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를 싫어한다하면 시대에 뒤처진, 낡은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으로 취급받는 세상인 것 같다. 난 동성애자를 싫어하는 건 아니다. 레즈비언은 싫지 않지만, 게이는 싫다. 혐오한다.
왜일까. 내가 게이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갖고있기 때문일까? 어느 날 그런 궁금증이 들었다.
그들의 성적 지향이 잘못되었다거나 고쳐져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할 만큼 스스로가 게이에 관해 아는 것이 많다고 느끼지 않는다. 정신병이라느니 성병이 생길 수 있다느니 하는 얘기를 들어봤지만, 믿지는 않는다. 아는 게 없으니 잘못된 편견이 생길 것도 없다.
구태여 말하자면 내가 게이에 관해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성적 지향이 남성인 남성이라는 것이다. 이게 잘못된 편견일 수는 없다. 그런 특성이 없다면 게이라 할 수 없고, 그런 특성을 지닌 모든 것이 게이다.
이런 점들로 봤을 때 게이에 대한 내 혐오감이 게이에 대한 편견이 아닌 사실(성적 지향이 남성인 남성)에서 비롯한다고 보는게 합당할 것 같다.
만약 내가 갑자기 그러한 사실로 게이에게 혐오는 커녕 매력을 느낀다면 어떨까. 게이는 잘못된 게 아니며 고쳐져야 하는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게 될까? 그럴 것 같진 않다. 앞서 말했듯 그럴만큼 스스로가 게이에 관해 충분히 아는 것 같진 않다.
게이에 대한 내 혐오감은 잘못된 편견이 아닌 사실에서 비롯하는 것 같다. 만약 ‘게이의 그러한 성적 지향은 잘못된 게 아니다’ 가 진실이고, 그것을 내가 알게 된다면, 그 때의 나는 그러한 성적 지향을 존중하는 게이혐오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