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회에 참가하러 가서 안쪽에 합류한번은 고사하고 안쪽 사람들 얼굴도 못보고, 차벽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다 온 사람입니다. 물대포 있는 위치에 서서 저쪽의 우리 시민들을 향해 물이 뿌려질 때의 그 안타까움과 참담함을 느끼며.. 쏘지마! 쏘지마! 외치는 거 밖에 할 수 없었습니다.( 아 하나 더 있다. 물대포차 운전석을 한없이 노려보기..ㅜㅜ)
참가후에 느낀점은.. 1. 어차피 집회때마다 차벽으로 두를 테니 (들어가보려고 차벽이 끝나는 지점을 찾으려 빙~ 돌았지만 못찾음;) 못 들어가는 시민들은 시민들끼리 한곳에 모여서( 어젠 중구난방이라 규모가 아쉬웠음) 규모를 이루고, 그곳에서 할 수 있는 시위를 하면 좋겠다.
2. 1번을 이어서, 저처럼 혼자 간 사람들은 (엄청 많음) 물론 주변 시민들과 어우러지는 게 어렵진 않았지만, 오유라는 모임의 이름으로 뭉쳐있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유인이라는 표식을 살짝 하던지 해서, 여기서 모이자 하면, 자연스레 함께 할 수 있는, 그렇게 되면 혼자여서 가기 망설여졌던 오유인들도 부담없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신 연락처 공유나 아이디 공개는 없이 하고( 불문율처럼) 서로 눈인사와 시위정보공유 정도만 하고 돌아갈땐 쿨하게 바이바이 하면 친목으로 번지는 일은 막을 수 있을 것 같은데요.
3. 평화시위, 폭력시위 이런 틀에 갇히기 싫지만, 시위 후에 여론, 언론 돌아가는 꼴을 보니 시위가 엄청 과격하고 시위대가 잘못했단 식으로 몰아가지는데요, 시위에 참가했던 저로서는 진짜 참담하고 열받습니다. 신고된 집회이고, 몽둥이들고 늬들 죽이겠단것도 아닌데 온 사방천지가 벽으로 둘러져 있습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있는데 폭력시위라뇨. 어제 차벽 바깥쪽에서 경찰과 충돌 난 경우는 추가 살수차 저지하면서 사람들이 버티던것, 차도에 내려가 있다가 인도로 올라가라고해서 버티면서 실갱이 한 것 밖에 없어요. 그런데도 이미 외지인들은 언론이나 쁘락치들 공작에 시위는 폭력적인 걸로 몰아가지고 있죠. (결국 쫄보들은 무서워서 집회에 가면 안되겠구나 느끼겠죠) 어떻게든 그렇게 몰아갈 거라면, 차라리 다들 꽃한송이 가슴에 품고 경건한 맘으로 집회에 나가는 건 어떨까 싶습니다. 이나라의 민주주의는 죽었다는 의미로 하얀 국화를 들고서요.. 시위는 머리수싸움입니다. 평화시위라는 그들의 프레임에 갇힌다해도, 언론은 우리 편이 아니기에 그거라도 이용해서 평화시위의 인상을 알려줘야 시민들이 선뜻 용기내어 나옵니다. 유모차 끌고 애들 손잡고요.
이렇게 쫄보가 글을 올리는 이유는, 어제 시위에 학생들이 진짜 많이 나왔습니다. 그 학생들이 나서서 목소리를 높이는데, 어른으로서 너무 부끄러운 마음이 들어 나도 모르게 그 학생들 곁에서 함께했습니다. 혹여 조금이라도 의지가 되길 바라면서요. 저 위에 글들이 그냥 묻혀져도 괜찮습니다. 반대의견이나 틀린 부분 고쳐주셔도 좋고요, 한번씩 읽어 주시고 시위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된다면 그것만으로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어른들, 학생들보다는 한 발 앞에서 나서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