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 편돌이라 함은 온갖 진상들과 싸워야 하지만 본인이 근무하고 있는 편의점은 주택가에 위치하고 유흥가와 멀리 떨어져 있어 거하게 취하신 빈대떡 메이커 들과는 멀리 동떨어져 있다고 봐야겠다.
꿀은 꿀이였다. 사장님 내외가 좋은 분들이라 편돌이 임에도 4대 보험과 국민연금을 내는 정규직 수준의 취급을 받으니 말이다. 오는 손님들도 정해져 있어 동네에 살고있던 나로서는 그냥저냥 어르신들과 노는 그런 소박한 편돌이 라이프를 실천하고 있었다.
다만 그중에서도 주의할 사람은 있기 마련이다. 특히 사장님에게 찍힌 한 여성분이 있었다. 이 여성분은 50대였으나 피 대신 알코올이 도는지 항상 이슬만 드시는 그런 분이었다. 바람 불면 넘어질거같은 앙상한 젓가락 다리를 내놓고 다니는 그런 여성이였다.
그러나 사장에게 찍힌 이 여성은 문제가 하나 있었는데, 심히 냄새가 안좋다는 것이다.
내가 처음 이 손님을 받았을때 느낀건 봉사 활동을 갔을때 노숙자들에게서 나는 그리운 추억이었다.
그렇다 그녀는, 아니 그년은 매우 심각한 변내를 풍기고 있었다. 아니. 노숙자들은 그래도 변은 화장실에서 싼다. 그러나 이분은 그런거 아랑곳 하지 않는지 항상 냄새가 풍기었다.
그녀가 뒤를 돌았을때의 갈색 티셔츠는 잊지 못한다. 엉덩이까지 내려오는 그 갈색 티셔츠는 충격적이게도 사실 흰색이였다.
사장님 말로는 딸도 아들도 있는 사람이라는데 왜 저런걸까. 라는 생각이 들곤 하였다. 딱하다는 생각이 잠시 들었으나 냄새가 모든걸 날려버리곤 했다. 동정심마저 날려보내는 그 향기는 나로 하여금 이 일을 때려치는 한이 있어도 그녀에게 스터너를 먹이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요주인물이 된 그녀를 본지 어연 1년째. 사건은 오늘 터졌다.
비가 많이 온다고 사장님이 카페트를 사셨다. 격자로 되어있는 카페트인데 천으로 짜인게 아니라 플라스틱으로 되어있어 신발 바닥에 묻은 물만 처리하는 그런 깔개였다. 그 깔개를 자랑허시던 사장님을 퇴근한지 4시간뒤. 그녀가 왔다.
요새는 그 냄새가 안나서 매우 기분이 좋았었다. 그래서 방심하고 그녀에게 결제를 위해 카드를 받은 순간 '그것'의 냄새가 확 풍겨왔다. 오늘도 혹시나 싶어 옷차림을 보았으나 그런 낌새는 보이지 않았다. 뭔가 있나 싶었으나 그런건 보이지 않았다. 다만 바지만 입던 그녀가 긴 치마를 입었다는 사실에 약간 의아했을 뿐.
그리고 그녀가 계산을 끝마치고 나가자 마자 그녀가 계산을 끝낸 자리에서 '그것'을 보았다.
eagle을 쓰는 와중에도 선명한 그것.
처음엔 장난인줄 알았다. 그러나 그것을 보는 순간 든 생각은 얼마전 영국남자에서 과자 리뷰할때 나온 초코콘이었다.
그처럼 완벽한것은 존재하지 않으리라. 약간 훈훈한 김이 뿜어져 나오며 윤기가 도는 그것은 매우 튼튼한 밀도를 나에게 과시하는 듯 하였다. 약간 휜 초코콘 모양의 그것은 보노보노의 강아지가 떠오르는 모양이였다.
옆에서 그녀를 보내고 기다리던 담배손님의 중년 남자분도 감탄하는 듯 하였다. 하긴 일생에서 그런 경험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 어쩐지 오늘 그녀가 치마를 입었더라니.....
'그것'을 힘겹게 처리한 나는 그 자리에 냄새를 없애기 위해 치약을 뿌려 미싱을 하고 문을 활짝 열어 두었다. '그것'은 밖에 있는 하수도에 잘 쑤셔 넣었다. 다른 사람들이 밟지 않을 그런 깊숙하게 말이다. 오늘은 비가 오고 있으니... 참 다행이다 싶었다.
이윽고 오는 손님을 받던 와중 의문의 냄새가 다시금 풍겨왔다. 보아하니 손님중의 누군가가 밖에서 진흙을 밟고 온듯 하였다. 매장 곳곳에 갈색 진흙이 묻어 있었다.
아까 그 멘붕을 겪었으므로 이정도 진흙은 처리 가능하지 하고 걸레로 닦았다. 아주 완벽하게 지워졌으나 그 진흙이 문제를 일으켰다. 닦아도 바닥에서 냄새가 나길래 자세히 살펴보았다.
진흙에는 보통 고춧가루가 함유되어 있지 않다.
이 상황을 어째야 할까. 그러고 보니 우리 동네는 죄다 아스팔트다. 내가 진흙으로 착각한 것은 내 자신이 그것은 진흙이기를 바라는 얄팍한 마음이였던 것이다.
어쩔수 없이 약 2시간에 걸쳐서 매장 곳곳에 걸레를 빨아서 닦고 걸레도 세제로 다시 빨아 매장을 닦고 하여 갈색 물질들을 모두 제거했다.
그러나 냄새가 빠지지 않아 냄새의 진원지를 찾았더니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다.
사장님이 샀다고 자랑하는 카페트. 거기에 '그것'이 끼어 있었다.
그 카페트를 일단 세제랑 빗자루로 벅벅 흐르는 물에 닦기는 하였으나... 이것의 행방을 찾아야 했다. 나는 비가 오는 밖을 나서 반경 50티모미터를 찾아보았으나 비에 씻긴 것인지 찾을수 없었다.