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끝내주는 곳에서 골프를 쳤습니다.
나는 오랜만에 좋은 날씨와 수려한 경관속에서 편안하게 라운드를 즐기고 싶었지요.
그런데 친구녀석들이 내기없는 골프는 뭐 없는 뭐라고 열가지는 줏어 섬기더라고요.
그래서 가볍게 2명씩 한 조로 점심내기 홀 매치 플레이를 하기로 했습니다.
첫 홀 부터 상대팀의 한 친구가 친 공이 슬라이스가 나서 오른쪽 러프로 들어 갔습니다.
그런데 러프가 길어 공 찾느라 헤메고 있어서 나도 함께 찾으러 나섰지요.
한참 동안 찾지 못하자 결국 포기하고 새 공을 드랍하려는 순간 풀섶에서 공 하나를 발견한 내가 소리 쳤지요.
"여기 공 하나 있어!"
그 친구가 물었지요.
"타이틀리스트 3번 이야?"
그래서 내가 공에 써있는 글씨를 보려고 허리를 굽혀 살펴 보고 있는데,
그 친구의 파트너가 그 친구에게 조그마한 소리로 퉁사니를 주더라고요.
"야, 그렇게 물어 보면 어떡해? '그거 무슨 공이야?' 이렇게 물어야지."
(공 잃어 버리면 벌타를 받기 때문에 아무 공이나 무조건 자기 공이라고 우기기 위해 ㅋㅋㅋ)
그러자 그 친구, 나름 머리를 굴린다는 것이 그만....
주머니에서 공 하나를 꺼내 살펴보며,
"어? 잠깐, 내가 다른 공으로 티샷 했나보네. 그거 무슨공 이지?"
하고 내게 물었지요.
"타이틀리스트 3번. 와, 비싼 공 하나 주웠네."
내가 대답하며, 공을 집어 내 주머니에 집어 넣었습니다.
(왜냐하면 타이틀리스트가 아닌 다른 공으로 쳤다고 번복을 했으니까요. ㅋㅋㅋ)
그 친구는 뭐라고 말도 못하고 결국 1벌타 드랍.
그 이후 18홀 내내 버벅 대는 두 친구들 덕에 즐거웠는데 점심까지 공짜로.....
아, 진짜 즐거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