적인 힘을 느끼는 자리었다.
헬조선을 뒤집자는 2천명의 청년,학생들!
탈지옥이 답이 아니라 행동하고 참여해야 바뀐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어!
그동안 언론에서 청년세대를 어떻게 말하고 있었는가. 헬조선이라 이야기하며 탈지옥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 아니었는가. 그런데 내가 청년총궐기에서 확인 한 것은 결코 우리 청년들이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행동하는 우리들에게 분명히 큰 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청년총궐기에는 2천명의 청년 학생들이 참가를 했다. 물론 그 숫자가 예년에 비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근래에 모인 청년,학생들치고는 그 숫자가 제법 많은 숫자였다. 그리고 정말 다양한 요구들을 가지고 거리로 나온 청년들의 모습이 있었다.
서울에 한 청년 단체에 마라톤 동아리 회원들은 전태일 열사의 정신을 기억하자는 취지로 시청역부터 전태일다리를 거쳐 대학로까지 달려왔다. 몸에 ‘전태일을 기억하자’는 문구가 인상 깊었다.
그리고 내가 활동하고 있는 세계문화유산답사 동아리 ‘도전유럽’은 민중총궐기를 맞아 방문한 유럽노총 청년위원장과 카페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유럽노총 청년위원장 살바토레마라는 대화에서 대한민국 청년들에게 이렇게 요구했다.
“임금피크제와 비슷한 것을 이미 이탈리아는 진행했다. 그런데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정부는 일자리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왜 실패한 정책을 따라가려고 하나.”
“청년들이 행동하기 위해서는 교육이 제대로 보장되어야하고, 청년단체 만이 아닌 대학의 학생단체들과도 연대를 맺어야 한다. 그리고 소수자와도 연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청년 문제 해결은 각 나라마다 각기 다른 현실이 있다. 중요한 것은 그 나라의 청년들이 행동하고 바꿔야 해결이 가능한 것이다”
이런 대화를 나누면서 함께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 이탈리아와 집회 분위기와 잘 맞는지 대화를 나누면서 말이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들, 아이를 품고 거리에 나온 아빠들
총궐기에 모인 사람들의 분노, 끝이 아니라 시작인 것을 박근혜는 알아야
과격한 시위와 집회로 얼룩진 모습으로 언론에 비추지만 이날 정말 많은 시민들이 자신이 직접 손으로 만든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왔다.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유모차를 끌고 나온 엄마들과 아이를 품고 거리에 나온 아빠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비록 언론에서 다루지는 않지만 정말 평범한 많은 사람들이 이날 거리로 나왔다.
정부는 불통으로 일관해도 언론은 10 만명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를 생생히 전달했었어야 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언론이 왜 10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거리로 나왔는지를 진심으로 들어야 하지 않겠는가이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뉴스타파에서 나를 취재한 것은 매우 고맙다.
그런데 정작 모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할 정부는 마치 폭도이고 국민이 아닌양 대하는 태도이다. 민중의 저항에 겸허히 받아들이고 반성하는 모습은 없다. 박근혜정권은 오늘의 분노가 단순히 오늘로 끝이 아님을, 바로 시작임을 알아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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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청년들이 분노하고 있고, 고민하고 있다. 작은 행동이지만 적극적으로 나섰을 때 역사의 중심도 우리고, 바꿔야할 힘이 우리에게 있다." - 김선경 '청년 정치로' 회원
Posted by 뉴스타파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 KCIJ on 2015년 11월 14일 토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